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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박정민 "현장에서 염정아 보는 순간 엄마 생각에 왈칵"

기사입력2019-12-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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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동’으로 ‘딱 사람 박정민인데?’라는 평을 받으며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연기를 펼친 박정민을 만났다. 그 동안 ‘박정민’ 하면 메소드 연기가 떠오르고, 캐릭터를 위해 몇 달간 피아노를 배우고, 랩을 배우고, 카드 셔플을 배우는 '학습하는 배우'로 많이 인식되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박정민이 그 자체로 청춘을 어떻게 보내는지, 박정민의 현실 삶은 어떤 건지를 편안하게 보여준다. 많이 편해졌고 편해진 만큼 친숙해지고 애정이 듬뿍 가는 캐릭터로 변신한 박정민은 30대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거리감 느껴지지 않는 10대를 연기하며 관객의 사랑을 받을 준비를 마쳤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영화 너무 재미있게 봤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어떤가?

A. 저도 언론 시사를 통해 완성본을 봤는데 촬영했을 때의 느낌과 조금 다르더라. 편집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많이 다듬어져서 배우 입장에서는 ‘어? 이게 나와야 하는 데 왜 안 나오지?’ 이러면서 ‘어라? 어라?’ 하다가 끝나서 한번 더 봐야 할 것 같다. 많이 교차 편집이 되었고 순서나 리듬이 시나리오와 좀 달랐다.
‘사바하’의 장재현 감독이 언론 시사를 보시고 재미있다고 하시면서 “근데 저거 박정민이잖아요!” 하시더라. 그 동안 연기했던 캐릭터가 박정민이라기 보다 극단적인 인물들이 많아서 연기할 때도 고민이 많고 어려웠는데 이 영화는 정말 제가 현장에서 편하게 즐기면서 어떻게 해야 더 재미있을지 신경 쓰다 보니 그런 게 영화에 잘 나온 것 같아서 기분 좋았다.

Q. 처음 봤던 시나리오 느낌과 어떤 부분에서 많이 달라졌나?
A. 시나리오를 받기 전에 웹툰을 먼저 봤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장르를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뭔가 다크하고 깊고, 건조한 느낌이 있는 영화가 되려나 생각했는데 촬영을 하면서 관객 입장을 생각하다 보니 만드는 과정에서 톤이 바뀌었다. 웹툰에서 ‘택일’이라는 아이는 결핍이 있는 인물이고 굉장히 나쁜 친구로 시작한다. 중반 이전까지 엄청 욕을 먹는 캐릭터다. 그런데 긴 회차에 걸쳐서 점점 독자들이 이 아이를 품어주게 되어 있는데 영화는 두시간 안에 이야기를 전달하려다 보니 처음부터 미움 받는 캐릭터로 시작되면 안 될 것 같았다. 말은 안 듣는데 너무 밉지 않은 아이로 시작하자고 합의를 봐서 촬영하면서 캐릭터를 더 다듬었고, 마동석과 촬영을 하면서 톤을 많이 조정했다. 마동석이 등장하면서부터 거석이형의 캐릭터가 살아야 이 영화가 살수 있겠다 싶더라. 원래 코미디가 없다고 생각했다가 마동석과 촬영하면서부터는 확실히 웃길 때는 웃겨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Q. 마동석의 비주얼에서 오는 임팩트가 대단했다. 현장에서 마동석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는 어땠나?
A. 충격적이겠지 하고 예상은 했었지만 실물로 보니까 되게 ‘열심히 사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엄청났다. 선배님이 가발을 쓰고 현장에 나타나는 순간 모두가 좋아했고, 그 순간 다들 이 영화의 톤을 인지했다. 이 영화의 색깔이 이거구나 싶고 너무 재미있었다.


Q. 어떤 배우들은 연기할 때 일부러 원작을 보지 않는다고도 하더라. 원작 웹툰을 이미 봤던 상황에서 영화 제안을 받았을 때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A. 굉장히 좋게 봤던 웹툰이었다. 충분히 감정을 강요할 법 한데 계속 예상을 벗어나면서 오히려 감정이 더 일어나게 만드는 면에서 굉장히 좋았다. 이런 방대한 사연을 어떻게 시나리오로 옮겼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해도 되겠다’였다. 덜어낼 건 다 덜어 내고 딱 해야 할 것만 충실히 담아 두셨는데 이정도로 충실히 작업하셨다는 건 고민을 엄청나게 하셨다는 증명이니까, 그런 감독님의 고민에 확신이 들었다.

Q. 말 뿐인 효자들에게 공감될 것 같다고 언론시사에서 이야기 했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지점에서 공감이 되었나?
A. 많은 아들들이 그럴 것 같은데 저도 부모님께 간지러운 말을 못 한다. 마음은 굴뚝 같은데 괜히 툴툴거리고, 부모님은 마음 상해서 뭐라 하시고, 나도 마음 상해서 화를 내고… 이러는 택일이의 모습이 많이 공감되었다. 저도 어릴 때 엄마에게 했던 게 있어서 택일이와 택일이 엄마와의 감정 부분에서 제일 공감이 되더라. 시나리오 보면서 이 영화는 거석이형의 존재감도 크지만 정말 중심이 되는 건 택일이 모자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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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엄마를 연기한 염정아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A. 영화 리딩을 할 때 처음 뵈었다. 선배님 연기를 어릴 때부터 봐 왔고, 그래서 설렘 반, 걱정 반, 어떻게 모실까 고민했는데 처음부터 ‘반가워요. 보고 싶었어요’라시며 감정을 감추지 않는 모습에 마음이 녹았다. 현장에서도 모든 사람들에게 표현을 잘 해주시고 좋아하는 감정을 감추지 않으셔서 저희도 편하게 선배님께 다가갈 수 있었다. 후반부 토스터 가게에서의 장면을 찍을때는 감정 씬이라 정말 고민을 많이 하고 갔는데 막상 현장에 가니까 저만 나오는 장면인데도 불구하고 제 옆에 같이 쓰러져 계시는 걸 보니 왈칵 감정이 쏟아졌다. 친 엄마 생각도 나면서 모든 고민이 사라지고 그 장면, 그 감정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고마운 선배다.

Q. 극 중에서 맞는 장면도 많이 나온다. 특히 마동석과의 액션은 어땠나?
A. 때리면 그냥 나가 떨어지는 액션이었고 잘 맞아야 하는, 맞는 척을 잘 했어야 했다. 어떻게 해야 재미있게 맞을 수 있을지는 마동석이 많이 도와줬다. 현장에 무술감독이 따로 없이 마동석이 즉석에서 만들고, 특히 야외 포장마차에서 맞는 장면도 마동석과 감독님이 재미있게 만들어 줬다. 맞는 장면이 정말 많았는데 연기하기에는 속 편했다. 때리는 연기는 ‘실수 하면 안 되는데, 한 번에 잘 해야 하는데, 다치면 안 되는데’ 등 많은 고민을 하기 때문에 연기하면서도 마음이 찢어지고, 안 하고 싶은 연기다. 극 중에서 많은 맞는 씬이 나오지만 정말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마동석이 트와이스 춤을 추다가 날 때리는 장면이었다. 시나리오만 봤을 때는 이 장면이 재미있을지 걱정되었는데 촬영하는 날 안무 선생님께서 오셔서 마동석이 춤을 배우는 모습을 보니까 ‘아 이거 재밌네, 재미있는 거였구나!’ 싶더라. 정말 재미있게 찍었고 제일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춤 추는 장면만 있으면 그 선생님께서 오시는데 체구가 조그만 분 옆에서 춤을 배우는 마동석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다. 선생님이 알려준 동작을 제대로 해도 체구의 남다름에서 오는 특별함이 있었다.


Q. ‘나 혼자 산다’ 예고가 나오더라. 언제 촬영하신 건가?
A. 지난주에 촬영했는데 금방 예고가 나오더라. 영화 때문에 급하게 출연한 건데 너무 아무것도 안 해서 죄송하더라. 원래가 조용하고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고, 밖에 잘 안 나가고 책 보거나 영화 보면서 시간 보내는 편이라 특별히 할게 없더라. 펭수는 진짜로 좋아한다. 요즘 저의 비타민이다. 펭수에 대해서는 찐인데 마치 방송 때문에 급조한 걸로 보일까봐 오히려 자중하고 있다.

Q. 30대인데 18살 반항아를 연기했다. 연기할 때 어렵지 않았나?
A. 자연스럽게 저의 10대때가 생각났다. 제가 고등학교때 했던 말이나 행동이 지금의 10대와는 다를 것 같아서 요즘 아이들이 쓰는 줄임말을 써봤는데, 늙은 사람이 고등학생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것 같아 보여서 영화에 도움이 안되겠더라. 그래서 그냥 제 방식대로 연기 했다. 정해인과 나이가 비슷하니까 또래끼리의 편안함을 보여주면 덜 부담스러울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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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 촬영 이후 말로만 하는 효도가 아닌 진짜 효도를 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A. 너무 갑자기 바뀌면 놀라실 까봐 효도할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다. (웃음) 제가 고등학생때와 스무살 때 이 일을 하는 걸 부모님께서 엄청 싫어하셨다. 조금 해 보다가 관둘거라 생각하셨던 것 같고 그래서 걱정도 반대도 심하셨는데 지금까지 연기를 하고 있음으로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 드린 건 그나마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Q.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는데도 어떻게 연기자의 꿈을 계속 키울 수 있었나?
A. 어렸을 때는 단순히 관심 받고 싶었던 게 이유였다. 꿈이 생길락 말락 할 때 친구들과 다른 일을 하면서 관심 받고 싶어서 시작했고, 그러다가 영화가 좋아지고, 어느 순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가 되었다. 정말 평범하게 공부하면서 조용하게 지냈던 아이가 어느 순간 좋아하는 일이 생기고, 빠지다 보니까 이거 말고는 할 게 없어졌다.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결정적인 뭔가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시작은 그랬던 것 같다.

Q. 이번 영화로 인해 얻은 게 있다면 어떤 것인가?
A. 어떤 작품은 촬영 전부터 막 열심히 잘 만들어 보겠다는 각오로 들어가는 반면 ‘시동’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그 과정에서 굉장히 사랑하게 된 작품이다. 그 전에는 스트레스나 압박감에 많이 시달리면서 작품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고, 행복하게 웃으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이것 저것 다 해보게 되더라. 작업하면서 느껴지는 행복감이 너무 재미있었다. 사실 영화는 이렇게 재미있게 작업했어야 하는 건데….

Q. ‘시동’ 개봉 다음날이 ‘백두산’ 개봉이더라. 서로 다른 영화이고 워낙 ‘시동’이 재미와 감동이 있어서 걱정은 안되지만 대진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슬프다. (웃음) 다 잘됐으면 좋겠다. 제가 너무 존경하는 분들이고 저도 가서 보고 싶은 좋은 작품이다. 이기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 저희 영화가 행복하고 재미있게 찍은 작품이고 그 느낌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어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

Q. 어떤 배우이고 싶은가?
A. 제 몫은 하는 배우이고 싶다. ‘우리나라에 저런 배우가 하나 있지’ 정도면 좋겠다.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꿈을 키운 후배로서 선배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부단히 노력을 해야겠지만 같은 영화인들이 봤을 때 창피하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고, 영화계 안에서 뚝심 있는 후배로 선배님들을 따라 가고 싶다.

박정민과 마동석, 정해인, 염정아가 열연을 펼친 따뜻하고 유쾌한 영화 '시동'은 18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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