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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설강화'가 제 2의 '조선구마사'가 되지 않으려면...

기사입력2021-03-2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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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이슈가 드라마계에 빅 이슈가 되면서 방송 폐지로 정리된 '조선구마사'에 이어 방송 예정작 중 역사왜곡 우려가 있다는 '설강화' 측에서 입장을 밝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26일 늦은 밤 JTBC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드라마 '설강화'가 민주화 운동 폄훼,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아니라고 밝혔다.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개된 시놉시스에 의하면 '설강화'는 "1987년 최루탄이 폭죽처럼 터지던 시대, 여대 기숙사에 피투성이 남자가 뛰어들고, 여학생은 그를 시대를 위해 싸우는 운동권 학생이라 생각해 치료해 준다. 그러나 남자는 무장간첩이었고, '지옥' 같은 훈련에서 살아남은 일당백 용사였다. 조국이 그에게 맡긴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 처지에 자신을 살려준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면서 두 사람의 비극적인 운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라는 내용이다.

또한 초반에 캐스팅 소식과 함께 캐릭터를 소개한 기사를 살펴보면 "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정해인 분)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초(지수 분)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우 정해인은 사연 많은 명문대 대학원생 임수호 역을 맡는다. 재독교포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 수호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감미로운 미소, 어딘가 비밀스러운 매력까지 갖춰 모두가 흠모하는 완전무결한 남자. 그러나 어느 날 알 수 없는 사연으로 방팅에서 만났던 영초가 살고 있는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들게 된다.
지수는 발랄하고 귀여운 호수여대 영문과 신입생 은영초로 분한다. 호수여대 기숙사 207호의 분위기 메이커 영초는 룸메이트와 함께 나간 방팅에서 만난 임수호에게 첫 눈에 반하고, 부상을 입은 채 재회하게 된 그를 사감의 눈을 피해 기숙사 안에 감추고 치료해주게 된다.
안기부 1팀장 이강무 역은 최근 '모범형사'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 배우 장승조가 맡는다. 언제나 절도 있게, 뒤로 물러나는 법 없이 임무를 수행해온 강무는 어떤 상황에도 타협하지 않는 원칙주의자이자 대쪽 같은 인물이다."라는 글로 주요 캐릭터들이 소개되어 있어 당시 무고한 민주화 열망의 대학생을 고문했던 안기부를 미화할 것 같다는 우려가 된다.


네티즌들이 이런 러프한 시놉시스에 특히나 민주화 운동 폄훼라고 걱정하는 부분은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블랙핑크 지수가 맡았다는 '영초'라는 이름은 실존인물 민주화운동가 '천영초'님을 떠올리게 한다. 안기부 기획수사의 피해자로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했던 실존 인물과 동일한 이름, 당시를 재현한 듯한 시대적 배경과 학교 설정이 있기에 네티즌들은 민주화 운동을 했던 분을 고작 간첩이나 안기부 팀장과 연애를 하는 인물로 그려내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던 것이다.

하지만 JTBC는 "'설강화’는 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의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입니다. 그 회오리 속에 희생되는 청춘 남녀들의 멜로드라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완성 시놉시스의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앞뒤 맥락없는 특정 문장을 토대로 각종 비난이 이어졌지만 이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를 만들려 했다면 '영초'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주인공 이름을 정해 실존인물을 연상케하는 시도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리고 무엇보다 80년대 학생들로부터 시작되 온 국민을 들끓게 했던 민주화 운동이 블랙코미디로 해석이 될 수 있는 사안인걸까?

JTBC 측은 "특히 ‘남파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다’ ‘학생운동을 선도했던 특정 인물을 캐릭터에 반영했다’ ‘안기부를 미화한다’ 등은 ‘설강화’가 담고 있는 내용과 다를뿐더러 제작의도와도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으며 "JTBC는 현재 이어지고 있는 논란이 ‘설강화’의 내용 및 제작의도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힌다. 아울러 공개되지 않은 드라마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을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물론 아직 공개도 되지 않은 드라마를 가지고 벌써부터 '역사 왜곡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건 몹시 성급한 태도다. 하지만 '조선구마사'를 통해 시청자, 방송사, 제작사가 겪었듯 '우려'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감행하여 국민 정서적 타격과 큰 경제적 손실을 입는 것 보다는 사전에 엄격하고 세심하게 따져보는 게 모두에게 좋은 게 아닐까.


네티즌들이 드라마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이 정확하게 어떤 지점인지를 파악하고 보란듯이 네티즌들의 우려가 기우였다는 걸 JTBC가 좋은 드라마로 입증해 보이면 좋겠다.

다음은 JTBC 공식 입장 전문.

JTBC가 드라마 ‘설강화’와 관련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힙니다.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닙니다.
‘설강화’는 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의 대선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입니다. 그 회오리 속에 희생되는 청춘 남녀들의 멜로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미완성 시놉시스의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앞뒤 맥락없는 특정 문장을 토대로 각종 비난이 이어졌지만 이는 억측에 불과합니다.
특히 ‘남파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다’ ‘학생운동을 선도했던 특정 인물을 캐릭터에 반영했다’ ‘안기부를 미화한다’ 등은 ‘설강화’가 담고 있는 내용과 다를뿐더러 제작의도와도 전혀 무관합니다.
JTBC는 현재 이어지고 있는 논란이 ‘설강화’의 내용 및 제작의도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힙니다. 아울러 공개되지 않은 드라마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을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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