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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학폭 논란과 방송 여부,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이슈홈페이지 2021-03-04 18:38
[TV톡] 학폭 논란과 방송 여부,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스포츠계에서 시작된 학폭 논란은 연예계 전반에 영향을 주며 날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자가증식중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커뮤니티를 이용해 갑자기 피해자가 등장해 피해 내용을 폭로하고, 자신을 괴롭힌 대상을 지목한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가해자를 이니셜로 표시해 네티즌이 추측하는 과정에 엉뚱한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카더라' 식의 폭로도 있어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인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폭로전에 네티즌들이 피로감을 느끼자 '용기를 낸 피해자'들은 '카더라'가 아님을 스스로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인증방법을 시도하며 피해를 적시했다. 그렇게 신빙성을 더한 폭로들은 근거없는 '카더라'들은 걸러지게 만들고, 더욱 폭로의 힘을 강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 사회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미투'로 인해 사회 전반에 차별과 불균형이 만연했던 성인지 감수성이 예민해졌고 '빚투'로 인해 공인은 물론이고 그 가족들의 도덕성에 좀 더 민감하게 되었다. 또한 수 차례 '재벌 갑질' 이슈로 인해 보이지 않는 차별이나 계급을 타파하고 모두가 평등하게 존중받고 살아야 한다는 사회적인 인식이 팽배해졌다. 최근 5년 사이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인식들이 번져갔고 특히 물리적인 폭력 뿐 아니라 언어적인 폭력, 정서적인 폭력도 피해야 할 대상이라는 인식은 오히려 젊은 세대들에서부터 시작해 중장년층에게도 상식 수준의 감수성으로 자리잡았다.


학교폭력은 분명 심각한 문제다. 가해자는 분명 잘못을 했고, 피해자에게 사죄를 해야 한다. 피해자가 법적인 보상을 원한다면 당연히 응해야 하고, 어떤 이유와 의도였든 간에 폭력은 무조건적으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만일 개인들간에 폭력 논란이 있다면 서로가 소통을 하건, 하다 못해 고소를 하고 법의 심판을 받든 어떤 식으로든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연예계의 학폭 논란은 어떠한가? 특이하게도 연예계 학폭은 개인과 개인의 진실공방으로만 끝나지 않고 해당 프로그램과 방송사에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심지어 개인간의 진실공방은 속시원히 해결되지도 않는다. 확실한 증거가 없이 증언만으로 진실을 밝히고자 하니 분명한 피해자인데도 이기기가 쉽지 않고, 분명한 가해자인데도 이상하게 덜 미안해 하는 것 같다. 어떤 이들은 법적인 판단을 받고자 하지만 그럴 경우 결론을 대중이 알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학폭 이슈가 개인간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방송 산업에 위험요소가 된 이 상황에서 우리는 학폭 이슈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문제가 있는 출연자들이 계속해서 방송활동을 하는 것은 곤란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수십, 수백억의 자본이 투입된 프로그램들까지도 문제있는 출연자로 인해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할까? 앞으로 학폭 뿐 아니라 개인의 비리에 관한 폭로는 끝이 없을테고,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문제있는 출연자들은 걸러질 것이다. 하지만 문제있는 출연자들이 모두 걸러질때 까지 방송 산업이 멈춰 있을수는 없다. 마치 자전거타기 같이 멈추지 않고 계속 굴러가되 그 과정에서 출연자를 사전에 거르고, 중간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어떻게든 수습하며 꾸역꾸역 온에어를 시켜야 하는 난제를 제작진들은 끌어안게 됐다.


배우 지수가 출연한 KBS '달이 뜨는 강' 측은 고민이 깊을 것이다. 공영방송으로서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도 감당하기 힘들 것이며, 그렇다고 해서 이미 제작이 완료되었고 겨우 6회만 방영한 드라마를 조기종영하는 건 어마어마한 손실일 것이다. 방송을 하더라도 최대한 지수의 분량을 줄이고 줄여 편집을 하겠지만 남녀의 로맨스가 핵심인 드라마에서 남주의 분량을 없애고 스토리가 전개된다면 작품으로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정말 어떤 선택을 하건 선택을 안하는것 보다 더 나쁜 선택이되는 최악의 상황을 앞두고 있다. 배우의 향후 행보, 그에 따른 소속사의 입장 정리도 궁금하지만 어찌보면 그건 방송 여부가 결정된 뒤에 처리해야 할 나중 수순 같다. 이슈가 불거진지 3일째이지만 KBS의 결정은 오늘도 나오지 않았고, 내일 정도에는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 노동자들의 건강한 제작환경 보장과 좋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위해 시작된 사전제작 시스템이 이런 예상치못한 학폭 논란으로 인해 리스크에 대한 즉각 대응이 불가능한 문제있는 시스템으로 인식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보다.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우선적으로 어떤 식으로건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으며 사람이 사람으로 인해 일방적인 상처를 받고 아파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iMBC 김경희 | 사진 iMBC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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