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이 우연히 여러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이야기다.
▶ 비포스크리닝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조제'로 '김종관 유니버스'를 만들어 낸 김종관 감독의 신작이다. 김종관 감독은 영화뿐 아니라 도서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 '골목 바이 골목' '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등을 통해서도 탁월한 스토리텔링을 자랑해왔다. 이 영화는 20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작으로 영화제를 통해 환겍들에게 먼저 선보이며 호평을 얻었던 작품이다.
드라마가 아닌 영화라는 장르에서 돋보이는 연기를 펼친 연우진이 드라마, 영화, 가요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하고 있는 아이유와 만나 어떤 케미를 보여줄지 몹시 기대되며, 윤혜리, 김상호, 이주영 배우와는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될지 기대되는 작품이다.
▶ 애프터스크리닝
김종관 감독은 "단 며칠 동안 한 명의 인물이 여러 사연을 통과해 나가는 이야기. 여기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 상태를 잡아내려 과감한 시도를 했다"라는 말로 영화를 설명했다. 이렇게 글로 설명할수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 영화는 개연성이나 논리보다는 감성, 느낌이 중심이 되는 영화다. 주인공이 여러 사람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행동 보다는 '말'로 전달하는 개인들의 삶이어서 유독 관객들도 귀를 쫑긋하고 배우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영화 속 인물들이 하는 이야기는 온전히 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가 주인공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똑 떨어지는 상황이나 대사는 없어도 분위기와 뉘앙스만으로 관객과 소통을 하는 독특한 영화다.
주인공이 소설가이기에 현실이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이야기가 마치 현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기묘하고 신비한 경계를 너무나 고급스럽게 잘 넘나들며 관객의 환상같은 이야기 세계로 끌어 들인다.
감독이 직접 "과감한 시도"라고 표현한 만큼 지금까지 우리가 봐 왔던 영화들과는 많이 다르다. 김종관 감독의 전작들과도 분위기는 비슷했지만 스타일은 많이 달라졌다. 자칫 늘어지거나 지루하거나 산만해서 주제를 잃기 쉬운 스타일인데도 김종관 감독은 섬세하고 차분히 이 영화만의 템포를 끝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갈수록 더 다큐스러워지는 영화들 속에서 이 영화는 상상력과 사색으로 가득채운 영화의 미덕을 한가득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크린을 통해 본 연우진의 연기는 드라마와 달리 깊이 있고 여유 있어서 더욱 좋았으며 김상호가 테이블에 앉아 쏟아내는 짧은 대사씬은 흡착기라도 되는 듯 관객을 배우의 말 속으로 거세게 잡아 끄는 매력이 있었다. 연기 내공이 이렇게 뿜어져 나오는구나 싶은 대목이었다. 좋은 배우들의 멋진 연기를 볼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어느 이른 봄, 7년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이 우연히 만나고 헤어진, 누구나 있지만 아무도 없는 길 잃은 마음의 이야기 '아무도 없는 곳'은 3월 31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앳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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