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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김남길 "나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스타일"

기사입력2020-02-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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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열혈사제'로 'SBS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김남길을 만났다. 토속적인 소재의 한국형 퇴마사를 연기한 영화 '클로젯'의 홍보를 위한 인터뷰였다. 태어나 처음으로 염색을 했다는 김남길은 다음 작품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며 어색한지 앞머리를 만지작 거렸다. 자신의 아픈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웃으며 이야기 하는 김남길의 호쾌함에 새삼 놀라면서도 감탄했던 시간이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영화 '클로젯'에서 퇴마사 경훈을 연기하며 뒤 늦게 등장해서 영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A. 원래 시나리오에서도 그 정도에 등장한다. 영화 상으로는 시작하고 30분 쯤 지난 뒤에 등장하는데, '이나'를 찾으려는 '상원'을 순수하게 봐주지 않는 사회와는 반대로 사람으로 해결하자는 메세지를 주려고 등장하는 인물이다.

Q. 퇴마를 하는 인물인데 설정이 독특했다. 고정관념을 깨는 퇴마사였다.
A. 어찌보면 유튜버 같은 캐릭터다. 시나리오에서의 캐릭터는 건조한 편이었다. 하지만 퇴마라는 포인트로만 가져가면 관객들이 보기 힘들 것 같아서 편하게 갈 곳은 편하게 가자고 감독과 상의 했다. 오컬트지만 일반적으로 보는 진중함을 따르고 싶지 않았다. 퇴마를 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부분에서는 진중하되 기본적인 성향은 밝고 통통퇴는 느낌을 가져가려 했다. 직업적인 전문성은 가져가되 사기꾼 같은 모습도 살짝 보여주려고 애썼다.

Q. 주문을 외우는 장면을 연기할 때는 어땠나? 주술도 신경을 많이 쓴 걸로 알고 있다.
A. 주술을 신경 많이 썼다. 종교적으로 불편함이 없길 바래서 고르고 골라 한달을 연습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힌두교 주술이었고, 뜻 자체가 잔인해서 유럽에서 금기시 되는 주술이라더라. 그래서 다시 한국 적이고 토속적인 주술들과 짜집기를 해서 새롭게 만들었다. 혹시라도 오컬트 마니아들이 봤을 때 주술에 대한 불편함이 있을까봐 바꿨다. 그렇게 바꾼 주술을 진지하게 외워야 하는데 옆에서 하정우가 많이 놀려서 현장은 코미디로 번외편을 만들어도 될 정도로 재미있었다. 주술을 평소처럼 외우면 별 문제가 없는데 감정이 들어가고 템포가 있는 부분이 오면 제 호흡이 딸려서 그걸 자연스럽게, 웃기지 않게 극복해야 했다.


Q. 첫 등장이 원씬 원컷이었다.
A. '경훈'이 인터넷 수리를 하는 사람인척 연기를 하며 등장하는 것이니까 연극하는 것 처럼 보이려고 설정을 그렇게 잡았다. 인위적으로 보이게끔 공간 안에서도 공간감을 주려고 여기 저기 왔다 갔다 하고 쉴새 없이 이야기를 하면서 한 컷으로 찍었다. 컷을 나누면 멋부리는 것 처럼 느껴질까봐 그랬다. 영화 '미스 슬로운'에서 주인공이 팀원들과 이야기 하면서 단순한 무빙만으로도 긴장을 가져왔는데 그런 장면을 만들어 보고자 했던 장면이었다.

Q. 영화 중간에 나오는 '신과 함께' 이야기는 애드립이었나?
A. 그 장면이 본격적으로 몰아붙이기 전 숨돌리기를 하는 장면이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온 애드립이었는데, 그 장면대로의 재미가 있었다.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도구로 영화 이야기를 했던 거고 '기묘한 가족' 이야기도 하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그만 하라고 말리셨다.

Q. 영화가 특이했던 게 오컬트라고 하기엔 사회적인 메시지도 담고 있었다.
A. 시나리오를 봤을 때 영화적인 표현을 위해 IMF 시대를 담았고, 그래서 시대극인가 싶기도 했는데 아이들이나 학대에 대한 이야기더라. 그렇다고 사회고발적인 영화는 아니다. 명진의 이야기를 극단적으로 표현하다보니 그렇게 보이는데, 사람으로 인해 생긴 문제에 대해 사람이 직접 해결하는 것으로, 상처 주는 사람 따로, 위로해 주는 사람 따로 있는게 아니니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다.

Q. 혹시 촬영은 했지만 편집되어서 아쉬웠던 장면이 있나?
A. 경훈의 전사와 후반부에 빙의되는 장면이 조금 편집되었다. 경훈의 집안 자체가 무당집안이고, 신내림을 받지 않고 살려다가 엄마가 돌아가시게되고, 그 원을 찾다가 '명진'이 까지 알게되는 과정이 있었는데 이 부분은 자칫하면 경훈이 복수를 위해 명진을 죽여 원귀를 없애는 걸로 이해될까봐 편집 하신 것 같다. 이 부분은 편집된 게 오히려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 그런데 병원에서 몸이 떨리는 장면은 교차편집이 있었는데 사라져서 아쉬웠다. 엄마와 해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그 부분이 편집되었고 뒤에 장농에서 튀어 나온 다음에 명진의 엄마를 찾고, 명진의 엄마로 빙의된 상황에서 명진이와 이야기 하는 부분도 없어져서 아쉬웠다. 함축적으로 보여지기 위해서였겠지만 자칫 장면을 오해할수도 있을 것 같더라.


iMBC 연예뉴스 사진

Q. 영화가 너무 무서웠다. 무서운 영화를 좋아하시나?

A. 무서운 영화는 못 본다. 이 작품 때문에 감독과 '애나벨'을 봤는데 거의 스킵하면서 봤다. 예전에 '오멘'을 봤는데 그 영화가 너무 강렬해서 그때 이후로 엘리베이트를 타도 가운데에 못 서고 사이드 쪽에 서 있는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믿는 편이고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 증세를 갖고 있다.

Q. 초자연적인 현상 어떤걸 믿으시나?
A. 자기 전에 항상 책상에 의자를 집어 넣는다. 빼놓고 자면 밤사이에 누가 앉는다는 말이 있더라. 그리고 밤 12시에서 새벽 4시 사이에는 꼭 자려고 한다. 귀신을 실제로 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온 몸이 오싹해 지는 느낌은 든 적이 있다.

Q. 최근에 하는 영화들이 장르적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좀비거나 퇴마사거나.
A. 스스로도 땡기는 작품을 선택하는 스타일인데, 재미있고 독특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도전의식이 있다. 잘 될만한 상업영화는 저를 잘 안 쓰시니까 제가 독특한 걸 하게 되는 거 아닐까? (웃음) 이런 장르 영화들이 잘 되면 저한테도 대중적인 영화가 오지 않을까? 하정우와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했던 이야기인데, 우리나라에서 제작되지 않은 소재의 영화를 만들어서 조금씩 평을 들으면 이런 영화가 또 제작되고 투자되는 선순환이 되지 않을까 했었다.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한다.

Q. 뭔가 마음의 아픔이 느껴지는 답이었다.
A. 어릴때 '선덕여왕'으로 주목받았을 때에 비해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그 사이에 나도 바뀌고. 중간에 많이 나를 내려 놓게 되었다. 한두 작품으로 배우가 완성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그래도 내가 하는 작품이 잘 됐으면 하는 욕심은 있다. 그래야 다음 기회라는 게 있더라. 나도 120점에서 출발하고 싶고,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감독에게 기회를 받아 보고 싶었다. 그런데 쉽지 않았고, 그렇게 되다 보니 80점 짜리로도 120점을 만들어 보고 싶더라. 그래서 120점을 만들면, 120점으로 시작한 사람들은 어느 새 200점이 되어 있더라. 빈익빈 부익부 같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스타일로 작업한다.

Q. 약간의 부침이 있는 시기를 겪었지만 지난 해 연말 연기대상도 받으며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A. 10년 만에 '열혈사제'로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상은 선물 같은 것이라고 형들이 이야기 해주더라. 많은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 좋은 일이 있어도 자제하려고 하고 안 좋은 일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보려고 한다. 갑자기 큰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두렵고 불안해지더라. 하루이틀은 너무 좋았는데 이후로는 잊어버리려 한다. 감사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너무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

Q. 오늘까지 관객이 88만, 곧 100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에게 영화를 소개하자면?
A. 이 영화는 오컬트 휴먼 드라마라고 할수도 있다. 공포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유럽풍의 세트와 토속적인 신앙으로 퇴마를 하는 부분이 교차되어 독특한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어렵지 않고 쉽고 편하게 두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것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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