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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자이언티 '5월의 밤', 뻔하지만 묘한 사랑노래

이슈홈페이지 2019-11-10 07:59
[人스타] 자이언티 '5월의 밤', 뻔하지만 묘한 사랑노래
요즘 사랑 노래에는 명료한 표현들이 주를 이룬다. 달콤한 말로 설렘을 전하거나, 적나라한 가사로 아픔을 표현한다. 은유하거나, 서정적인 느낌으로 돌려 말하지 않는 것이다.

어찌 보면 6일 발표된 가수 자이언티(Zion.T·본명 김해솔)의 신곡 '5월의 밤'도 마찬가지다. 제목대로 5월에 겪었던 이별을 노래하는 뻔한 곡이다. 하지만, 듣는 이들의 감정은 묘하게도 각기 다르다. 누군가는 지난 사랑을 떠올리며 후회할 테고, 혹자는 지금 사랑이 더욱 애틋해질 터. 사랑 혹은 이별 경험의 농도, 처한 상황, 듣는 날씨,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자이언티가 해석의 여지와 감상의 자유를 청중 몫으로 남겨뒀기 때문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자이언티는 가사 속 '그녀'와 만난 날부터 권태를 겪고 이별 직전의 시점까지의 기억을 되짚어 '5월의 밤'을 써 내려갔다. 이별 노래인가, 사랑 노래인가 물으니 "한 문장으로 끝내고 싶지 않은 노래"란다. 그는 "곡 안에 첫 만남도 이별도 들어있다. 리스너가 사랑하는 중 어느 지점에서 '5월의 밤'과 만나는가에 따라 '어떤 노래'의 정의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이언티는 "새 사랑을 시작하는 이는 '설렌다'고 할 것이고, 권태를 겪는 이는 '공감 간다'고할 것이다. 사랑의 소중함을 모르고서 잃어버린 이는 뼈저리게 후회할 것"이라며 "리스너의 해석과 감상이 나조차도 궁금하다. 이번만큼 피드백이 궁금한 곡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듣는 이의 감상이 제각기 달라 재미난 곡. 자이언티 스스로도 '5월의 밤'의 화자가 아닌, 청중이 되어봤다. 그는 "나의 노래지만, 인간 김해솔이 처한 지금 상황에 '5월의 밤'과 마주한다면 후회의 감정이 앞설 것"이라며 "후렴 첫 가사인 '사랑은 쉽게 찾아오지 않아요'가 맴돈다. 귀한 사랑이니 막대하지 말라, 버릴려거든 신중하라. 새 사랑 찾아와도 고심하고 임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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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티는 솔직한 곡명을 위해 5월이라는 날짜를 특정했으나, 상관없이 들어주길 당부했다. 그는 "5월, 6월, 7월, 봄, 여름, 가을, 겨울 전혀 상관없을 노래"라며 "사랑해본 이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대목이 있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걱정스러운 지점도 있었다. 독특한 가삿말과, 개성 넘치는 자이언티 본인의 고착화된 스타일이었다. 그는 "지극히 개인적 경험을 노래해야 했기에 '나만의 노래'가 되어버릴까 걱정했다. 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말투로 노래하고 싶었다. 내 이야기지만, 나만의 이야기가 아닌 그런 노래"라고 말했다.

이러한 고민거리들이 자이언티를 괴롭힐 때 작사가 김이나와 마주쳤다. 그는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김이나와 처음 만났다. 사실 그 프로그램의 정의나, 개요, 개념도 모르던 상황에 '김이나와의 협업'이라는 제안에 냉큼 달려갔다"며 "전부터 꼭 만나고 싶던 인물이다. 작사가 커리어를 훌륭하게 이어가고 있지 않나"라고 표현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협업이 시작됐다. 김이나라는 존재는 이번 자이언티의 '묘수'나 다름없었다. 묘한 감성을 위해 가사를 쪼개 자이언티가 1절을, 김이나가 2절을 작사했다. 이들의 노림수는 제대로 통해 자이언티의 이야기지만, 모두의 공감을 이끌법한 대중적 가사가 완성됐다. 자이언티는 "김이나 작사가의 좁은 작업실에 찾아가 아주 가까이 마주 앉아 소통하며 작업했다. 번뜩이는 사람이더라. 내 반지가 조금 헛돌아 만지작거리니 단번에 '흔들리는 연인 사이'에 비유하더라. 그런 식으로 나를 관찰하고 꿰뚫어 포착해 가사를 써 내려갔다.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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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자이언티는 언더신부터 고집을 피워대며 차근히 올라온 싱어송라이터다. 자신의 곡은 스스로 만들어 특유의 색을 묻혀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다. 이번 김이나가 협업 중 그에게 준 신선한 충격은 고정관념을 깨준 계기나 다름없었다. 업계의 후문에 의하면 작업에 있어서는 몹시 철두철미해 주변을 피곤하게 하는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완벽하지 않으면 대중 앞에 내놓지 않는 깐깐한 아티스트인 것. 정답은 없다지만, 팬들의 입장에서는 애가탈 수밖에 없을 터. 이 대목에서도 자이언티는 조금 더 대범해졌다.

그는 "공백이 길어질수록 음악가로서의 욕심이 커졌다. 스스로를 잘 알기에 기준을 100% 충족시키기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되면 내 목소리를 원하는 팬들은 더욱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길을 가다가도 '일 안 하나' '왜 안 나오나'라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신다. '아직도 내가 궁금한가' 싶어 민망하다가도, 정말 감사하더라. 올해가 가기 전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어 서둘렀다"고 답했다.

이제는 더이상 "음원 성적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허풍떠는 외골수도 아니다. 자이언티는 "난 하나의 프로젝트 선봉에선 플레이어다. 보람찬 성적이 나와줘야 함께 참여한 이들의 기가 살지 않을까 싶다. 좋은 성적 원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iMBC 이호영 | 사진제공=더블랙레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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