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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정호연 "캐스팅 되고 너무 떨려서 카페인을 끊었다" [인터뷰M]

기사입력2021-10-0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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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에서 강렬한 캐릭터로 등장, 세계적인 관심의 주인공이 된 정호연을 만났다. 정호연은 '오징어게임'에서 소매치기까지 하며 거칠게 살아온 새터민으로 죽기 살기로 돈을 버는 이유는 보육원에 혼자 남겨진 남동생과 북에 있는 부모님을 탈북시켜 함께 살고 싶었던 '새벽'을 연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흥행을 하면서 정호연은 며칠 사이에 SNS 팔로워수가 엄청나게 오르는 등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호연은 "완벽하게 실감나는 건 인터뷰를 하는 지금 같다. 어제까지 해외 인터뷰를 진행할때도 계속 '인터넷 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많고 물리적으로 팬을 만나지 않아 정신도 없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거지? 싶더라'고 했었는데 오늘은 진짜 떨리고 좋은 일이 생겼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렇게 놀라운 신예의 발견을 이뤄낸 황동혁 감독의 안목도 대단했지만 모델 활동을 하던 정호연이 어떻게 이 작품에 캐스팅 되었는지 과정 자체가 궁금했다. 정호연은 "현재 소속사와 계약한지 한 달이 채 안된 때 였다. 패션위크 준비로 뉴욕에 있는데 갑자기 최대한 빨리 '오징어게임'의 오디션 영상을 보내달라고 하더라. 오디션 영상을 한번도 찍어 본 적 없었고 최대한 빨리가 어느 정도 빨리인지 몰랐다. 아마 다음날 당장 달라는 이야기였을텐데 저는 3일 시간을 들여 영상을 보냈다. 이후에 갑자기 실물이 보고 싶다고 하셔서 바로 서울로 달려와 실물 오디션을 봤다"라며 과정을 이야기했다.

정호연은 "오디션 영상을 준비하는 3일 동안은 밥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을 대본을 보고 새벽이를 연구하는 것만 했다. 왜 이 아이가 이렇게까지 하는지 고민하고 생각하다보니 새벽이와 조금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후에 실물 오디션을 볼 때는 너무너무 떨었다. 모델로 수 많은 런웨이를 서고 많은 카메라 앞에 서 봤지만 심각하게 떨리더라. 초반 오디션은 떨고 긴장하느라 잘 못 봤고 마지막 씬이 남았을때는 이게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오디션을 볼 때 '이 연기를 하는 마지막 순간이라 생각하고 한다'고 했는데 그 말이 몸으로 느껴지더라. 마지막 씬에서는 개인적으로 후회없는 연기를 하고 나왔다. 오디션을 보고 나니 후련해 지더라"며 연기에 대해 잘 몰랐지만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치열하게 했음을 이야기했다.


"전화로 축하한다는 말을 듣고 오디션을 통과했음을 알았는데, 소름이 돋고 실감이 안나더라. 이게 무슨 일이지? 생각만 들었는데 하루가 지나고 나니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고 부담과 공포가 몰려오면서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때 이후로 제가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라며 정호연은 신인으로 큰 작품에 투입되게 된 상황을 회상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녀의 떨림과 부담은 촬영 초반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스스로 이해가 안 될 정도였다. 전체 대본리딩을 하는 날도 눈 앞이 뿌옇고 손과 목소리가 너무 떨리더라.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었다. 심리적으로 불안을 느꼈고 그게 촬영 초반까지 이어져 이러다간 정말 감독님께 실례가 되고 아무것도 안되겠다 싶어 감독님께 밥 한번 먹어달라며 1:1 면담을 신청했다."며 당찬 신인의 일화를 전했다. "저를 왜 뽑으셨는지, 왜 제가 여기에 있는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싶었다고 말씀드렸는데, 감독님이 "너는 이미 새벽이고, 새벽이로 충분해서 뽑았다"고 하시더라. 그제서야 긴장을 많이 내려놓게 되더라. 엄청 잘하는 연기는 못해고 제가 할수 있는 최선의 연기를 해야겠구나, 긴장과 불안 떄문에 할수 있는 걸 못하면 안되겠다 싶더라"라며 자신감을 얻고 작품에 매진할수 있게된 계기를 이야기했다.

정호연의 연기적 안정감에는 황동혁 감독만 도움을 준게 아니었다. "'미녀'를 연기한 김주령 선배나 박해수 선배, 이정재 선배에게 계속 '제가 잘 하고 있나요? 연기는 뭘까요?'를 많이 질문했었다. 많은 대화와 고민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신뢰가 있으니까 어느 순간부터 부담이 없어졌다"라며 함께 연기한 배우들 모두와의 두터운 신뢰가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극중에서 이정재와의 호흡도 많은데 정호연은 "전체 리딩하던 날 부터 엄청 잘해주셨다. 우리는 동료라며 편하게 해주셨고, 감독님이 오케이를 하셨어도 제가 좀 아쉬워하면 "아쉬우면 한 번 더 해"라고 먼저 말씀도 해주시고, 완전 대 선배지만 긴장하거나 불편함 없이 동네 오빠같은 느낌으로 현장을 이끌어 주셨다"며 이정재의 배려로 현장 적응이 쉬웠다고 했다.


'오징어게임'에서 눈물의 워맨스를 보여준 지영 역할의 이유미에 대해서도 정호연은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첫 리딩 상대가 이유미였다. 굉장히 떨렸는데 경력이 있는 친구라 제가 많이 의지했다. 이유미와의 모든 씬은 전날부터 엄청난 대화를 나누며 만들었던 씬이다. 첫 연기 파트너로 이유미와 만나서 정말 큰 행운이었다. 정말 좋은 선배이자, 친구이자, 동료였다"라며 "극중 지영이와 대화 나누는 씬에서 제가 울면 안됐는데 너무 새벽이한테 몰입해서인지 눈물이 나더라. 그때 이유미가 앞에서 울음을 멈추게 해주려고 정말 애써줬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오징어게임'과 정호연이 동반 인기를 끌며 정호연과 절친인 블랙핑크 제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정호연은 "제니는 캐스팅됐을때 부터 같이 기뻐해줬다. 촬영하는 동안 커피차도 보내주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도 올려주며 적극적인 응원을 해주고 있다. 정말 자기 일 처럼 기뻐해주는 감사한 친구다"라며 절친의 적극적인 홍보를 고마워 했다.

연인인 이동휘에 대해서도 "'오징어게임'의 흥행을 엄청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다보니 정말 좋은 선배이자 친구이자 아빠같다. 격려도 많이 해주고 걱정도 많이 해주고 있다"라며 수줍게 밝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정호연은 2013년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4'에서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이후 세계의 런웨이를 휩쓸며 모델로서 커리어에 정점을 찍었다. 시크한 카리스마와 폭넓은 콘셉트 소화력으로 패션계 활동을 했던 정호연은 '오징어게임'으로 첫 연기 데뷔를 했다.

정호연은 "모델 이후에 뭘 할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었다.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때 제일 많이 했던 게 영화, 드라마, 책을 보는 것이었다. 해외에서 모델로 커리어가 정점을 찍는 순간도 있었고 정점에서 내려오는 순간도 있었는데, 내려오는때는 시간이 많이 생기니까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더라. 그때 머리속 한 켠에 있던 연기를 떠올렸고 액팅 클래스를 가봤다. 영어가 부족해서 외국에서는 안되겠더라. 배워도 한국에서 배워야겠다 싶어서 모델활동을 하는 중 여름과 겨울의 휴가기간에는 한국에서 연기수업을 꼬박꼬박 받았다. 좋은 영화, 좋은 책을 읽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 연기에 도전하게 되었다"라며 연기에 관심을 갖게된 이유와 한발짝씩 연기에 발을 디디게 된 과정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시작한 첫 연기인데도 전세계가 놀랄 정도의 실력을 보였다. 캐릭터에 완전 몰입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정호연은 자신만의 비결을 공개했다. "일기를 많이 썼다. 제가 새벽이가 되어 그날그날의 촬영 내용에 관해, 새벽이의 내면에 집중해서 써갔다. 물론 표현법은 많이 부족했다. 주변에 훌륭한 선배, 감독님이 도움을 주셔도 흡수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느렸는데, 촬영 후반으로 갈수록 감독님의 디렉션이 머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몸으로 나오더라. 시간이 쌓이니까 스스로가 새벽이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느꼈고 그런 경험이 신기했다. 선배님들이 '이 캐릭터로 살게 될 순간이 기대된다'는 말들을 하시던데 캐릭터로 산다는 게 어떤건지 새벽이를 통해 알게 되었다. 여러 면에서 많이 부족하기에 새벽이에게 진심이어야겠다는 것에는 제일 신경을 썼다"라며 그녀의 캐릭터에 대한 '진심'이 얼만큼의 성실함과 간절함을 담은 행위인지를 이야기했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여리여리한 피지컬이지만 가족을 위한 독한 마음으로 끝까지 버텨냈던 '새벽'이를 연기한 정호연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그만큼 새벽이는 매력이 있더라. 새벽이는 자신보다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사는 인물이더라. 저는 새벽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며 살았다. 그래서 새벽이가 어렵기도 했다. 가족을 위해 목숨까지 걸고 살아가는데 이 어린 아이가 어떻게 이런 책임감을 갖고 사는지 굉장히 놀랬다."라며 '새벽'이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매력을 이야기했다.

정호연은 "연기 이후 저도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남을 위해 살았을 때 삶이 더 가치있고 의미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떤이의 죽음으로 다른이가 살아가게 되는 상황을 보며 좀 더 사는 동안 가치있게 살아야겠더라"라며 작품을 통해 느낀 메시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작품 속 캐릭터와 달리 쾌활하고 명랑하게 인터뷰에 응하는 정호연이었다. "제 실제 성격은 잘 모르겠다. 새벽이를 연기할때는 새벽이와 많이 닮았고 새벽이의 외로움과 고독함이 이해하기 쉬웠는데, 요즘은 밝고 하이텐션인것 같다.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 결정짓는 걸 안좋아하기도 하다. 남들이 봐주는 저에게 좀 더 맡겨보는 사람같다"라며 자신의 성격을 이야기한 정호연은 "인생은 길고 저는 아직 어리다. 지금은 오로지 연기 생각밖에 없다. 장르 캐릭터 가리지 않고 다 도전하고 싶다. 꾸준히 열심히 오래오래 연기를 하고 싶다"는 연기자로의 포부를 밝혔다.

그야말로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 최대 수혜자다. 정호연은 "'오징어게임'에 대한 전세계분들의 사랑이 SNS팔로워라는 숫자로 같이 운명을 함께 하고 있다 생각되어 감사하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앞으로 진짜 잘 하겠다"라며 "박해수 선배와 얼마전에 한 통화에서 "두 발을 땅에 잘 붙이고 있자"고 하셨는데 계속 정신이 혼미해질떄 마다 그 말을 떠올린다. 좋은 날도 있을거고 안좋은 날도 있을건데 사는 게 다 그런거 아닌가? 하루하루 벌어지는 일들을 잘 소화시키면서 살아보려 한다"라며 쿨하게 지금의 영광을 즐기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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