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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섬진강 젊은 어부의 재첩잡이

기사입력2021-06-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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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첩 어부 광옥 씨의 칠전팔기 인생기가 시선을 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지난 21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방송되는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에서는 광옥 씨 가족 이야기가 그려진다.

봄이 무르익을 무렵, 섬진강에 재첩잡이가 시작된다. 짠물과 민물이 어우러진 국내 최고의 재첩 생산지. 재첩잡이 어부 광옥(37)씨도 이날만을 기다렸다. 10킬로그램의 어구 (거랭이)를 강물에 던지고, 밭을 갈듯 모랫바닥을 끌면 산란기에 접어든 재첩들이 우수수 들려 나온다. 1년 중 가장 맛있다고 하는 때가 지금이다. 한때 유도 국가대표를 꿈꿨던 광옥 씨는 운영하던 식당을 폐업하고 재첩 어부가 됐다. 치킨집을 운영하다 무리하게 확장한 것이 그만 탈이나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한동안 광옥 씨는 집에만 틀어박혀 폐인처럼 지냈다. 아내 조규(37)씨는 무력감에 빠진 남편 대신 어린아이들을 챙겼고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광옥 씨는 그런 아내를 보며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용기를 내었다. 친구의 도움으로 섬진강에서 재첩을 잡기 시작한 지 4년째... 광옥 씨는 봄부터 가을까지, 매일 섬진강에 몸을 담그며 재첩을 잡는다.

광옥 씨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다. 부모님의 이혼을 겪은 후 광옥 씨에게 어머니와 동생은 세상 전부. 특히 연년생 남동생과는 어디를 가든 항상 붙어 다녔고, 함께 유도 국가대표를 꿈꿀 정도로 사이가 각별했다. 광옥 씨가 유도를 포기하고 일찍 생업 전선에 뛰어든 것도 동생을 뒷바라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1년도 되지 않아 동생마저 교통사고로 떠나보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광옥 씨는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아픔을 느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그때 조규 씨는 결혼을 서둘렀고 새로운 가족이 되어주었다. 이후 힘들게 쌍둥이 남매까지 얻은 부부. 비록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지만 힘든 시간을 함께해 준 가족이 있어 광옥 씨는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가장으로서 가족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고 싶은데... 전직 체육인이자 상남자인 탓에 표현하는 게 서툴고 어색하기만 하다. 아들에게는 씩씩함을 강조하고, 딸의 긴 머리는 절대 못 자르게 하는 등 앞뒤 꽉 막힌 ‘옛날’ 아빠. 그런 남편을 지켜보며 아내 조규 씨는 속이 터지는데... 뼛속까지 무뚝뚝한 남자, 광옥 씨가 변하기 시작했다. 투박한 손으로 딸의 머리를 빗겨주고 일과 육아로 바쁜 아내를 위해 집안일도 거들고 나섰다. 그리고 아내의 결혼기념일을 맞아 10년 만에 꽃다발까지 선물했다. 오로지 가족에 대한 책임감 하나로 달려온 광옥 씨, 이젠 가장의 무게는 좀 내려놓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려본다.

지난해 심각한 홍수로 인해 섬진강은 올해 유례없는 ‘재첩 가뭄’, 하지만 그럴수록 광옥 씨는 더욱 열심히 재첩을 잡는다. 한 번 강물에 들어가면 6시간 이상 있다 보니 손발이 하얗게 불어터지기 일쑤, 햇볕 화상으로 얼굴은 늘 빨갛게 그을려 있다. 비가 내려 강물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위험한 상황에도 광옥 씨는 재첩잡이를 멈추지 않는다. 올해 처음 재첩 가공에도 도전장을 내민 광옥 씨, 가족을 위해 일을 멈추지 않는다. 가족을 잃고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채 방황하던 순간, 곁을 지켜준 아내와 아이들이 있어 다시 살 수 있었다. 제철을 맞은 섬진강에서, 광옥 씨는 인생 뒤집기 한판을 꿈꾼다, 으랏차차 섬진강에서 다시 한판.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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