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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 이태빈, 곱상한 외모에 속지 말 것 [인터뷰M]

월화드라마홈페이지 2021-01-07 07:59
'펜트하우스' 이태빈, 곱상한 외모에 속지 말 것 [인터뷰M]
배우 이태빈의 곱상한 외모에 속아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 정도로 예단하는 것은 오산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최근 인기리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는 극성맞은 치정으로 범벅된 소위 '막장'극으로 분류됐다. 엄청난 화제성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여 일찌감치 시즌제에 돌입했다. 초호화 펜트하우스 헤라펠리스에 모인 어른들의 암투 못지않게 시기 질투와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청아예고 학생들의 경쟁도 주목을 끌었다.

이중 이태빈은 유일무이 경쟁과는 동떨어진 이민혁을 연기했다. 오로지 가십거리만을 쫓으며 SNS에 목을 매는 인물. 주도적 화자보단 간접적 전달자에 가까웠다. 사건이나 상황을 담아 전달하고, 이야기의 이음새를 채우는 역할을 해낸 셈이다.

이태빈은 "6~7개월 정도의 대장정을 마쳤다. 시즌1만 끝낸 거고, 이제 시즌2와 3가 남았다. 아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이입 중"이라며 '펜트하우스'와 마주한 첫 느낌을 설명했다. 그는 "작품 대본을 받자마자 대박 예감을 느꼈다. 김순옥 작가님은 워낙 유명하시지 않나"라며 "고등학생 시절을 뉴질랜드에서 보냈다. 나도 교복을 입고 연기하며 향수를 느끼고 싶었다. 이민혁을 연기하면서 청아예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시간을 보내 행복했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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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김순옥표' 막장극의 제작 소식은 업계 전반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시청률 하나는 확실히 보장된 탄탄대로였기에 오디션은 치열했다. 이태빈은 "오디션 당시가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난다. 10장 정도의 다른 캐릭터들을 모조리 준비해 갔다. 특히 무례한 행동을 일삼는 버릇없는 학생 설정의 연기 연습을 많이 했다. 이민혁과는 조금 결이 다른 걸 준비해 간 것이다. 그래도 연출진 분들께서 좋게 봐주셨다"며 "외형적인 이미지가 잘 맞지 않았나 싶다. 나이에 비해 앳된 외목가 가장 큰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짐작했다.

이태빈은 단비처럼 찾아온 소중한 기회를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약삭빠르게 움직였다. 우선 외양을 꾸몄다. 그는 "머리 염색을 해서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헤라펠리스'라는 고급 펜트하우스 자녀니까 교복 악세사리에도 신경을 썼다. 최대한 블링블링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봤다"며 "성악 지망생이기도 하다. 레슨을 3달 정도 받았다. 제대로 목소리를 내는 연습을 했다기 보다는,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했을 때 진짜 순조롭게 부르는 것처럼 부르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매진했다. 손짓, 발짓,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고 거울을 보며 연습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맡은 이민혁 역할의 내면도 골똘히 들여다봤다. 이태빈은 "이민혁은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이었다. 작중 다른 학생들은 서로 경쟁하고 싸우기 바쁘지만, 민혁이는 그렇지 않다. 그 안에서 가십만을 쫓고 허허실실 생각 없이 행동한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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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하는 작품이기에 이민혁의 서사는 친절하게 설명될 틈이 없었다. 이태빈은 굴하지 않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 역할에 녹아들었다. 그는 "왜 그럴까 싶었다. SNS밖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아이 같다고 이해했다. 부모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상상했다. 마마보이인 아버지, 가십에 능한 어머니 슬하에서 자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런 성격이 스며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이민혁이라는 인물은 비교적 '순한맛'이었다. 수시로 악행을 일삼는 극성맞은 인물 투성이인 '펜트하우스' 인물관계도 속에서 이민혁의 분량과 비중은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태빈은 아쉬운 소리 할 시간에 재빨리 다잡고 긍정했다. 그는 "적은 분량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내 위치가 분량을 고민할 위치는 아니다. 큰 작품에서 존경심을 가질 선배, 동료들과 연기라는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주위를 둘러보며 얻어갈 것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이태빈은 "대본을 들고 고민하던 중에 봉태규 선배님께 도움을 구했다. '대본대로 읽으면 재미없다. 화내는 장면이라고 화만 내면 안된다'고 하시더라"며 "정황이 역할을 자연스럽게 설명해줄 테니, 나만의 것을 한 숟가락 얹어 다채롭게 만들라는 말씀이다. 앞으로 연기 생활을 하며 가슴속, 머릿속에 새겨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소연 선배님이 계시는 현장 분위기는 항상 밝고 화사하더라. 그렇게 주변을 챙기는 것 또한 배우의 덕목이라는 것을 배웠다"며 "하지만 카메라 불빛에 눈빛과 목소리 톤이 완전히 뒤바뀌더라. 정말 무서웠다. 곁에서 그런 연기를 지켜보기만 해도 배움이 스며드는 느낌이었다"고 기억했다.

또 "진지희는 나보다 동생이지만, 한참 선배님이다. 경력이 오래됐다 보니, 어른스럽더라. 도움을 정말 많이 줬다. 현장의 시스템, 용어, 환경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며 도움을 줬다"며 "학생들이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으면, 나서서 이야기해주는 야무진 동생이자 배울 점 많은 선배님이었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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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태빈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아이돌 마이틴으로 데뷔해 치열한 곡절을 거쳤다. 안타깝게도 포화 상태의 가요계에서 내내 부침만 겪다가 살길을 찾아 과감하게 진로를 틀었다. 아이돌로 유명세를 쌓아 연기자의 길을 병행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였다. 하지만 '병행'이란 단어는 이태빈의 직성을 풀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는 "원래는 연기자를 꿈꿨었다.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오래 하지 못하고 가수로 데뷔했었다. 얻은 것도 많았지만, 조급하기도 하고 불안한 활동이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 더 잘할 수 있는 것에 도전하기 위해 탈퇴를 결심했다"며 "아이돌로 이름을 알리고서, 연기를 병행하고 싶지는 않더라.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연기도 노래도 부족한 내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며 쥐고 있는 건 욕심 같더라. 연기를 제대로 배우고 싶었다. 탈퇴 후 연극 무대를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이후 이태빈은 결심대로 곧장 연극 무대를 전전하며 기본기를 다졌다. 그리고선 줄곧 작품 오디션장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다 '펜트하우스'라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비결을 찾아보자면, 나름 고생 좀 해본 덕에 선택과 집중에 능했다. 제 안에 조바심을 다스릴 줄도 알았다.

이태빈은 "아이돌 생활이 앞으로 내 인생을 두고 봤을 때 절대 낭비는 아니더라. 부침을 겪었기에 기다림과 인내를 절실히 배웠다"고 덧붙였다. 오기를 탄력 삼아 긍정할 줄도 알았다. 그는 "스스로에 대한 막연한 확신도 얻었다. '난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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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해 흔들리지는 않았냐니 "주위 사람을 먼저 떠올렸다. 나를 믿고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조바심을 내비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을 안심시키려 애써 태연한 척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마음도 너그러워지더라"고 즉답했다.

마지막으로 '연기가 재밌나' 물으니 "솔직한 심정으로 정말 즐겁다. 어려운 대목이나, 고달픈 현장도 사랑하는 과정 중 하나로 느껴질 정도다. 촬영장에 갈 때마다 새롭고 두근거린다. 벅차다"면서도 "하지만, 이 즐거운 감정에 너무 취해 만끽하려 하지 않는다. 앞으로 10년, 20년 연기해도 지금의 벅찬 감정을 느끼고 싶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한 수를 더 내다본 이태빈. 두고두고 지켜볼 법한 배우가 나타난 셈이다.




iMBC 이호영 | 사진 iMBC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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