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이용주감독 "서복의 복제인간, 양자물리학에서 영감 얻어" [인터뷰M]

기사입력2021-04-13 19:26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건축학개론' 이후 무려 9년만에 영화 '서복'으로 돌아온 이용주 감독을 만났다. 영화 '서복'은 애초에 작년 겨울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개봉이 연기되었다가 올해 4월 극장과 OTT 플랫폼 동시 개봉이라는 파격 행보를 알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용주 감독은 "9년만의 신작이라 오랜만에 현장 가니까 현장이 많이 진보했더라. 처음보는 기계도 많더라. 동시개봉 하는 것때문에 초유의 시도라고 들었는데 장단이 있는거 같다. 영화의 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도 되고 과도기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빨리 코로나가 끝나면 좋겠고 여러가지 복잡한 심경이다."라며 영화가 스크린과 OTT를 통해 동시에 개봉되는 소감을 밝혔다.

이용주 감독의 전작 '건축학개론'이 워낙 크게 히트한 명작이었다. 그는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이 엄청났다. 그래서 '서복'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다. 늦은 나이에 영화를 시작, '불신지옥'으로 입봉할때 그것 만으로도 만족하고 다행이라 생각했었는데 '건죽학개론'까지 흥행이 되버렸다. '불신지옥'보다 더 먼저 썼던 시나리오였고, 상업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많이 거절당하고 제작이 무산됐던 작품이었다. 한이 맺혀서 꼭 만들고 싶었던 건데 흥행까지 되고 나니 더 좋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이 많았다.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 욕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오히려 저를 더 경직되게 만든것 같아서 반성하고 있다."라고 부담스러웠던 심경을 고백하며 "'서복'은 다음 작품을 편한 마음으로 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복제인간이 소재이고 SF장르여서 더 판타지스럽거나 액션이 강렬하기를 기대하는 관객도 있을텐데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굉장히 철학적이다. 감독은 "SF를 기대하셨던 분들은 당황하거나 기대에 어긋나는 지점이 있는거 같다. 애초에 기획했을때도 액션이나 화려한 SF라기 보다는 지금 보여지는 걸 기획하고 쓴거다. 복재인간, SF라는 단어의 인상이 쎄서 거기서 오는 기대감이 있을 것이다. 마케팅할때도 그럴까봐 걱정을 했는데 장르가 주는 선입견에서 오는 기대와는 조금 다른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숙명이다. 인간은 결코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다. 그걸 인정하고 나면 조금 편해지는거 같다. 오히려 똑바로 응시해야 의연한 용기가 가능할거 같다. '유한한 인간의 실패'라는 문장을 만들고 영화를 썼다. 유한한 인간은 불가능하다."라며 이 영화의 핵심이 되는 감정을 꼽았다. 결국 죽는게 두려운 인간들이 죽지 않기 위해 줄기세포 연구를 하고 유전자 편집을 하며, 그것으로 획득한 기술을 사유화하고 무기화하는 것으로 발전되는 게 지금까지 보여졌던 SF 장르들의 흔한 흐름이었다. 이용주 감독은 "자본주의 사회이다보니 재화가 권력이 되는 건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나의 두려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라며 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

영화의 핵심 소재가 된 복제인간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일까? 이용주 감독은 "이 영화를 기획하고 제일 먼저 산 책이 양자역학책이다. 제가 이과 출신이라 양자역학에 관심이 있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양자역학때문이었다. 과학적인 연구를 근거로 했다기 보다는 양자역학의 개념에서 영감을 받아 복제인간이 초능력 같은 신비한 능력을 가지는 것으로 설정했다."라며 문과 출신이 이해하기엔 다소 난해한 이야기를로 설명했다.

그러며 "복제인간과 관련된 미술적인 패턴도 많은 고민의 흔적이다. 돌무덤이나 새떼, 엔딩의 액션, 서복의 집도 원형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가장 원초적인 모양이 원형이라 생각해서다"라는 말로 감독이 보여주고자했던 복제인간은 신과 가까운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서복은 생체 나이를 생각하면 아이일수 있지만 그가 하는 고민을 보면 어른 같기도 하고, 인간을 넘어서는 느낌이길 바랬다. 인간이 할 수 없는 걸 해내는 초월자나 절대자처럼 서복이 기헌을 구원하는 존재로 그렸다. 기헌의 관점에서 서복은 알 듯 모를 듯 알수 없는 존재이길 바랬다."라는 말로 서복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던 이유를 밝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용주 감독은 '서복'에 대한 강력한 애정을 드러냈다. "누가 대표작이 뭐냐고 물어보면 '서복'이라고 답할거다. 꼭 찍을 필요가 있는 영화였는데 무사히 잘 찍었고, 개봉도 하게 되어 저도 감독으로서 중요한 코너를 돌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그 다음이 고민이다. 여러 아이템으로 고민하는데 '서복'에서 갖고 있었던 고민의 연장선에서 무엇이 저로 하여금 끌리게 하는지를 찾고 있는 단계다. 다음 작품은 이번처럼 오랜 시간 들이지 않고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은 꼭 하고 있다."라며 차기작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인터뷰를 한 13일 당일 '서복'은 압도적인 수치로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용주 감독은 "감사하고 기대도 된다. 한국 영화가 지금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상황인데 '서복'이 예전의 모습으로 복원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영화가 개봉되고 나면 극장에서 영화를 볼 것인지 OTT로 볼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용주 감독은 의외로 "편집할때 너무 많이 봐서 개봉하면 제 영화는 두번이상 안본다. 1년 정도는 의도적으로 안 본다. 너무 오래 준비했던 작품이라 이제 머리 속에서 '서복'은 털어 놓을때도 됐다. 저 말고 다른 분들이 많이 보셨으면 한다."라는 말로 웃음을 안겼다.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 '서복'은 4월 15일 극장과 티빙에서 동시 개봉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CJ ENM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