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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중국판 '암살', 장예모 감독의 첫 스파이물 '공작조: 현애지상' ★★★

기사입력2021-09-1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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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냉전이 감도는 1931년 중국, 소련에서 훈련을 받고 돌아온 4명의 특수요원은 작전명 ‘새벽’이라는 비밀 임무에 착수한다. 순조로울 것만 같았던 그들의 작전은 한 반역자에 의해 위협에 휩싸이게 되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일말의 상황 속, 이들의 숨통은 점점 조여오기 시작하는데.. 1931년, 암호명 ‘새벽’ 조국을 위한 이들의 작전이 시작된다!

iMBC 연예뉴스 사진

▶ 비포스크리닝
'홍등' '붉은 수수밭' '황후화' '영웅' 등의 작품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장예모 감독은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까지 세계 3대 영화제를 모조리 석권한 거장이다. 붉은색, 황금색을 이용한 강렬하고 아름다운 영상미가 장예모 감독의 장기인데, 이번에는 과감하게 스파이 영화에 도전을 했다. "젊은 층의 관객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를 찍겠다"는 포부를 담은 '공작조: 현애지상'은 현지에서 개봉 21일만에 10억 위안(약 1752억)의 흥행수익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한 작품이다.
캐스팅 또한 대단하다. 드라마 '삼국지'에서 '유비' 역을, '대군사 사마의'에서 '조조'를 맡으며 '대륙판 최수종'이라는 별명이 있는 패왕 전문 배우 위허웨이가 비밀의 열쇠를 간직한 특무원 ‘저우이’를 맡았다. 또한 드라마 '아문적법란서세월'을 통해 한국에 얼굴을 알린 주아문이 조국을 위해 끝까지 맞서 싸우는 공작원 ‘추량’을 맡았다. 가수이자 모델, 배우로 활약하는 만능 엔터테이너 친하이루가 공작원 '왕위'를 맡았으며 공리, 장쯔이, 주동우를 잇는 신예이자 2021년 웨이보가 선정한 올해 가장 기대되는 배우로 주목받은 류호존이 '샤오란'을 맡았다. 중국 드라마나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관객이라도 낯설지 않은 얼굴들이 영화의 주요 배역을 맡아 연기한다.
뿐만 아니라 스태프 명단에서 익숙한 이름도 발견할 수 있었다. '접속' '클래식' '올드보이' '신세계' 등 굵직한 한국 영화의 음악을 도맡은 조영욱 음악 감독이 이 영화에 참여했다. 조영욱 음악감독이 만든 음악은 2021년 15회 아시아필름어워즈 음악상 후보에도 올라있다.
또한 정두홍 무술감독도 '공작조: 현애지상'에 무술감독으로 참여했다. 평소 장예모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만들때 정두홍 감독의 영화 '무사'를 참고하라는 말을 자주했다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아예 정두홍 무술감독에게 액션을 맡겨버렸다.
대가의 작품에 함께 참여한 한국의 감독들이 과연 어떻게 활약했는지도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다.
이 영화는 제15회 아시아필름어워즈 남우조연상(여애뢔), 여우조연상(친하이루), 편집상(이용리), 촬영상(자오 샤오딩), 음악상(조영욱), 의상상(천민정)까지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중국영화는 언제부터인가 잘 보지 않는 편이었지만 이 영화는 감독부터 캐스팅, 주요 스태프, 수상경력까지 면면이 화려해서 호기심이 드는 작품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 에프터스크리닝
얼핏 시대적인 배경이나 4명의 스파이가 등장한다는 면에서, 현지에서 초대박 흥행을 이뤘다는 면에서 우리 영화 '암살'이 떠오르기도 한다. '암살'에 비하면 하얼빈의 눈밭과 추위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생경한 광경을 연출하지만 그만큼 친근한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며 배우들 면면과 후반부의 자막까지 보고나면 ''암살'을 열광하며 관람했던 한국인들을 보는 중국인들의 시선이 이러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대단했다. 우리에게 낯선 배우들이지만 어떤 고난과 역경, 고문에도 결코 항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눈빛은 실제 인물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이 작품때문에 주목하게 된 배우 장역 뿐 아니라 앳된 목소리와 맑은 눈동자,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상징하는 어린 나이로 공작조의 일원을 소화해낸 류호존, 특무원 소속으로 스파이들을 도와줬던 위허웨이는 극의 긴장과 감동, 동지애, 스릴을 책임졌다.
영상미도 좋았다. 가슴까지 쌓인 눈을 헤치며 접선지를 향해가는 스파이들의 모습도 첫 장면으로 너무 강렬했으며 이후 하얼빈에서 중절모와 가죽 트랜치코트, 겨울 코트들을 입고 싸우는 모습도 멋짐이 한가득이었다.
조영욱 감독의 음악은 한국 음악감독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작품의 배경과 정서를 찰떡같이 담아내고 있었다. 상영 내내 연주곡으로 들리다가 엔딩 크레딧에서 노래 소리까지 가미된 음악은 계속해서 귀에 잔상으로 남아 있다.
스파이를 추격하고,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액션도 정두홍 감독의 작품이라니 어쩐지 더 리얼해 보인다.
영화가 왜 중국에서 대 히트를 했는지는 영화를 보는 중 단박에 이해가 됐다. 흔히들 말하는 '국뽕'도 살짝 가미되어 있지만 무엇보다 장예모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성이 스며들면서 중반에 굵은 눈물방울도 흘리게 하고 가슴 벅차오르는 동지애도 느끼게 하여 단순 '오락 영화' 장르에서 벗어나 '애국 감성영화'로 거듭날 수 있게 해 주었다.
하얼빈의 눈 덮인 거리 위로 펼쳐지는 추격전은 물론, 1930년대 항일전쟁 이후 괴뢰국을 배경으로 조국을 되찾기 위한 스파이들의 숨 막히는 작전을 그려내며 볼거리와 스토리를 완벽히 충족, 눈과 귀를 사로잡은 영화 '공작조: 현애지상'은 16일 개봉예정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조이앤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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