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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성규가 프리선언을 했던 진짜 이유는?

기사입력2019-10-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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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가 뭐래도 대세인 장성규, TV를 틀면 채널 불구하고 얼굴을 볼 수 있고 지하철, 버스 안 사람들의 휴대폰 안에서도 그를 볼 수 있다. JTBC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장성규는 ‘아는 형님’에서 간간히 예능감을 뽐내더니 어느 날 갑자기 프리 선언을 하며 본격적인 연예계 생활에 뛰어들었다. 보통 아나운서 출신들은 프리 선언을 하면 전문 MC로 활약하기 마련인데 장성규의 행보는 평범하지 않았다. 경쟁 방송사에서 방송을 시작하며 얼굴을 알리는 게 아니라 ‘워크맨’이라는 인터넷 방송으로 10대들 사이에서 화제성을 얻으며 그 힘으로 방송가를 점령했다. 돈 때문에 프리 선언을 했다고 어느 방송에서말 한바 있지만 정말 돈 때문이었을까? 방송용이 아닌 진짜 그의 속내를 물어보았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아나운서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직업이다. 그런데 아나운서가 아닌 방송인으로 진로를 바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3년 전 JTBC에서아침뉴스 앵커를 하고 있을 당시 제가 스스로 사장님을 찾아가 아침뉴스에서 하차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그때 인터넷 방송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룹 차원에서 지금의 ‘스튜디오룰루랄라’의 전신이었던 ‘짱티비씨’라는 채널을 오픈 했고 제가 그 시도를 하고 싶어서였다.

Q. 인터넷 방송이 대세가 될 거라는 선견지명이 있었나?
A. 선견지명 같은 건 없었다. 그냥 친한 친구와 있을 때의 장성규다운 모습을 녹여내고 싶은 욕심에서 시작했다. 방송에서보다 온라인에서는더 편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고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드리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인터넷 방송을 하다 보니 어쩌면 TV플랫폼이 시들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플랫폼의 다양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인터넷 방송이 더 보편화 될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때마침 좋은 선택을 한것 같다.

Q. 좋은 선택을 한 것 같다는 말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A. 지금 제가 TV프로그램을 7개에서 10개 정도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길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에게 ‘워크맨’을 잘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참 아이러니 하지 않나? 방송을 그렇게 많이 하는데도 ‘워크맨’만 이야기 듣는다는 게. 그런 의미에서 ‘워크맨’은 의미 있는 작업인 것 같다.


Q. 프리 선언 이후 바로 ‘워크맨’으로 활동하는 걸 보며 정말 이 사람은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빅 피쳐를 그려놓는 사람이구나 싶더라. 독특하고 과감한 행보였다.
A. ‘워크맨’은 프리 선언 하기 전부터 약속되어져 있었다. 우연이라 하기엔 참 잘 맞아 떨어졌는데프리 선언 후 첫 방송으로 ‘워크맨’도 나가고 한달 뒤에 제 책도 발간됐다. 책은 JTBC의 허락을 받고 1년전부터 준비했던 거였다. 마치 프리 선언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냥 그때 그때 선택하고 결정했던 일들이 진짜 큰 그림이라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여 졌을 수 있다.

Q. 프리를 선언한 아나운서 중에서 최초로 유튜버로의 진로를 성공적으로 뚫었다.
A. 김성주, 전현무 등이 워낙 앞길을 잘 열어 놓았고, 제가 유튜버로의 길을 열었다는 건 오버같지만 기분은 좋다. 저는 최고보다는 최초이고 싶다. 유튜브를 하는 방송인들 중에 백종원을 제외하곤 ‘워크맨’이 구독자가 제일 많고 조회수를 따지면 1등에 가깝다. 너무 영광스럽다. 유튜브채널 내의 기록들도 영광스럽지만 저 때문에 아나운서들이 회사를 다니면서도 도전하고 싶은걸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게 좋았고 소속되어 있던 회사를 떠나면서도 계열사와 계약이 가능하다는 것도 보여준 첫 사례인 것도 고맙다. 제가 잘 해야 후배들에게도 이런 길이 계속해서 열릴 수 있지 않겠나 싶어 책임감과 긍정적인 부담감을 갖고 있다. 제가 자꾸 전 JTBC아나운서로 회자되는 것도 마음의 고향에 보은하는 것 같기도 해서 여러모로 기분이 좋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방송과 인터넷은 많이 다르다. 어떻게 방송을 하던 사람이 이렇게 태생부터 유튜버였던 것처럼 잘 할 수 있는 건가?

A. 운이 좋아서 그렇게 보이는 거다. 그런데 제가 갑툭튀로 인터넷 방송을 한 건 아니고 ‘짱티비씨’를 했던 3년간의 시간이 있었다. 나름오랜 시간 인터넷 방송을 위한 훈련을 거쳐왔고, 개인적으로 유튜브를 쉽게 보고 왔다는 느낌을 주기 싫다는 욕심이 있었다. 방송과 크리에이터 간의 위화감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의도가 성공한 것 같다.

Q. 올해 들어 부쩍 유명인이 되셨다. 꾸준히 방송을 해왔는데 그 간의 성과가 올해 폭발적으로 평을 받는 것 같다. 연예인병에 걸릴 것 같다는 말을 얼마전 MBC라디오 개편 기자간담회에서도 했는데?
A. 당연히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나도 모르게 교만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꾸준히 스스로의 그런 모습을 누르려고 한다. 제가 아나운서를 준비할 때를 돌아보면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기 보다는 마이크를 잡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었다. 그 마음을 기억하려고 한다. 거만해질 때 마다 ‘어딜 가더라도 마이크만잡을 수 있다면!’이라는 마음으로 아나운서에 도전했던 그 마음을 떠올린다. 그렇기에 그 현장이 방송이건, 인터넷이건, 어떤 채널 어떤 플랫폼이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니 거만해지지 말자고 계속 반복해서 스스로를 다잡고 있다. 그래야 사고 내지 않고 오래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Q. 실제로 플랫폼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일하고 있다. TV, 동영상 플랫폼, 라디오까지.
A. 제가 막연하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매체들을 동시에 다 하게된 셈이다. 방송인으로 꿈꿨던 부분을 조기 달성하는 셈이어서 너무 빨리 가는 게 아닌가 조심스럽긴 하지만 막연하게 꿈꿨던 것들이 하나씩 퍼즐처럼 맞춰져 가는 게 너무 감사하다.

Q. ‘마리텔v2’에서하고 있는 ‘무덤TV’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방송에서 하도 연예대상 우수상을 거론해서 은근히 시청자 입장에서 기대가 된다. 정말 올해 연말 MBC연예 대상에서 과감히 신인상을 건너뛰고 우수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
A. 상 욕심은 없다. 주셔도 되고 안 주셔도 되는데 이왕 주실거면 신인상, 우수상에 더해 라디오DJ상 까지 3관왕을 하고 싶다. MBC연예 대상에서 3관왕은 최초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저에게 최초의 길을 열어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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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야기 할수록 정말 매력이 있다. ‘아는 형님’의 장티쳐 일 때와 ‘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의 뀨디 일 때, ‘워크맨’에서의 장성규 일 때, ‘방구석1열’에서의 모습, 지금 이야기 나누는 사람 장성규 일 때가 저마다 다른 사람 같다. 철저하게 어떤 역할인지를 구분해서 미묘한 선타기를 하고 있다. 도대체 그런 능력은 어떻게 만들어 진 건가?

A. 저라는 모습은 부모님께 물려받은 모습이다. 어머니는 세련되고 아버지는 살짝 투머치로 유쾌하신데 센서티브한 건 어머님이 주신 것 같다. 아들을 유독 바라는 집안에서 첫째 누나 이후 4년만에 태어났다. 집안의 사랑을 제가 독차지 했는데 제가 뭘 잘못하면 누나가 혼나는 분위기여서 누나 눈치를 많이 봤다. 어머니한테 누나가 혼나고 나면 뒤에서 나를 많이 때려서 누나를 무서워 했는데 우리 누나가 정말 멋있게도 밖에서 누가 저를 때리면 누나가 저를 대신해서 꼭 싸워줬다. 누나가 크는 과정에서 저를 위해 많은 헌신을 보여줬고, 그런 누나가 엄마 같기도 했다. 성장과정에서 누나의 눈치를 봤던 시간들이 주변을 잘 살피는 버릇이 된 것 같다. 제가 아슬아슬 선을 타는 건 주변의 눈치를 많이 봐서 그렇다. 저의 가족 모두가 저라는 사람을 만들어 준 셈이다.

Q.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핫한 인물이라 더 이상 바라는 건 없을 것 같은데 혹시 더 기대하는 것이 있나?
A. 물리적으로 더 바라는 건 없다. TV에서 보여지는 장성규와 라디오에서 보여지는 장성규, 유튜브를 통해 보여지는 장성규가 똑같지 않을 것이다. 그저 선을 넘는, 조마조마한 방송인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유쾌하고 한편으로는 진지하고 한편으로는 엉뚱한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많은 분들이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

iMBC 김경희 | 사진 서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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