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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같이 펀딩' 이토록 가치 있는 웃음이라니

기사입력2019-10-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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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일을 행해 가치를 구현하고자 할 때엔 다소 지루함이 따른다. 반대로 무작정 재미요소만 첨가해 웃음을 주다 보면, 돌아서 남는 게 없기 마련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아 가치 있는 웃음을 유발하는 '같이 펀딩'이 귀한 예능인 이유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최근 일요일 저녁만 되면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다소 낯선 검색어들이 줄을 선다. 일례로 '유준상 태극기함' '국기함 프로젝트' 등이 있었다. 이는 MBC 김태호 PD가 연출한 예능프로그램 '같이 펀딩'의 프로젝트 일환이었다.

'같이 펀딩'은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같이'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라는 골자를 지녔다. 혼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의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이 확인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같이' 실현해보는 방식이다. 그 첫 번째 펀딩 아이템이 바로 '태극기 함'이었다. 출연진인 배우 유준상이 태극기의 가치를 같이 알리자 제안한 것. 이들은 태극기의 유래, 의미를 설명하고 독립운동을 위해서 그리고 태극기를 지키기 위해 애쓴 이들에 대한 비화를 전했다. 강사 설민석의 흡입력 있는 강의와 유준상의 열정 넘치는 학구열은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고,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이는 단순 한 회 방송 중 정보전달 정도로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첫 방송 중 시작된 유준상의 국기함 펀딩은 오픈된 지 약 10분 만에 1차 목표인 8150,000원을 달성했고, 추가 수량까지 합해 총 1만 개의 펀딩이 저녁 8시 30분 전에 마감됐다. 최종적으로 1차 펀딩 달성률은 4,110%를 기록했다. 2~3차 펀딩 역시 순식간에 마감돼 화력을 입증했다. 이후 홈쇼핑 생방송 판매로 직결돼 유준상이 직접 출연했고, 1시간 만에 준비한 수량 1만 개가 완판 됐다.


뿐만 아니다. 유준상은 제71회 국군의 날 행사에 초대돼 공군가 제창과 다과회 사회를 맡아 자리를 빛내기도 했다. 그는 태극기함을 품에 안고서 홍보에 열을 올렸다. 직접 문 대통령에게 태극기함을 선물하기도. 이는 시청자들에게 국민으로서 국가의 국기에 무지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까지 새어 나오게 만들었다. 진작에 알고 익혔어야 마땅한 것을 예능 프로그램 '같이 펀딩'에서 다 같이 되뇌게끔 이끌어준 셈이다.

'예능' 타이틀을 내건 프로그램답게 재미 또한 놓치지 않았다. 열정 부자 유준상의 과(?)한 리액션과 탐구, 예능고수 유희열, 노홍철, 장도연의 탁월한 예능감은 요소마다 재미를 곁들여 웃음을 유발했다. 유인나와 강하늘의 해사한 비주얼은 보는 재미를 높였으며, 짓궂은 패널들이 두 사람의 묘한 썸(?) 기류를 억측하는 콘셉트를 보는 맛도 제대로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같이 펀딩'이 애국에만 앞장섰나. 그것도 아니다. 유인나는 대중의 독서율 높이기에 톡톡히 한몫했다. 그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책을 모아 오디오북을 만들어 나가겠다 공언했다. 수익금 역시 청각장애 어린이들의 인공달팽이관 수술비 지원에 기부된다. 방송에 노출된 도서들은 실시간 검색어를 채웠다. 판매량에도 직결됐다. 유인나가 강하늘과 오디오북을 만들기로 결정한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방송 이후 일주일 간 판매량이 직전 일주일 대비 13배 증가했고, 예스24 소설·시·희곡 분야 10월 1주 베스트셀러 3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원숭이는 왜 철학 교사가 될 수 없을까' 등 방송에 노출된 도서들은 대부분 방송 전 일주일 간 판매량이 10권 미만에 불과했으나, 방송 이후 5배에서 크게는 250배 이상 증가하는 변화를 보였다.


장도연이 준비한 '같이 사과'는 또 어떤가.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 농가를 위한 '같이 사과'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멤버들이 총출동해 낙과 피해 과수원을 찾아 뜻깊은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전국적으로 태풍 피해가 컸던 4개의 농장을 농림부와 함께 선정해 펀딩을 진행하는 것. 20일 펀딩을 오픈할 예정이며, 펀딩 직후 우수한 품질의 사과를 수확해 배송할 계획이다.

뛰어난 화제성은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로 이어졌다. 2~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 머물던 '같이 펀딩'은 지난 13일 4.6%라는 기록을 세웠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선정한 8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눈에 보이는 수치가 다가 아니다. 심금을 울려 많은 이들의 애국심을 높였고, 기발한 독서 권장 방식으로 교양을 쌓아 올리는 것에 기여했다.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이들에게 온정을 베풀기도 한다. 그 와중 챙겨가는 웃음이라니, 근래 이토록 가치 있는 예능이 또 있었던가. '같이 펀딩'을 봐야 할 이유로 충분하다.


iMBC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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