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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당신의 이야기' 조진모 감독 "기다림에 대해 관객과 소통하고 싶어" (인터뷰M)

기사입력2021-04-2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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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촉촉한 감성을 선사해 줄 조진모 감독과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가수 비의 '나쁜 남자' '태양을 피하는 방법'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는 독특한 이력이 있는 조진모 감독은 "원래 감독보다는 촬영을 먼저 했고 촬영으로 입봉했었다. 100여편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다가 신체적 결함으로 어쩔수 없이 감독으로 관심을 돌리게 되었고 그러다가 영화까지 오게 되었다"라며 독특한 이력을 밝혔다. 그러며 "영화를 선택한 건 너무 잘한것 같다. 만족감 자체가 다르다. 저의 결여된 부분이 영화로 이끈 것 같다"라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극 중 인물들의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고 관객과 같이 호흡하고 싶은 마음에 제목을 이렇게 정했다는 조진모 감독은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영화 속의 기다림은 어떤 조건이나 계약에 의한 기다림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기다림이다. 기다림이라는게 심심하고 조용할 것 같지만 내가 원하고,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 위한 기다림은 굉장히 역동적인 느낌이다. 그런 느낌을 관객들과 같이 느끼고 싶었다"라며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이야기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주는 영호(강하늘 분)와 소희(천우희 분)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강하늘은 워낙 다른 작품에서도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의 모습을 많이 보여줬지만 천우희는 이렇게 밝고 긍정적인 연기는 영화에서는 처음이었다. 두 사람의 캐미는 신선해서 좋았었다. 조진모 감독은 "처음부터 강하늘을 염두에 뒀었다. 군대 있을때 책을 보냈고, 제대 후 '동백꽃 필무렵'을 통해 너무 유명해져서 두려움이 생겼다. 영호는 우유부단하고 어리숙한 모습이 있어서 나와 비슷한 모습이길 바랬는데 너무 스타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막상 촬영을 하니 그런 우려가 날아갈 정도로 편하게 연기를 해줬다"라며 강하늘의 캐스팅 과정을 이야기했다. 또한 "천우희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 출연했던 영화를 보면 개인적으로 외로워 보였다. 맑은 느낌이지만 강력한 연기를 많이 해서 조금만 풀어주면 편안함이 어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캐스팅 될거란 생각을 안 했는데 대본이 좋았는지 선듯 하겠다고 해줬다"라며 천우희 배우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진모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강하늘이 연기한 영호는 기다리는 인물이다. 기다림이라는 게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아닌 중간 지점이길 원했다. 뭔가를 선택할때 고민하고 갈등하는 시간, 뭔가 정해지지 않은 감정을 표정이나 눈빛으로 잘 표현해줬다. 강하늘의 연기는 감탄스러웠다"라며 강하늘의 연기를 이야기했다.

"천우희는 촬영했던 한 컷 한 컷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여러가지 느낌을 한번에 담아내고 싶었다. 20대 시절 소희의 모습이 어땠는지 영화 속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 잔상이 많이 남아 있길 바랬고 깊이 있는 인물로 담아내고 싶었다.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며 천우희의 편안한 이미지를 찾았는데 저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고 천우희도 마음에 들어하는 이미지가 나온 것 같다"라며 지금껏 어떤 작품에서도 보지 못했던 따뜻하고 속 깊은 천우희의 모습이 나오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

조진모 감독은 "이 영화의 주인공은 3명이라고 본다. 영호, 소희, 수진(강소라 분)"이라고 이야기하며 "수진을 연기한 강소라 배우를 만난건 행운이었다. 수진이는 영화상에서 단 한번도 이름이 불리지 않는 인물이다. 우리가 살면서 영향을 주고 받는 사람들이 있지만 좀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을 표현하고 싶었다. 강력하게 영향을 끼치면서 솔직하게 다가오는 인물로 수진을 설정했다"라며 강소라가 연기한 수진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에는 강하늘, 천우희, 강소라 외에 이설도 등장한다. 오로지 눈빛과 손끝만으로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던 이설 배우에 대해 조진모 감독은 "눈빛이 너무 좋아서 눈여겨보고 있던 배우였다.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오직 눈빛으로만, 바라보기만 해도 여러가지 느낌을 들게 하는 배우로 가장 먼저 생각이 났다. 어려운 연기였고 선택하기 어려운 배역이었는데 본인이 역할의 느낌을 살리고 싶다며 살도 굉장히 많이 빼줬다."라며 칭찬했다.


영화 속 두 청춘이 편지를 주고 받으며 감정을 쌓아가지만 참 묘하게도 두 청춘은 대면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레이션을 통해 감정들이 차곡차곡 잘 쌓아가게 된다. 조진모 감독은 "두 배우들이 실제로도 안 만나기를 바랬다. 그런데 천우희가 얼굴은 안 보더라도 편지를 통해 목소리를 듣고 싶다며 아이디어를 냈다. 그래서 촬영 중에 나레이션으로 들어가는 부분을 녹음해서 해당 장면이 있을때 마다 들려줬다. 강하늘은 촬영 중간에 천우희의 화면이 궁금하다며 한번 훔쳐보이는 했다. 최대한 영화속 인물들처럼 접촉을 단절하고 싶었고 배우들이 상상해서 연기하기를 바랬다"라며 촬영 비하인드를 이야기했다.

조진모 감독은 영화 속의 여러 설정의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2011년이라는 시간 설정을 먼저 했다. 영호가 형에게 "10년 후에 형 처럼 살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그 10년 뒤가 개봉당시(2020년에 개봉할거라 생각했었다)가 되어서 관객들이 '나는 10년 동안 어떻게 지냈나' 돌아보게 만들길 바랬다. 그래서 2011년이 먼저 설정되었고 8년의 세월을 기다리는 설정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니 2003년이 영화의 주요 시대 배경이 되었다."라며 2000년 초반의 감성을 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우산의 안과 밖에 그려진 그림도 의믹가 있다. 지워지지 않지만 계속 멈춰져 있는 기억과 계속 나가가 만나고 싶고 향하고 싶은 기억을 우산의 안과 밖이라는 공간을 통해 표현하려 했다. 또 영호의 감정 상태에 따라 우산의 색깔로 변한다"라며 극중 소품인 우산도 유심히 봐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조진모 감독은 "저는 이 영화를 '멜로의 향기가 나는 드라마'라고 부른다. 멜로를 하고 싶지는 않았고 멜로로 포장되는 것도 막고 싶었다. 이 영화를 멜로 영화로 보기 보다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남녀가 아닌 세 사람을 기준으로 두고 이야기를 만들었다"라는 말로 예비 관객에게 영화를 소개했다.

"기다림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하고 싶다. 어떤 방식이나 장르가 될지 모르겠지만 10년후 제 모습이 어떨지 상상하면서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그 과정 안에서 좋은 이야기를 통해 나아가려 한다"라며 조진모 감독은 영화라는 장르를 빌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밝혔다.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와 소희,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 낮은 약속을 한 그들이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 감성 무비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4월 28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주)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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