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애프터스크리닝] 대사 없이 펼치는 소리없는 아우성, 스크린 찢는 유아인의 열연 '소리도 없이' ★★★☆

기사입력2020-10-08 16:24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 줄거리

iMBC 연예뉴스 사진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근면성실하고 전문적으로 시체 수습을 하며 살아가는 ‘태인’과 ‘창복’. 어느 날 단골이었던 범죄 조직의 실장 ‘용석’에게 부탁을 받고 유괴된 11살 아이 ‘초희’를 억지로 떠맡게 된다. 그런데 다음 날 다시 아이를 돌려주려던 두 사람 앞에 '용석'이 시체로 나타나고, 두 사람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 비포스크리닝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변희봉 주연의 SF 단편 '서식지'로 연출력을 인정받으며 충무로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홍의정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아 첫 장편영화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신인감독이지만 유아인, 유재명 두 배우가 입을 모아 '독특하고 좋았다'라고 시나리오를 칭찬했던 만큼, 그리고 두 배우가 출연하는 만큼 어떤 새로운 볼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지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위해 유아인은 15kg을 증량하고 삭발을 하며 '묵묵한' 캐릭터를 위해 준비했다고 한다. 또한 대사 없은 연기를 펼친다고 하는 유아인의 색다른 모습도 기대 된다.

물론 유재명과 유아인의 케미에 대한 기대도 두말 할 필요 없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 애프터스크리닝

몸은 건강하지만 말을 하지 않은 사람과 몸이 불편하지만 말은 잘하는 사람의 상생조화는 의외로 코믹했다. 비록 이 사람들의 일상은 비루했지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남의 것을 탐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기도하며 사는 마음이 있어 지금 그대로도 행복했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은 엉뚱한 방향으로 조금씩 엇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처참했다. 하나하나 들여다 보면 착한 사람들이고 자신의 일에 열심일 뿐인데 악의를 갖지 않는다고 해서 착한 사람일 수는 없었다. 선의를 가지고 한 일도 주인공들을 평온한 삶으로 놔두지 않았다. 어린 소녀조차 마냥 어리지 않았다. '상식이 있는' 초등학생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으며 그 결과 모두가 행복하지 않은 상황을 맞이 했다.
굉장히 영리한 스토리였다. 개인의 도덕적 기준이 우선인지 사회적 기준이 우선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악에 대한 신념과 가치관의 근본에 대한 고민도 하게 한다. 한결같이 성실하기만 한 영혼들을 보여주면서 상황은 지독하게 비극적이다.
유재명-유아인의 연기 호흡도 그만큼 빛났다. '안분지족'하자는 유재명의 잔소리는 관객들의 귀에도 오래도록 남을 정도였으며, 대사 없이 표정과 눈빛만으로 연기했던 유아인의 모습은 스크린에서 땀냄새가 난다고 느껴질 정도로 짙었다.
비루한 이들의 일상과 대비되게 영화의 미장센은 파랗고 초록이고 핑크로 아름답게 채색되었다. 시체 처리를 위해 입은 비옷 조차도 노랗고 화사하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범죄 영화라는데 이런 색채감도 크게 한 몫한다.
감독은 이 영화를 "끔찍한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사회의 관계와 태도에 집중하게 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맞다.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열심히 자기 일을 할 뿐, 그 일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때는 아무 일도 없이 평화롭다가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상황은 갑자기 어지럽게 된다. '골치 아프기 싫어서 모른 척 하는' 우리네 상황을 묘하게 비틀어서 보여준다.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소리도 없이'는 10월 15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