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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로 독창적인 버벌 장르를 개척한 황승재 감독 "선입견 깨고 싶다" [인터뷰M]

기사입력2021-06-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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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극장과 IPTV 및 디지털케이블TV VOD에 동시 서비스되며 '병맛 잔혹극'을 선보인 영화 '썰'의 황승재 감독을 만났다. 지금껏 보지 못한 신박한 장르로 '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신선한 작품을 선보인 황승재 감독은 작품의 특성을 대변하듯 유쾌한 달변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가벼운 B급 병맛 코미디라고 홍보는 하고 있는데 연출자로는 무거운 소재였다. 욕망에 관한 영화다. 욕망을 자극하는 것들이 '썰'이다. 그 '썰'이 어디까지 가는지를 다루었다."라고 영화의 주제를 이야기하는 황승재 감독은 "자신이 욕망이 인도하는대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에 대한 영화"라며 영화에 대해 한마디로 정의했다.

초저예산으로 찍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대화로 된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는 황승재 감독은 "원작의 제목이 '노가리'였는데, 말의 재미를 느낄수 있는 버벌 장르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버벌 오컬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음을 이야기했다.

'오컬트'라는 단어를 접목해도 될 정도로 영화에서 다루는 이야기 자체도 믿기 힘든, 그러나 이상하게 솔깃하게 만드는 소재들이었고 무엇보다 죽어도 안되고 죽은듯 살아 있는 회장의 설정도 특이했다. 황승재 감독은 "영화에 나오는 각종 '썰'들은 선을 지키는게 정말 중요했다. 최근 몇년간의 뉴스들 중에서 가장 믿기 어려운 뉴스들을 골랐다."라며 '썰'때문에 2차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지 많이 고민하며 작품을 만들었음을 이야기했다.


또한 "회장님은 욕망덩어리라고 설정했다. 생물이 아닌 '욕망' 자체다. 영화를 여러번 보시면 단박에 알수 있지만 영화속 캐릭터들의 욕망이 되살아 날 때 회장이 살아난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자신의 욕망에 부합되는 인물로 회장의 정체를 설명한다."라며 미스테리의 중심에 있었던 회장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 '회장'을 중심으로 영화는 마치 스릴러인듯, 미스테리인듯, 쫄깃한 긴장감과 황당한 웃음도 안기는데 황승재 감독은 "직접적으로 잔혹한 장면을 연출할 필요를 못 느꼈다. 저는 관객이 상상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고 싶었고, 그것이야 말로 버벌 장르를 연출할때 가장 신경써야 할 지점이라 생각했다"라며 자신만의 독특한 연출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황승재 감독의 말 처럼 공포스러운 장면이나 잔혹한 장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지만 관객이 상상을 하게 하고 그 상상이 무서워 영화를 더욱 오싹하게 만드는 연출은 꽤나 효과적이었다. 그는 "스릴리나 호러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는데 시사를 본 일반 관객이 영화 보고 나서 '생각보다 무서웠다'고 하시더라. 저도 몰랐던 저의 재능을 발견한 것 같다. 버벌 호러도 해볼까 생각해 봤다"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황승재 감독의 작품에 몰입감을 가져다 준 배우들의 캐스팅도 궁금했다. "제가 누굴 캐스팅한 건 아니고 배우들이 선택해줬다. 김강현은 화술과 감정 표현이 좋은 배우여서 한번쯤 같이 하고 싶었던 배우였다. 김소라는 꽤 경력이 있는 신인이라 눈여겨 봤었고, 강찬희는 스타성까지 갖고 있는 친구여서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라며 출연한 배우들의 매력을 이야기했다.


황승재 감독은 "배우들을 관찰하는 시간을 한달 정도 가졌다. 많은 대화를 통해 배우들의 말투를 캐치하고 그에 맞게 대본을 수정했다. 버벌 장르가 성공하려면 말이 핵심인데, 그들이 평소에 쓰던 말투로 대사를 해야 효과가 있다."라며 작품의 맛을 살리기 위해 배우들의 말투를 철저히 분석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영화 속에서 강찬희는 "아 정말요"라는 대사가 많이 나오는데 너무나 배우 특유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져 연기가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황승재 감독은 아이돌 출신인 강찬희의 역할과 연기에 대해 "강찬희는 스스로 새로운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했다. 이런 게 가능하겠냐고 양해를 부탁했는데 너무 흔쾌히 하겠다고 하더라. 늘 하던 캐릭터와 다른, 연기 확장의 욕심이 있어보였다"라고 칭찬하며 "멋진 아이돌을 망가트렸다고 욕먹고 있어서 부담스럽기는 한데 강찬희 이야기를 안 할수 없다. 영화의 리뷰에 '아이돌을 썼다, 아이돌 연기가 어땠다'는 언급이 하나도 안 나오는게 뿌듯하다. 저는 아이돌 찬희와 작업한게 아니라 연기자 강찬희와 작업했었다"라며 강찬희에 대해 언급을 아끼지 않았다.

황승재 감독은 '코로나'와 관련되어서도 할 말이 있다고 했다. "버벌 장르는 코로나가 만들어준 장르다. 코로나 때문에 로케이션도 힘들고 대규모 인원이 작업하기도 힘들었다. 이런 환경에서 어떤 영화를 만들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만들어낸 장르다. 최소한의 스태프와 적은 배역으로 지금이니까 만들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 또 영화는 시대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영화는 등장인물이 7명인데 최대 인원이 등장해봐야 4명이다. 5인이상 집합금지를 영화 속에서도 철저하게 지켰고, 체온을 재고 소독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 것도 의도적이다."라며 '코로나 때문에'라며 핑계대고 원망할수 있는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코로나 상황이어서' 만들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음을 밝혔다.

재미있고 가볍게 느껴지지만 다 보고 돌아섰을때 길게 여운이 남고 오랜 생각을 하게 하는 이런 영화를 연출하면서 황승재 감독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는 "첫 작품은 다른 감독이 하시던걸 그야말로 '입봉'을 위해서 제가 했었다. 그러다보니 누가 영화에 대해 물어봐도 스스로 할 이야기가 없더라. 그 이후에는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영화, 이 영화는 무엇에 대한 영화라고 주제 전달을 명확히 하자는 것에 중점을 둔다."라고 고백하며 "우리가 내뱉는 말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영화로 기억되고 싶다. 그게 저의 연출 의도였고 그런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만든 영화다. 아무 생각없이 내뱉는 말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는 영화."라며 영화의 주제를 이야기했다.

독창적인 장르를 개척해낸 황승재 감독의 다음 작품은 어떤 장르일까? 그는 "버벌 멜로를 만들고 있다. 이미 촬영도 마쳤다. 지나간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산행을 하는 따뜻한 멜로다. 내년쯤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후에는 버벌 호러나 공포물도 해보고 싶다."라며 황승재가 펼쳐낼 버벌 영화 세계를 간단하게 소개했다.

황승재 감독은 "이렇게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는 게 대중에게 인식되면 좋겠다. 사회적 틀에 짜여있지 않으면 영화를 못 만드는 것 처럼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선입견도 깨고 싶고, 저만의 새로운 작품을 계속해서 보여드리고 싶다"며 감독으로의 포부와 계획을 밝혔다.

황승재 감독이 연출한 '썰'은 현재 극장과 IPTV 및 디지털케이블TV VOD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AD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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