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人스타] 이시언 "연기도 예능도 주택청약도, 다 나의 운명"

기사입력2019-12-09 19:18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대배우 이시언이 드디어 첫 주연작을 공개했다. 매주 금요일 밤 MBC 대표 예능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친숙한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는 이시언이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블랙아웃 스릴러 ‘아내를 죽였다’를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2009년 드라마 ‘친구’로 데뷔한 이후 ‘응답하라 1997’, ‘W’, ‘라이브’, ‘플레이어’ 등 다양한 드라마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로 ‘씬 스틸러’의 면모를 보여왔던 이시언은 술에 취해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사이 아내를 죽인 용의자로 지목된 ‘정호’ 캐릭터로 변신, 자신의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놓인 극한 연기를 펼쳐 보였다. 첫 주연작을 언론에 공개한 이후 쑥쓰러운지 큰 쿠션을 가슴에 끌어 안고 수줍게 이야기 하는 이시언의 모습은 그 동안 방송을 통해 보여졌던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다. 허심탄회한 이야기와 솔직하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한 과거사는 마치 '사람이 좋다. 이시언 편'을 보는 듯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이번주 수요일(11일)이면 영화가 개봉된다. 개봉을 앞둔 소감은 어떠한가?

A. 불안하고, 떨린다. 작품을 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했었지만 고민이 있고 걱정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모습을 보여드린 연기는 그 동안 없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런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라이브’때 잠깐 그런 비슷한 모습을 보여드린 적은 있지만 제대로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동안 해보지 않았던 연기톤이어서 더 하고 싶었고 욕심이 났었다. 데뷔 이후 10년 동안 연기하면서 한 번도 안 해봤던 부분에 대한 도전이었다.

Q. 주인공 제안을 받았을 때 소감은 어땠나?
A. 처음에 놀랬다. 저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건 감독님에게 도전일 텐데, 제가 보여드리지 못한 저의 모습을 상상을 하고 캐스팅 하셨다는 것에 불안하기도 했다. 감독님께서 ‘나 혼자 산다’를 안 보셨다고 하시더라. 대신 지금 영화의 톤으로 짧게 했던 드라마들을 보셨고, 그래서 캐스팅 했다고 하시는데, 그 말씀을 듣고 나니 감독님이 그려낸 모습을 잘해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그 동안 안 해봤던 호흡을 하는 게 신이 나고 재미있었다. 예산도 부족했고 시간도 부족했지만 모든 장면을 오래, 재미있게 찍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떤 것인가?
A. 영화의 첫 장면 촬영이다. 정말 오래 찍었고, 데뷔 10년 만에 촬영한 가장 찐한 장면이었다. 왕지혜와 워낙 친했는데 그렇게 친한 친구를 뒤에서 안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힘들더라.


iMBC 연예뉴스 사진

Q. 첫 주연작이라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했을 것 같다. 의도대로 보여졌거나, 의도만큼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면 이야기 해 달라.

A. 이번 작품은 ‘정호’라는 캐릭터를 새로 만들어서 그 옷을 입은 게 아니라 이시언이 이런 상황에 빠져있다고 생각했다. 이시언이 술을 먹었고 다음날 내 아내가 죽었구나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 제가 ‘정호’의 상황이라면 인생이 이렇게 꼬이고 꼬여 바닥까지 내려가 상태에서 한편으로는 차라리 아내가 없었으면 오히려 홀가분하겠다는 생각도 들더라. 경찰이 찾아 왔을 때 처음에는 놀라지만 속으로는 차라리 혼자였으면 훨씬 마음이 편했겠다고 한번쯤은 생각 들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 관객에게 이런 느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Q. 영화의 엔딩이 특이하더라. 한 편으로는 허탈하기도 하고… 모자 아래로 보여지는 웃는 입꼬리가 참 묘한 느낌을 줬다. 배우 입장에서는 엔딩 스토리에 대해 만족스러웠나?
A. 개인적으로는 그런 엔딩이 마음에 든다. 인간의 본질을 잘 짚어낸 것 같았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잘 살았던 것 같은데 연기는 좀 부족했던 것 같다.

Q. 드라마 ‘친구’에서 신인인데도 주인공으로 데뷔했고,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대배우’라는 별명이 생겼다. ‘대세 배우’의 입장에서 작품을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이 있나?
A.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배우들이 “난 이런 건 안해~”라고 작품을 고르는 장면들이 있는데 저의현실은 그렇지 않다. 늘 미팅이나 리딩을 해서 저를 어필하고 감독님의 선택을 기다리지 제가 작품을 선택한 건 한 번도 없다. 이번 영화만 처음으로 제안이 왔었다. 항상 제작발표회 때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물어보시는데 그때 마다 할 말이 없더라. 저는 그렇게까지 ‘대’ 배우가 아니다. ‘W’때만 해도 4번이나 오디션을 봤었고 ‘어비스’ 때도 감독님 앞에서 대사를 읽고 선택을 기다렸다. 물론 제대로 된 오디션을 본 건 ‘W’가 마지막이긴 했는데 정말 오디션 하기 싫더라.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 저도 제가 작품을 결정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예능에서 보여준 이미지 때문에 연기에 영향을 주는 건 없나? 예능의 이미지를 지우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 봤는지?

A. ‘나 혼자 산다’를 한 지 3~4년 정도 된다. ‘나 혼자 산다’의 모습을 보고 실제 성격이 많이 촐랑거릴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진지한 편이다. 실제 저를 보고 “보기보다 머리가 크지 않네?” “생각보다 나이가 많네?”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아무래도 오랜 시간 녹화하고 그 중의 몇 장면을 편집해서 보여주다 보니 저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 내는데 무리가 있겠지만, 실없는 사람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 처음에는 ‘원하는 방향성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는데 지금은 아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예능에서의 이미지는 지울 수 없을 것 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배우로서 예능의 이미지를 억지로 지우기 보다는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는 걸로 생각을 한다. 저와 같이 예능 하시는 분들은 그 분야에서 대한민국 1등을 하시는 분들이다. 그런 분들 사이에 제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게 감사하고, 저도 그렇고 그 분들도 저를 가족으로 생각해 준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


Q. ‘나 혼자 산다’ 멤버들과 가족 같은 케미가 보이던데, 실제로도 많이 친하신가 보다.
A. 멤버들 뿐 아니라 스탭들과도 가족 같다. 박나래와 제가 처음 투입되었을 때만 해도 인기가 없었다. 저희 둘 뿐 아니라 스탭들이 다 열심히 했고, 그래서 잘 되고 보니 정말 가족 같은 느낌이 있고, 심지어 멤버들이 다른 예능에 나오면 섭섭할 때도 있다. 나의 절친이 다른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는 걸 보는 느낌이랄까? ‘나 혼자 산다’멤버들은 제 영화를 보고 솔직하게 이야기 해 줄 것 같아서 기대도 된다. 친한 사람들이다 보니 정말 쎄게, 뼈 때리는 이야기를 해 줄 것 같다. 특히 기안 84의 평가가 가장 기대된다.

Q. 배우들이 예능을 하면서 오히려 안 받아도 될 악플도 받는 경우가 있다. ‘나 혼자 산다’의 경우 워낙 많은 분들이 좋아하다 보니 방송이 끝나면 실시간으로 이슈가 생기고, 그만큼 댓글 들도 많다. 이런 게 상처되지 않나?
A. 친구나 지인들에게 ‘악플 때문에 괴롭다’고 하면 ‘왜 봐? 안보면 되지’라고 하는데 안 볼 수가 없다. 기사도 다 보고, 댓글도 다 본다. 좋은 건 잘 기억이 안 나고 안 좋은 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나 혼자 산다’ 멤버들과도 악플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서로 “넌 악플이 없지~ 난 악플이 진짜 많아”라고 이야기 하더라. 다른 사람에 관한 댓글 중에는 선플만 보이고, 나에 관한 댓글에는 악플만 보이는 게 나만 그런 게 아닌가 보더라. 악플에 상처도 많이 받았는데, 이게 예능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연예인이라서 받는 상처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는 데는 이유가 딱히 없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데뷔했던 역할이 워낙 크고 두드러져서 그에 비해 지금의 배우 활동은 어쩌면 조금 주춤한다는 느낌도 있다. ‘친구’에서는 막 잡은 활어처럼 팔딱거리는 뭔가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때 비하면 많이 피로해 보인다.

A. 인생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웃음) 큰 역할로 데뷔했었다. 당시에 촬영을 하면서 거기 함께 출연했던 많은 배우들이 저에게 “이게 끝나면 다시 주연을 못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줬다. 한편으로는 ‘에이 설마’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때부터 인생이 롤러코스터였다. 생각했던 이상으로 잘 풀리기도 하고 생각보다 안 풀리기도 했다. 데뷔하면 다 해결되고 행복할 줄 알았는데 데뷔하면 더 힘들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 하지만 ‘내가 그래도 주인공을 했었는데 이런 걸 해야 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작품들은 계속 들어오고 있고, TV에 나오게 되면 정말 잘 살게 될 줄 알았는데 먹고 살기 힘든 때가 있더라.

Q. 그렇게 힘든데도 계속 연기를 하게 된 버팀목은 무엇인가?
A. 정말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 ‘응답하라 1997’을 만났고, 당시 서인국과 술을 자주 마셨다. 그때는 서인국도 딱히 뭐가 없을 때였는데 같이 술을 먹다가 정말 힘들다고 운 적이 있다. 이게 잘 될 수 있을까? 이게 안되면 나는 돈도 없고 나이도 서른이 넘었는데 어떻게 살아야 되나? 라며 부끄러움도 없이 다섯살도 어린 동생 앞에서 막 우는데 그때 서인국이 강단 있게 “이건 무조건 잘 될 거고, 형이랑 나랑 정말 잘 될 거야”라고 하는데 아무 이유 없이 그 말이 내 가슴을 팍 치더라. 정말로 잘 될 것 같은 느낌을 저에게 심어줬고 힘을 실어주었다. 그 말이 잊혀지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생각이 많이 난다.

Q. 데뷔 이후 10년이 말처럼 간단한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힘든 시기를 거쳐 지금의 이시언이 있는 건데, 예능인으로서 별명 말고 배우로서 듣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연기 잘한다는 말을 제일 잘 듣고 싶다. 그런 말을 들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 촬영 할 때는 너무 힘든데 작품 끝나고 모니터를 할 때는 배우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이 크건 작건,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매번 배우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연기를 했었기 때문에 ‘나 혼자 산다’도 할 수 있게 된 거고, 연기도, 예능도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주택청약 당첨도 운명이었는데 어떤 분들이 연예인 특혜 아니냐고 의심하시던데 너무 속상하더라. 절대 아니다.

Q. (웃음) 댓글에 정말 신경 많이 쓰시나 보다.
A. 소심하고 생각보다 예민한 편이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편이고 겁도 많다. 그래서 지금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뭔가를 하고 걱정하는 편이 아니라 미리 걱정해서 뭘 안하는 편이다. 스스로를 좀 피곤하게 만드는 성격이긴 한데, 이런 성격이 손해볼 건 없다고 생각한다.

Q. 연말과 내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
A. 지금 촬영중인 드라마 ‘간택’으로 더 바쁠 것 같고, 내년에는 또 다른 모습으로 인사 드리고 싶다. 보여드렸던 모습도 괜찮고 사실 어떤 모습이건 간에 더 저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이 더 크다. ‘아내를 죽였다’는 현실공감을 많이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배우로서 연기는 많이 아쉽지만 정말 좋은 스토리텔링이다. ‘정호’의 상황에 몰입해서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kth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