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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식빵을 통해 생각해 보는 빵 이상의 것 '펠리칸 베이커리' ★★★

기사입력2020-03-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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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iMBC 연예뉴스 사진

도쿄 아사쿠사에 위치한 빵집 ‘펠리칸’은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붐빈다. 판매하는 빵은 식빵과 롤빵, 단 두 가지. 평범해 보이지만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진심의 맛으로 78년 동안 사랑받는 베이커리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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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포스크리닝

'펠리칸 베이커리'는 1942년 개점 이래, 식빵과 롤빵 단 두 가지 종류로 사람들의 일상을 사로잡은 특별한 빵집 ‘펠리칸’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수십 가지 종류의 새로운 빵들이 가득한 시대에 기본 빵인 식빵과 롤빵만 판매하는 ‘펠리칸’은 긴 세월 동안 빵 종류를 추가하거나 변경하지 않았으며, 착실하고 정직한 신념으로 현재 제빵업계의 ‘재산’이라고 불릴 만큼 높은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과연 이런 빵집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는 어떤 느낌일까? 왜 두 종류의 빵만 만드는지도 궁금하지만 이런 빵집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저녁 시간에 흔히 보는 생활정보와는 어떻게 다른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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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프터스크리닝

유튜브로 먹방을 보며 밥을 먹고, TV에 소개된 맛집을 검색해 맛여행을 떠나는 요즘 우리가 요식업을 받아들이는 기준은 어느 수준일까? 일단은 백선생님이 떠오르는 '골목식당'이거나, '최강달인의 비밀 레시피'라는 성우의 나레이션이 인상적인 '생활의 달인'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가족까지 등장해 세미 다큐멘터리 느낌을 낸 '서민갑부' 정도. 음식 관련된 여러가지 TV프로그램이 있었고 화려한 음식 비주얼 또는 높은 매출을 올리는 사장님만의 비법 공개들에 익숙해 진 우리이기에 '펠리칸 베이커리' 같은 다큐는 정말 '식빵' 같았다.

샌드위치나 토스트를 해야 개성이 주어지는 식빵은 밥으로 치자면 백반집에서 반찬이 나오지 않은 공기밥이랄까? 식빵이 주인공이라면 의례히 빵을 뜯어 얼마나 여러 결로 곱게 나눠지는지, 입에 넣으면 얼마나 쫄깃하거나 부드러운 식감인지가 소개되기 마련인데 이 다큐멘터리는 그렇지 않다. 사장과 직원들이 빵을 반죽하고 오븐에 집어 넣고, 다 구워진 식빵을 꺼내는 모습만 지겹도록 많이 보여준다. 물론 그 지겨운 모습은 바로 이 베이커리가 74년동안 계속해오고 지켜왔던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반복되는 영상과 덤덤한 인터뷰들, 감각적이지 않은 배경음악들이 이상하게 '식빵'을 더욱 '식빵' 답게 보여주는 것 같다. 말이 쉬워 74년이지 그 세월을 살아오고 지켜온 이들의 시간은 얼마나 길었을까? '작은 것을 착실히 해 나가는 것, 작은 것의 착실한 반복'으로 만들어 낸 시간이며 그 결과가 한결같은 맛의 비결이라는 베이커리 사장의 말은 담담하지만 큰 울림이 있는 말이었다.


'생활의 달인'에서나 볼 수 있는 비법 효모, 기적의 타이밍, 한끗의 비결 같은 건 없다. 하지만 '식빵'이 단순히 먹는 음식이 아닌 '살아 있는 효모'로 만들어진 생물이며 오랜 세월 동안 고집있게 지켜온 것이 오히려 그 누구보다 더 빠르고 좋은 것이 된다는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코로나19로 영화계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지만 '펠리칸 베이커리'는 4월 2일 개봉 예정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영화사 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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