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12월 9일,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이 국회 문턱을 못 넘는 실태를 보도했다.
지난 달 말, 국회에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이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규하며 과거사법 통과를 호소했다.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과 더 합의를 해 보겠다’고 말했지만 바로 다음 날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들고 국회를 멈춰 세웠다.
1975년 설립돼 1987년 폐쇄될 때까지 공식 사망자만 5백 명이 넘는 ‘한국판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 사건. 박정희·전두환 정권은 사회정화를 명목으로 ‘부랑인’들을 적극적으로 시설에 수용하라고 지시했다.
실적을 높이려는 경찰은 집 앞에 놀던 어린이를 꾀어 형제복지원으로 보내기도 했다. 1987년 당시의 검찰 수사는 철저히 진상을 축소하고 은폐하는 수사에 불과했다.
형제복지원에 감금됐던 피해자들은 복지원에서 풀려난 뒤에도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왜 그곳에 끌려가 고통을 받아야 했는지 지금 국가에게 묻고 있다.
진상규명을 위한 과거사법이 국회 본회의 직전인 법사위에 올라갔다는 소식을 들은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나경원 의원에게 무릎을 꿇었던 이유다.
하지만 과거사법 통과에는 자유한국당이라는 암초가 있었다. ‘스트레이트’가 국회 속기록을 확인한 결과 2017년 발의된 과거사법은 제대로 논의된 적도 거의 없다.
‘국회가 정상화 되면 논의하자’는 한국당 의원들의 발언만 가득했다. 논의가 조금 진행된다 싶다가도 ‘다시 처음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한국당 의원들의 주장 때문에 논의는 제자리로 돌아오기 일쑤였다.
과연 20대 국회는 국가 폭력 피해자들의 눈물을 끝내 외면할 것인가?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월요일 저녁 9시에 방송된다.
iMBC 김민정 | 화면 캡쳐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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