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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이환경감독 "'7번방의 선물' 이후 7년의 시간, 오히려 마음 편하고 감사해" [인터뷰M]

한국영화홈페이지 2020-11-17 18:10
이환경감독 "'7번방의 선물' 이후 7년의 시간, 오히려 마음 편하고 감사해"  [인터뷰M]

영화 '이웃사촌'으로 7년만에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환경 감독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환경 감독은 영화 '7번방의 선물'로 1,280만 관객을 동원한 스타감독으로 따뜻한 가족 영화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흥행 대작이었던 전작 이후 무려 7년만의 작품을 공개하게 된 소감을 묻자 "코로나 시대이긴 하지만 기쁘고 행복하다. '위기이자 기회'라는 말 많이 하는데, 다들 힘든 시기에 조금이라도 제 영화보고 힘내시는 분이 계시면 좋겠고, 백신까지는 아니지만 그정도의 역할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라며 긍정적인 답을 한다. 작품 개봉을 코 앞에두고 3년간 묵혀놓았던 터라 많이 속상했을 것 같지만 이환경 감독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개봉시기를 옮기거나 뒷걸음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게 운명이고, 지금 당장 필요한 시기여서 이날짜를 점지해준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오히려 요즘 같은 시기여서 더 우리 영화를 필요로 하겠구나 해서 행복하다"라며 말하는 이환경 감독의 표정에는 많은 인생수업의 흔적이 느껴졌다. "'7번방'때 느꼈던 무게감도 7년이 지나버리니까 더 마음이 편해졌고, 공부도 많이 했다. 이런 경험을 하다보니까 더 겸손해져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라는 말을 웃으며 하는 감독을 보이 '이래서 이 사람은 이렇게 따뜻한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다.

'7번방의 선물'이 대 성공을 거둔 뒤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했다. '7번방의 선물'로 흔히 말하는 '대박'을 쳤는데도 이환경 감독은 "숫자의 개념도 몰랐고, 그걸로 돈을 얼마나 벌게 될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이런 운이 오는게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긴 하지만 제 옷 같지는 않았다. 당시에 얼떨떨한 기분이었고 마음껏 즐기지도 못했다. 많이 순진하고 순수했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모르게 건방이 들까봐 걱정이 되더라. 그렇게 되면 시나리오도 안 써지고 연출도 안될까봐 걱정되었고, 그래서 빨리 그걸 벗으려고 중국으로 갔었다."라며 의외의 행보를 밝혔다.

"돈을 벌려고만 했다면 한국에 있거나, 아니면 헐리우드로 갔을것 같다. 작품이 성공하고 많은 분들이 러브콜을 주셨는데 뭔가 제 옷을 입지 않는 것 같아서 무섭더라. 헐리우드에서도 제안이 오고 아시아권에서도 많이 제안이 왔는데 제가 만드는 영화의 정서가 동양적인 정서라 생각해서 중국에 가서 영화 공부를 많이 했다"라며 중국으로 떠났던 이유를 이야기 한 이환경 감독은 중국에서 2년간 영화 공부를 하던 당시 '사드 사태'가 벌어졌고, 의도치 않게 '가택연금'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되었다고. 그 시기에 '이웃사촌'에 대한 기획을 심도 있게 고민했고, 결국 한국에 들어와서 이 작품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 '이웃사촌'에 나오는 대사 중 "이웃만 격리된게 아니라 우리도 똑같이 격리된거잖아요"라는 대사도 당시 중국에서 생각했던 대사라며 이 작품속에 이환경 감독이 실제로 경험했던 일들이 많이 녹여 있음을 이야기 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뒤 한국에서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하며 거의 한달을 칩거했다. 그러면서 생각해 보니까 '이웃사촌'이 '7번방의 선물'의 연장이라는 느낌이 들더라. 갇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밀도 있는 이야기인데 '7번방의 선물'이 아이와 아빠로 국한되었다면 '이웃사촌'은 구성원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겠더라. 80년대 군부시절의 사건 사고도 다시 봤는데 YS나 DJ에 대한 책을 보다 보니까 서슬퍼런 호랑이 같은 정치인들도 집에서는 순한 양처럼 지낼수 있겠다는 부분에 굉장히 공감이 가서 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라며 '이웃사촌'을 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 했다.

'이웃사촌'을 보면 연상되는 근현대사의 인물들이 있기에 혹시 정치영화를 하고 싶었던 거냐는 질문에 이환경 감독은 손사래를 친다. "정치영화에는 관심이 없다. 사람들간의 교감과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당시에도 누군가가 정치영화로 만들라고 했으면 안한다고 했을거다. 누군가를 도청하고, 또 다른이는 누군가가 나를 도청하고 있다는 걸 알고, 그러면서 그들끼리 '듣고 있소? 내 말동무가 되어주오'라고 서로 마음을 터놓고 소통하고 교감하는 판타지를 통해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었다"라며 이환경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이야기 한다.

참으로 오랫동안 가족의 따뜻함을 영화로 그려내는 이환경 감독이다. 이렇게 세밀하게 한 장르를 잘 해내는 사람이라면 다른 장르도 잘 하지 않을까? "장르에 대해 넓혀보라고 제 딸을 비롯해서 주위에서도 이야기 하시는데, 저는 가장 잘 하는 걸 하고 싶다. 스팩트럼을 넓히더라도 '가족'이라는 근간은 변함없을거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고집스레 이야기 한다. 가족 이야기를 이렇게 공들여 빚어내는 이유가 뭘까? 이환경 감독은 "언제고 나이가 들어서 제 인생을 반추할때 제 영화가 앨범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 영화를 찍을 당시의 제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이 영화 속에 투영이 되어 있다. 그래서 제 아버님 성함도 넣고 아이의 이름도 극중 인물 이름으로 넣게 된 것이다. 제 영화의 역사가 제 인생의 역사를 반영할 것이고, 그러다보니 저를 위해 만드는 영화이기도 하다. 제 영화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온화한 기운을 받게 되길 바라고, 영화로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따뜻한 사람이 만든 영화이니 작품속에서도 사람에 대한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돼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25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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