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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전도연 "신인감독과의 작업, 저에게는 동기부여와 같은 의미"

기사입력2020-02-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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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강렬한 연기로 '역시 전도연'이라는 감탄을 불러 일으킨 전도연을 만났다. 12일 개봉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개봉일을 연기 했다가 다시 개봉일을 확정한 날이기도 했다. 들뜬 목소리로 "저희 영화 19일 개봉 확정 했어요. 축하해주세요"라는 전도연의 목소리는 예상보다 크고 단단했다. 작은 체구인데 어떻게 저렇게 소리가 뻗어 나올까?

iMBC 연예뉴스 사진

전도연의 존재감은 그랬다. 영화에서 무려 50분 만에 등장하지만 마치 처음부터 있었던 것 처럼 영화를 장악했고, 그녀의 눈빛이, 대사 하나가, 표정이 뭘 하려는 건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시나리오 자체가 강렬했고, 그안에서 연희의 등장이 파격적이었다. 등장하는 에피소드부터 강렬했었기에 힘 빼고 연기하자 생각했다"라는 전도연은 첫 등장하던 장면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아무리 설탕으로 만든 병이라고 해도 누군가를 때리는 장면은 부담스럽다. 그래서 되도록 한번에 끝내려고 엄청 신경을 많이 쓴다. 사람들이 봤을 때는 잘 하면서 엄살 부린다고 하겠지만 현실에서는 겁을 내면서 찍었다"라며 의외의 속내를 털어 냈다.

어떤 장면들은 느와르 같지만 전반적으로는 블랙코미디인 영화였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 들었을 때 전도연의 느낌도 그러했다고 한다. "장르적으로 보면 느와르 일 수도, 그래서 뻔할 수 있었는데 시간 설정이나 인물들의 이야기가 새로왔다. 그런 새로움에 끌렸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히며 "저는 처음부터 블랙코미디로 작품을 해석했는데 가편집본을 보고 많이 놀랬다. 내가 찍은 게 이런 영화였나? 싶게 블랙코미디의 요소가 없었다. 하지만 완성된 영화를 보니 다행이 모두가 원하는 영화로 만들어졌더라. 제 영화지만 보면서 많이 웃었다. 인물 하나하나가 너무 잘 살아 있어서 좋았다"라며 최종적인 완성작이 나오기 전까지 많은 수정과 편집과정이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이야기를 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깊은 전도연이었다.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가 아닌 다른 캐릭터에 대한 해석도 깊이가 있었고 그래서 상대 배우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애정이 가득했다. 극중에서 워맨스를 보여주는 신현빈에 대해 "'변산'을 잘 봤다. 보고 싶었던 배우였는데, 캐릭터를 위해 머리를 자르고 왔더라. 큰 각오를 하고 캐릭터를 준비했다는 게 느껴졌다. 얼굴만 예쁜 친구가 아니라 마음 속으로 준비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고 도움이 되고 싶었다."라고 이야기 했다. 윤여정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가장 먼저 생각난 분이 윤여정 선생님이었다. 처음에 거절하셨다고 들었는데 너무 긴장감과 재미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매력적인 인물 같아서 전화를 드렸었다. 며느리가 거짓말 하는 건지 시어머니가 거짓말 하는 건지 모르겠어서 숨바꼭질 하게 하는 인물이라 너무 좋다고 이야기 하니, 선생님이 "그렇게 좋으면 니가 하지 그러니?"라고 하시면서도 흔쾌히 승락을 하셨다."라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시나리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시나리오가 안 좋았으면 아무리 제가 같이 하자고 해도 안 하셨을 텐데, 이 영화는 모든 배우들이 "대본이 너무 좋아서 이 이상 내가 할 게 뭐 있어?"라고 할 정도로 좋은 시나리오였다"라고.


iMBC 연예뉴스 사진

데뷔 이후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던 정우성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함께 촬영한 첫 장면이 정우성에게 애교부려야 하는 장면이었는데 "너무 잘생기기도 했고, 쑥쓰러워서 그 장면이 너무 힘들었다. 편하게 할줄 알았던 장면이었는데 첫 대사가 어렵고 낯설더라. 오며가며 현실에서 봤던 정우성이 아닌, 캐릭터 '태영'과의 어색함 때문에 정말 힘들게 찍은 첫 장면이었다"라고 회상하며 "다시 한번 정우성과 작품을 한다면 로코나 멜로 보다는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내가 해보지 않았던 장르지만 정우성과 하면 재미있겠다 싶었고, 정우성의 연기를 현장에서 처음으로 봤는데 자신을 내던지면서 캐릭터를 구현하는 모습이 좋았다. 정우성과 함께라면 코미디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의외의 케미를 이야기 하기도 했다.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이미 세계적인 배우인데도 불구하고 전도연은 이번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4개 부분의 수상 결과에 대해 놀라움과 감탄을 감추지 않았다. "감독상, 각본상, 최우수 작품상까지 받았는데 배우상이라고 왜 못 받겠나. 이제 포문이 열렸으니 우리에게 모든 가능성이 열렸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타이밍이 되었다"라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대단한 커리어 인데 반해 의외로 신인 감독과의 작업도 망설이지 않는다는 전도연은 "장르적인 다양성이 사라졌다는 안타까움이 오래되었다. 그렇기에 시나리오에 대한 동의가 된다면 신인감독의 이야기를 제가 하고 싶다. 대단한 감독님들도 많지만 그분들의 이야기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신인 감독들은 이야기를 할 기회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 내가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고, 들어줄 만한 이야기라면 관객들에게도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 부터 해왔다. 마치 저에게는 동기부여와 같은 의미다"라며 한국 영화를 이끌어 가는 주역 다운 이야기를 했다.

신인감독의 작품 뿐 아니라 카메오 처럼 한 장면을 출연하는 영화도 마다하지 않는 전도연이다. '백두산'에서 단 한 장면에 출연했지만 누구보다 강렬했고 존재감이 대단했었다. 하지만 전도연은 '백두산' 촬영 현장이 '남의 현장' 같았다고 했다. "감독님과 친하게 지내서 밥 먹다가 호기로 "내가 뭐라도 해줄께"라고 말 한 계기로 출연하게 되었다. 마치 아르바이트 하듯이 하루 가서 촬영을 했고, 너무 친밀하게 오래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 스탭 사이에서 완전 이방인 처럼 어색했다. 초반에 준비할 때 북한 사투리를 배워보고 한참만에 촬영을 했는데 사투리가 익숙하지 않았기에 민망해서 시사회를 못 가겠더라. 그러다가 워낙 관객도 많이 들고, 제 연기가 괜찮았다는 평도 많이 보여서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는 자연스럽게 나왔더라. '백두산'을 통해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아도 전도연이라는 배우에 대해 관객들이 호의적으로 받아주신다는 걸 알게 되었다."라며 카메오 출연이었지만 반갑게 맞아준 관객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전도연의 한 해 소원은 "닥치는 대로 일 하고 싶다. 한 해를 일로 꽉 채우고 싶다"라며 차기작에 대한 소식도 전했다.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을 하게 되었다. 몇번이나 호흡을 맞췄던 이병헌, 송강호와 함께 연기하게 되었다. 시나리오 자체가 좋아서 하겠다고 했다"라고 이야기 하며 '천만관객'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전도연이 출연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메가플러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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