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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허성태 “일본인, 악역 전문? 이미지에 연연하지 않는다”

기사입력2019-11-0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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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없이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단역 및 조연으로 출연했던 허성태가 제대로 빛을 보기 시작한 건 불과 3~4년 전이었다. 영화 ‘밀정’에서 송강호에게 불꽃따귀를 맞는 인물로 관객들의 시야에 포착된 그는 작년 ‘범죄도시’로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에서 영화부문 남자 우수연기상을 거머쥐며 관객들이 눈여겨 봐야 할 배우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TV와 스크린을 가리지 않고 매번 다른 모습으로 연기를 펼쳐내고 있는 허성태는 이번에도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신의 한 수:귀수편’에서 부산잡초로 바둑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걸 걸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새로운 건달의 모습이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영화 재미있게 봤다. ‘신의 한 수: 귀수편’에서 독특하고 독한 ‘부산잡초’라는 인물 때문에 긴장도 했고 웃기도 했다. 영화 어떻게 보셨나?

A. 초조해 하면서 봤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더라. 다른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하면서 봤고 원현준, 우도환도 현장에서 너무 좋은 친구들이었는데 그렇게 무서운 연기를 하다니, 시선을 뗄 수 없더라. 김희원과 제가 나오는 장면을 보는 동안은 계속 촬영할 때 생각이 났다. 정말 많이 웃으면서 촬영 했었는데…

Q. 언론시사회 때 감독님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 작품을 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연이 있는 건가?
A. 7~8년 전 우연히 감독님께 신인배우로 인사 드렸었다. 그때 저는 단역으로 한 달에 2~3개 작품을 겨우 할 때고 개인적으로 참 힘든 시기였다. 배우를 하겠다고 큰소리 치고 왔는데 이게 정말 나한테 맞는 일인지도 의심스럽고 일이 너무 없어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던 시기였고, 그런 마음 고생이 표정이나 기운에 다 드러나던 시기였는데 그때 저를 보시고 날카롭게 충고를 해 주셨다. “성태씨, 지금 얼굴과 상태를 봤을 때 배우는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시는데 마음에 뭔가가 확 와서 뒤돌아 오는 계단에서 엄청 많이 울었다. 너무 힘든 시기였고 그래도 열심히 하려는 사람에게 비수를 찌르는 말씀을 하셔서 그 말에 오기가 생기면서 언젠가는 나를 제대로 보여드리겠다는 마음으로 그날 이후 독하게 운동도 시작하고 나름대로의 관리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어느 날 갑자기 ‘신의 한 수: 귀수편’을 하는데 감독님 미팅을 하자고 해서 사전 정보 없이 나간 자리에서 감독님을 딱 보니 그때 그분이셨다. 그 자리에서 감독님께 예전에 그런 독설을 안 들었다면 힘든 생활에 계속 젖어 있었을 텐데 자극을 주셔서 독한 마음을 품고 많은 준비를 하며 지냈다고 말씀 드리고, 고마웠다고 인사 드렸다. 그날 미팅 이후 감독님이 ‘부산 잡초는 독기가 필요한 인물이었는데 그 역할에 딱이다’라며 캐스팅을 해 주셔서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다.

Q. 예전에 비해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졌을 것 같다. 인기를 실감하시나?
A. 어머니가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는데 주변에서 제 작품을 이야기 해주시는 걸 즐거워 하시더라. 그런데서 뿌듯함을 느낀다. 우연찮게 제가 출연한 영화 두 개가 같이 개봉을 하는데(‘블랙머니’와 ‘신의 한 수: 귀수편’) 어머니가 극장 가실 일도 많아져서 큰 선물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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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프로필을 살펴보니 정말 많은 작품에 출연하셨더라. 영화만 한 것도 아니고 드라마도 많이 하셨다. 인상이 짙은 편이어서 쉽게 각인될 것 같은데 의외로 대중에게 얼굴을 제대로 알린 건 최근인 것 같다.

A. 2016년 ‘밀정’으로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 처음으로 오디션에 합격해 출연한 작품이기도 하고 흥행도 잘 됐어서 개인적으로 참 의미 있는 작품이다. 오디션을 보고 나서 큰 회사들에서 유명 배우들로 제 역할로 제안이 많이 있었지만 오디션으로 뽑은 허성태를 쓰겠다고 하신 김지훈 감독님도 엄청 고맙고, 뺨 때리는 장면도 저 대신 감독님께 말해 촬영하게 했던 송강호 선배도 엄청 고마운 분이다. 이 두 분이 없었다면 제가 각인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Q. 너무 악역 이미지로 각인될까 걱정은 안 되시나?
A. 악역을 많이 한 것도 저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일본인 전문배우라는 말도 고맙다. 그런 캐릭터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없을 것이라 다 고마운 캐릭터이다. 이미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어떤 역할이건 저에게 온 걸 잘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가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조금씩 캐릭터의 성향은 변해가더라. 최근에 ‘부라더’라는 작품도 코미디였고 이달에 방송될 드라마 ‘싸이코 패스 다이어리’ 그리고 앞으로 개봉할 영화 ‘스텔라’ ‘히트맨’ 등이 다 재미있는 역할이다. 감독님들이 “악역으로 많이 나온 성태씨가 웃긴 역할을 하면 더 웃길 것 같다”고 하던 제가 악역만 하겠다고 고집 피우지 않는 한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역할로 다른 모습들을 보여드리게 될 것 같다.

Q. 독특한 이력을 갖고 계시다. 30대 중반까지 대기업에서 영업직을 하셨다고? 늦은 시기에 배우로 전향한다고 했을 때 집안의 반대도 심했다고 들었다. 아까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그런 시기를 이겨냈나?
A. 직장생활 할 때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동료, 상사들과 겪었던 경험들이 연기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그때 직장동료와는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다. 직장을 관둔 거 후회 한 적은 있는데 그렇다고 연기를 관두지는 못하겠더라. 어머니께서 계신 부산으로 도저히 못 돌아가겠더라. 그렇게 뜯어 말리셨는데도 내가 선택한 길이고, 시작할 때는 ‘하다 안되면 과일 장사라도 하지 뭐’라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연기를 포기하고 그냥 돌아가는 게 용납이 안 되더라. 단역이라도 할 때는 괜찮은데 일이 없을 때 시간이 너무 안 가는 게 고통스러웠다. 설거지, 청소 등 집안일은 아무리 오래하고 많이 해도 한 시간이면 끝나고, 연기 수업도 하루 종일 받는 게 아니라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그 외의 시간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었다. 무조건 연습실에 틀어 박혀 있거나 뒷산에 가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생계도 유지해야 하니 완구 포장 알바도 하고 야간 방법 알바도 하고 굉장히 다양한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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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신의 한 수: 귀수편’은 멀티캐스팅이었다. 이런 영화에서 주목을 받으려면 연기에 더 신경이 쓰였을 것 같은데 어떤 노력을 했었나?

A. 멀티캐스팅이라고 해서 연기에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다. 어떤 역할이건 의미 없는 역할이 되기 싫으니까 죽어라 연구하고 연기한다. 이 작품은 시나리오에서부터 캐릭터들이 많이 채워져 있었다. 워낙 시나리오가 탄탄하게 인물들을 그려놓고 있어서 저는 제가 연기하는 게 감독님의 의도와 맞는지 자주 소통하는 게 중요했다. 바둑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님과 형에게 배웠었고 그때부터 3번째와 4번째 손가락으로 바둑 돌을 들었던 버릇이 있어서 감독님께 영화에서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다른 캐릭터와 다른 개성 있는 바둑 스타일이 나왔다.


Q.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있었던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나?
A. ‘신의 한 수’때 오디션에서 떨어졌었는데 속편을 출연한다는 게 뿌듯했다. 그게 가장 특별한 부분이고 다른 건 제가 고소공포증이 심해서 육교를 건널 때도 아래 쪽이 안 보이게 가운데로만 다니는데 철교에서 촬영도 했고 심지어 난간에 매달리는 장면도 촬영하느라 힘들었다. 물론 와이어를 타고 안전하게 오르기는 했지만 6~7번 촬영하는 동안 오바이트를 3번 넘게 했다. 그때만 조금 힘들었지 다른 촬영은 너무 재미있고 배우들의 연기에 매번 감탄하며 촬영 했었다. 특히 김희원과 만나서 뭘 먹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는 김희원의 리액션이 너무 웃겨서 웃느라 NG를 여러 번 했었다.

Q. 다른 배우들의 성대모사를 너무 잘 하신다. 권상우, 엄태구도 그렇고 발음법, 발성법을 어떻게 그렇게 똑같이 하시나? 평소에 성대모사 연습을 하시는 건가?
A. 배우가 되기 전부터 따라 하는 게 버릇이었다. 와이프와 연애할 때부터 영화를 보거나 TV를 보고 난 뒤 특징적인 걸 따라 했었는데 와이프가 너무 재미있어 했다. 그 모습 때문에 저도 자꾸 하게 되었고, 뭐든 잘한다고 하고 주목 받게 되면 더 잘하고 싶지 않나? 그래서 자꾸 하게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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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늘 영화가 개봉했다. 아직 예매를 하지 않는 관객들에게 영화 홍보를 하자면?

A. ‘시간순삭’이라는 걸 경험하실 수 있을 것이다. 시나리오를 봤고 심지어 연기를 해서 내용을 알고 있는데도 영화 상영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더라. 너무 재미있고 몰입감도 대단하다. 저는 계속 극장가서 관객들 틈에서 여러 번 볼거고 최소 10번은 볼 영화다.

iMBC 김경희 | 사진 서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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