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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人스타] 최민식 "한석규와 연기하면서 이런게 궁합이구나 싶었다"

한국영화홈페이지 2019-12-28 08:00
[人스타] 최민식 "한석규와 연기하면서 이런게 궁합이구나 싶었다"
세월이 지나도 영원한 '올드보이' 최민식을 만났다.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에서 장영실로 분해 기록이 많지 않아 미지의 인물이었던 장영실을 현실로 그려낸 최민식이었다. 대학 후배 한석규와의 오랜 우정이 세종과 장영실 사이의 끈끈한 관계로 반영되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장년의 브로맨스를 선보인 최민식은 여전한 달변과 열정적인 마음으로 영화에 대해 이야기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천문'에 참여하시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A. 한석규와 제가 동시에 대본을 받았고, 허진호 감독과 통화를 했는데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다. 세종을 누가 할 지, 장영실을 누가 할 지 두 사람이 알아서 정하라"고 하더라. 무슨소리냐 싶어서 일단 읽어봤는데 지금의 영화와는 조금 달랐고, 나름대로 오랜 시간 동안 어레인지를 해서 지금의 영화가 나오게 되었다. 한석규가 본인이 세종을 하겠다고 해서 내가 장영실을 하게 되었다.

Q. 세종 역할에 욕심은 없으셨나?
A. 세종도 궁금하긴 했는데 그게 크게 작용하지는 않았다. 장영실이 더 할게 많아 보였다. 가장 비정치적이고 오로지 뭔가를 만드는 재미에 취해 있는 사람, 그걸 알아주는 세종 옆에서 마음껏 실력을 뽐내고 싶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더 열린 인물 같았다. 실제로도 장영실이 세종보다 7살이 많았다고 하던데, 장영실의 젊었을 때의 모습부터 나이 들어서의 모습까지 처해진 상황에 따른 변화된 감정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Q. 한석규와의 작업은 어땠나?
A. 이 영화가 다른 장르였어도 한석규와의 작업은 무조건 했을 것이다. 한석규와 영화를 하고 싶었다. 한번 만날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역시 같이 작품을 해 보니까 괜찮았다. 한석규는 대학교때와 똑같이 한결같았다. 어릴때도 "형은 왜 연극을 하려고 해?"라고 물었는데 지금도 "형은 왜 연기를 하려고 해?"라고 묻더라. 그 질문은 자신에게 물어보려는 걸 수 있다. 항상 진지하면서도 성실하게, 변함없는 철학과 자세와 톤으로 매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저런 동료가 옆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든든하고, 저런 동료인데 같이 작품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Q. 실제로 학교 선후배 사이인 두 분의 작업인데, 오랜 우정이 연기에 도움이 되었나?
A. 한석규와 실제의 오랜 우정이 정말 많이 도움이 되었다. 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단박에 알겠더라. 리허설때 한번 하는 것만 보면 저렇게 가는 구나 알겠고, 나도 이렇게 해야겠다는게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런게 궁합이구나 싶었다. 영화 후반부에 별체에서 세종과 따로 만났을 때 나도 모르게 먼저 눈물이 나왔는데 한석규도 같이 따라 울더라. 시나리오에는 서로 운다는 설정이 없었는데 나도 모르게 그 대사를 하는데 눈물이 났고, 한석규는 '지문에 없는 내용인데 왜 울지?'가 아니라 그냥 받아서 연기를 하더라. 한석규와는 디렉션을 주고 받거나 설명할 필요가 없는 사이였다.

Q. 촬영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내셨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배우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되었나?
A. 근정전 앞에서 드러누워 별 보는 장면이 한석규의 아이디어였다. 원래는 후원의 뜰을 거닐다가 돌에 앉아서 하늘을 보는 것이었는데 아예 드러누워서 별을 보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참 좋은 장면이었다. 세종의 인품도 보이는 장면이기도 하거니와 장영실의 입장에서도 세종의 품 속에서 그의 꿈을 스타트 하게 되는 결정적인 장면이 되는 건데, 눕지 않았다면 두 사람의 대화나 꿈이 절절하지 않았을 것 같다.

Q. 장영실과 세종의 의기투합한 모습이 천진하고 순수해 보이기도 하면서 묘하게 로맨틱하기도 했다. 그만큼 두 배우의 케미가 돋보였다.
A. 왕과 신하의 관계는 어찌보면 뻔한 사이 아닌가. 명령을 내리면 수행하는. 그러나 두 사람의 만들어 낸 업적은 너무나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고, 그걸 만들어 내기까지 두 사람의 관계가 궁금했고, 그걸 다양하게 표현해 내고 싶었다. 둘만의 시간이 있을 때 과연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 궁금했고, 새로운 관점에서 풀어내고 싶었다. 세종의 인품과 리더십도 부각시키면서 세종의 곁에 있고 싶은 욕심이 지나쳐서 파생적인 감정이 나오는 장영실도 그려내고 싶었다. 약간 모짜르트와 살리에르 관계 같달까. 두터운 두 사람의 정을 만들어 가기까지 고운정만 있었겠나. 미운정도 같이 표현하고 싶었고, 같은 뜻에 함께 기뻐하면서도 서로 질투도 하는 그런 감정도 보여지길 바랬다. 장영실은 좀 자유로운 영혼으로 버선발로 궁궐 안을 돌아다니면서 생각하고 뭘 만들어 내는 인물이고, 세종은 그런걸 어여삐 여기고 같이 놀아주는, 그런 유연한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천진난만한 몽상가들이 의기투합하는 세계를 그리다 보니 어찌보면 로맨틱하게도 보였을 텐데, 의도했던 부분들이 편집되면서 조금 덜 표현된 부분이 있기는 하다. 다 드러났다면 두 사람이 더 격의 없는 사이로 보였을 것 같다. 하지만 영화에서 두 사람의 케미가 살수 있었던건 전적으로 세종의 배려이고 그의 가치관 때문에 가능했던 상황이라 생각한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세종과 장영실의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었다. 두 사람의 절절한 눈빛 교환과 별 대사 없이도 전달되는 느낌들이 인상적이었다. 오래 공들여 찍었을 것 같다.

A. 그 장면은 리허설을 거의 안했다. 어짜피 세종은 장영실의 말이 거짓이라는 걸 알고 서로의 생각을 눈빛으로 읽는 장면이었다. 감정이 어마어마하게 소진되는 장면이고 그 타이밍이 지나면 다시 잡기 힘들어서 카메라 두대로 몇 테이크 안가고 마쳤었다. 허진호 감독이 우리 둘을 믿어줬고, 두세 테이크만에 끝났다.

Q. 장영실에게서 어떤 부분을 공감하셨나?
A. 장영실은 과학적 원리에 집중하셨는데 저는 감성, 이야기에 집중한다. 뭔가를 모아모아 빚어내고 창작해 낸다는 것에서 비슷함을 느꼈다. '명량'에서 이순신을 할 때 보다는 인물이 나와 유사함을 많이 느꼈다.

Q. 장군이나 왕 역할에 욕심은 안 나시나? 만약 세종을 연기했다면 어땠을 것 같은가?
A. (웃음) 내가 세종이었으면 대신들 다 쓸어버렸을거다. 왕 역할은 해보고 싶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왕이 세종만 계시는 건 아니니까 더 많은 연기에 목이 마르고 더 해보고 싶다. 사극 뿐 아니라 더 나이 먹기 전에 멜로와 코미디도 하고 싶다.

Q. '명량'이 아직도 역대 1위 관객동원을 한 영화를 기록하고 있다. 1천7백만 관객이었는데 '천문'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시나?
A. '명량'의 스코어는 잊었다. 저라고 왜 스코어에서 자유롭겠나. 자꾸 스코어에 연연해서 영진위 사이트에 들어가봤자 속만 뒤집어 진다. 스코어는 제 범위 안에서 해결되는 게 아니다. 스스로 작품에 대한 복기가 중요하다. 무엇이 문제여서 대중과 소통이 안되었는지, 무엇이 좋아서 대중과 소통이 잘 되었는지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관객의 트랜디한 성향만 쫒는건 아니지만 대중의 반응을 점검해 볼 필요는 있더라.

Q. 연기의 매력은 무엇인가?
A. 상상하는게 재미있어서 연기를 한다. 어떻게 하면 그럴듯하게 사실적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지가 연기인데 그 과정이 재미있다. 그때가 자유롭다. 저의 느낌과 감성 논리를 마음껏 펼쳐내고 그걸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결정해 내는 과정이 좋다.

역사상 거장 위대한 성군으로 조선만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조선 최고의 천재 과학자로 '세종'의 총애를 받으며 역사에 남을 수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한순간에 역사적 기록에서 사라진 '장영실'(최민식 분), '장영실'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작품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12월 26일 개봉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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