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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터뷰] 문가영, 정성스레 쌓아 올린 '그남자의 기억법'

기사입력2020-05-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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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가영이 '그 남자의 기억법'으로 제 입지를 단단히 다졌다. 주연의 무게를 거뜬하게 짊어지고, 선배 김동욱과의 로맨스를 마침맞게 해낸 것이다. 그의 호연 덕분에 작품의 마니아층은 갈수록 두터워졌고, 문가영의 가치 역시 수직 상승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문가영이 활약한 MBC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극본 김윤주·연출 오현종)은 과잉기억증후군으로 1년 365일 8760시간을 모조리 기억하는 앵커 이정훈과 열정을 다해 사는 라이징 스타 여하진의 상처 극복 로맨스 드라마다. 지난 13일 종영됐다. 무엇보다 뜨거운 화제성이 괄목할만한 대목이다. 각종 커뮤니티 드라마 광팬들이 끊임없이 언급하며 애청하고 호평했기 때문. 세계관에 빠져 몰입하고, 공감하는 마니아층도 굉장히 두터운 편이었다.

화제성의 중심에는 문가영이 있었다. 정확이 말해 그가 연기한 여하진이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주인공 남녀 커플 여하진과 이정훈(김동욱)은 '기억커플'이라는 애칭을 얻어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았다. 여하진은 극중 열정을 다해 사는 라이징 스타로, 남들보다 늦은 나이인 24살에 광고 모델로 데뷔해 곧바로 드라마까지 진출한 인물. 문가영은 작품은 물론 역할까지 큰 사랑을 받은 비결을 묻자 '정성'이라고 답했다. 치열하게 파격 변신을 보여주려 애쓰던 이전의 다듬어지지 않은 솜씨가 아닌, 그야말로 정성껏 역학을 대하고 공감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하 문가영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Q.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작품을 마친 소감이 어떤가?

A.
어제까지는 실감이 안 났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기억을 되뇌고, 떠올리다 보니 이제야 조금 실감이 난다.

Q. 여하진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첫 감상은 어땠나?

A.
전작 '위대한유혹자. 당시 느낀 감정이 있다. 한 단어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욕심나고 괜히 잘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다. 이번 하진이라는 친구를 만났을 때도 비슷한 감정이 느껴졌다. 이 역할을 나 말고는 대체할 수 없었으면 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 졌다.


Q. 배우가 배우 역할을 맡아 연기하는 기분은 남달랐을 것 같다.

A.
현실에서 하지 못한 일들을 연기로 표현해 짜릿했다. 막상 시작하니 어렵고 되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었다. 배우는 전문 직업군으로 나누기 힘들지 않나. 연기자가 어떠한 색을 입히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니 말이다.

Q. 참고한 대표적 여배우의 모습이 있나.

A.
그 지점도 분명 고민해봤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참 많더라. 차별화시키고 싶었다.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고, 여하진 그 자체를 녹여내고 싶더라. 설정상 실제 내 나이보다 많으니 톤을 조금 무겁게 내볼까 하다가도, 그냥 내가 여하진을 마주한 첫인상 그대로를 최대한 담아봤다. 막연하게는 여자 팬들이 사랑하는 그런 스타상을 그려내고 싶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여하진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따로 있더라. 직접 관리하는 이유가 있나?

A.
시놉시스에 SNS스타라고 적혀있다. 감독님이 '운영해보면 재밌겠다'고 하셨다. 혹시 만들었는데, 반응이 없으면 슬플 것 같았다. 그럼에도 우리 작품 시청자 단 한 명이라도 몰입하고 재미를 느껴주시면 그만한 감사한 일이 없다는 생각에 진행하게 됐다. 아직까지도 계정을 남겨뒀다. 우리가 받은 큰 사랑을 보답할 매개체로 작용했다. 작품은 끝났지만, 하진이가 실존하는 것처럼 비하인드도 꾸준히 올릴 생각이다.

Q. 여하진을 떠올리는 문가영의 눈에 하트가 반짝인다. 역할을 사랑했나?

A.
맞다. 나에게는 아직도 아리고 떠올리면 감상에 젖는 작품이고 기억이다. 여하진 역할,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 흔한 멜로, 뻔한 로맨틱코미디가 아니다. 주로 남자 캐릭터가 사랑받기 쉬운 특성이 있다. 하진이만큼은 예외였다. 로코나 멜로에 있어 특화된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런 특장점을 지닌 역할을 연기한 건 배우 입장에서 축복이다. 행복했다.

Q. 여하진의 명장면, 명대사를 꼽자면?

A.
마지막 장면이다. 할리우드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며 여하진이 뱉은 대사는 '그 남자의 기억법'을 관통하는 메시지이자, 기획의도였다. 여하진이 갑자기 다시 한국에 돌아오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이정훈 앵커가 아닌 나를 위해서, 하루하루 영원히 기억될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 곳에서 함께 기억하고 사랑하겠다'는 대사다. 그런 말을 내 입으로 연기할 수 있다는 게 그저 감사하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여하진이라는 배우에게서 문가영 배우가 배운 점이 있다면?

A.
난 스스로에게 가혹한 편이다. 분명한 단점이다. 작은 일도 계속 생각하고, 약속시간에 조금만 늦어도 정말 집착한다. 1분이 늦으면 수명이 줄어들 정도로 스트레스받는다. 타인이 그렇게 행동해 피해를 입어도 티를 내지 못한다. 여하진은 그렇지 않다. 할 말을 현명하고 영리하게 할 줄 아는 사람이다.

Q.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기억'이다. 잊지 못할 기억이 있나.

A.
독일에서 보낸 학창 시절은 꿈만 같아서 잊지 못한다. 인생을 반으로 접는다면 그 시절이 기준점이다. 한국에 오자마자 연기를 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참 애어른처럼 굴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애쓰는 습관을 들였다.

Q. '그남자의 기억법'은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A.
나에게 조급해하지 않을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한 감사한 작품이다. 감성에 젖어 기억을 더듬으면 아직도 눈물이 고일 정도다. 아름다운 작품이다.

Q. '그 남자의 기억법' 전과 후로 나눠 표현하자면?

A.
늘 메모하며 정리하는 습관이 있어서 남겨둔 걸 살펴보니 예전에는 정말 치열하게 임했더라. 날 빨리 입증해야 하고, 인정 받아야하는 조급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정성껏 임했다. 그리하니 결과가 더 좋더라. 큰 것을 배운 셈이다.

이전에 나는 빨리 최대한 많은 작품을 빨리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 나이에 잘할 수 있는 작품과 역할로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나에게 '그 남자의 기억법' 여하진을 새겼다는 게 아주 기쁘다. 나와 정반대의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조급함보다는 그간 해온 비슷한 결이라도 내가 잘할 수 있고 소화할 수 있는 걸 멋지게 해내도록 노력하겠다.


iMBC 이호영 | 사진 키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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