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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신비로운 미장센과 위로를 주는 이야기 '첫눈이 사라졌다' ★★★

기사입력2021-10-0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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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iMBC 연예뉴스 사진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 속 슬픔과 갈망을 들여다보는 최면술사 ‘제니아’. 그의 능력은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고 폴란드 바르샤바의 한마을이 떠들썩해진다. 모두가 그를 만나고 싶어 혈안이 된 가운데, 미스터리에 감추어진 ‘제니아’의 최면술이 사람들을 사로잡기 시작한다.
"당신의 불행과 고통을 몰아내는 중입니다. 제가 셋을 세면 눈을 뜹니다. 하나, 둘, 셋,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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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포 스크리닝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상 부문의 폴란드 대표작으로 출품된 '첫눈이 사라져다'는 베니스국제영화제, 베르겐국제영화제, 카메리마쥬영화제, 엘고나영화제, 고센부르그영화제, 민스크국제영화제, 폴란드영화제, 폴란드 필름어워즈, 세비야유럽피안영화제 등 전 세계 유수의 9개 영화제에 초청 및 15개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특히 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노매드랜드'와 함께 황금사자상을 두고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첫눈이 사라졌다'는 베를린국제영화제 3관왕에 빛나는 폴란드 여성 감독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의 차기작으로도 눈길을 끈다. '인 더 네임 오브'로 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테디상 수상, '바디'로 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 수상, '얼굴'로 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던 감독이다.
주인공인 알렉 엇가프는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세 번째 시즌에서 호킨스 연구소의 러시아 연구원 '알렉세이'로 이름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투어리스트' '샌 안드레아스'등의 영미권 영화에서도 활약해온 바 있다.
'올해 가장 독특한 판타지 아트버스터'라는 타이틀이 붙은 '첫눈이 사라졌다'가 과연 유럽 영화지만 한국 영화팬들에게는 어떻게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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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프터 스크리닝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수 없어 설레고 두려운 느낌의 오프닝부터, 금새 '제니아'의 첫 최면까지. 이 영화는 시작부터 많은 궁금증을 갖게 했다. 커다란 안마 침대를 들고 다니며 늘 같은 옷을 입고 똑같이 생긴 하얀 집들이 마을을 이뤄 신비로운 느낌마저 드는 곳에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마사지도 하고 최면도 거는 '제니아'. 그가 고객들에게 최면을 걸고 난 뒤 집안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혹시 범죄를 저지르려나?' 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제니아'는 그곳에서 철저한 이방인이었다. 낯선 사람들에게는 유독 마음 속 깊은 비밀도 털어놓고 싶어지는 그런 심리가 '제니아' 앞에선 모든 마을 주민들에게 작동된다. 물론 '제니아'만의 독특한 분위기, 그의 최면술도 역할을 했겠지만 그의 존재 자체가 그 마을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구원' 같은 게 아니었을까?
그의 최면을 받은 사람들은 마음의 숲으로 들어가 자신의 진심을 들여다보며 위로를 받고 행복을 느끼고 에너지를 받는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영생을 산다거나 질병이 치료되는 정도의 기적은 벌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왜 '제니아'가 지나다니는 곳은 가로등이 꺼지고, 손 안대고 물컵도 움직이고, 방 안에 함박눈이 내리게 하는 걸까?
영화를 보다보면 그 눈이 정말 눈인지, 체르노빌의 화산재인지, 그가 부리는 염력이 실제 염력인지 그의 바램인지, 실제는 뭘까?라는 의문이 든다.
특이한건 이런 의문이 영화를 의심하게 하고, 격을 낮추게 하는 건 아니다. 나도 모르게 이야기에 빨려들지만 눈 앞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마술쇼라도 보는 듯, 분명 속임수가 있을텐데 그걸 알아채지 못해 감탄만하는 관객처럼 영화 속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이런게 바로 판타지 아트버스터라는 건가보다.
'첫눈이 사라졌다'는 이런 장르적 재미에만 그치지 않고 여러가지 사회 풍자도 담고 있다. 떠돌며 안마침대만 갖고 생활하는 '제니아'와 풍요롭지만 저마다 결핍된 욕망에 빠져 사는 마을 사람들, 면전에서는 배척하지만 결국 '제니아'의 구원을 절대적으로 바라는 마을 사람들의 태도 등으로 인간의 이중성, 사회 구조적 문제등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언급을 하면서 어떤 지역 출신이라는 선입견이 가져다주는 부조리함도 보여준다.
장면마다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해석과 예측이 가능하고 특히 '제니아'에 대해 관객별 인물 해석이 엄청나게 다를 것 같아 이 영화는 혼자 보지말고 친한 여럿이 함께 보기를 권한다. 그래야 영화를 보고 난 뒤 몇시간 동안 토론이 가능할테니.
'첫눈이 사라졌다'는 영혼을 깨우는 최면술사 ‘제니아’의 등장으로 폴란드 바르샤바의 부유한 마을 전체가 들썩이면서 벌어지는 놀라운 이야기를 그려낸 독특한 판타지 아트버스터로 10월 20일에 개봉예정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다자인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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