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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천우희 "'멜로가 체질'을 한다고 했을때 가족과 지인들이 가장 좋아했다"

기사입력2019-10-1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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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신인 드라마 작가로 당차고 현명하게 미래를 헤쳐가는 30대 여성을 연기했던 천우희가 영화 ‘버티고’에서 계약직 디자이너로 비밀 사내연애를 하는 불안한 여인으로, 다른 표정으로 돌아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좀 전까지도 사랑스럽고 귀엽고 생기 넘치던 ‘멜로가 체질’에서의 ‘진주’에서 예민하고 연약한 ‘버티고’의 ‘서영’으로 순식간에 변신하는 천우희의 모습에 ‘맞아, 내가 잠시 달달한 드라마에 빠져 천우희가 얼마나 대단한 배우였는지를 잊고 있었네’라는 탄식을 하게 만든다. 두 배역 모두 30대로 지금 천우희의 현실 나이와도 닮은 인물들이었다. “’버티고’는 작년 이맘때 촬영을 했고 ‘멜로가 체질’은 올 4월부터 촬영 했었다. 우연찮게 연이어 붙은 작품들이 30대 지금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였다. 지금까지 나이와 상관 없거나 나이가 보이지 않는 캐릭터를 많이 했었는데 제 현실 나이와 나이대가 같은 역할은 현실감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았다. 두 인물이 결이 다르지만 연이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건 운이 좋다고 생각된다. 관객들이 ‘진주’를 더 좋아하실지 ‘서영’을 더 좋아하실지 반응이 기대된다”고 이야기 하는 천우희의 얼굴에는 '진주'도 '서영'이도 아닌 또 다른 인물이 보였다. 과연 연기자구나 싶었다.

‘멜로가 체질’에서 보여졌던 ‘진주’와 ‘버티고’의 ‘서영’은 많이 다른 인물이었다. ‘진주’는 주체적이고 강하고 당당한 여성상이었다면 ‘서영’은 수동적으로 보여지고 한편으로는 답답한 인물이기도 했다. “요즘 워너비인 여성의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가족, 연인, 사회생활을 유지해 나가고 싶은 욕심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들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 갑갑하게 보이기도 하겠지만 현실이 보통 이렇지 않은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을 거라 보여진다” 라는 천우희는 30대라는 나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드러냈다. “20대를 막 지나오면서 조금은 더 노련해지고 자리도 잡을 거라 생각하고 사회도 더 많은 걸 원하지만 여전히 관계들은 힘겹고 생각만큼 능숙해 지지 않는다.”라는 말은 마치 ‘멜로가 체질’에서 말하는 ‘서른되면 괜찮아져요’의 한 귀절 같다. 어떻게 이렇게 조용한 사람이 스크린 안에서는 동물처럼 돌변할까?

사람 천우희의 현실 모습은 어떤 편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웃는다. “제가 역할에서 보여지는 에너지가 평소에도 보여질거라고 많이들 생각하시는 것 같다. 에너지가 넘쳐서 여러 군데 발산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에너지를 몽땅 끌어다가 한번에 연기에만 쓴다. 평소에는 기력이 없고 골골하고 힘 없이 있는 편이고 차분한 쪽이다. 연기하지 않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어디 아프냐?” “잤냐?라는 것이다. 목소리 말투가 다 나른한 편이다”라는 말로 평소의 자신을 설명했다. 하지만 “평소의 저와 다른 모습이기에 연기가 재미있다. 평소에는 어떤 감정을 폭발적으로 쏟아 내거나 강렬하게 못 한다면 연기에서는 그게 다 받아들여지고 제한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게 재미 있다. 그래서 현장을 더 만끽하고 싶고 현장이 재미 있다”이라는 말로 그녀가 얼마나 연기와 현장을 즐기고 사랑하는지를 드러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어떤 변신도 거리낌없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즐기는 마인드였기에 그토록 강렬한 연기들이 가능했던 걸까? ‘곡성’의 ‘무명’과 ‘우상’의 ‘련화’, ‘한공주’의 ‘한공주’에 이르기 까지 너무나 강렬한 캐릭터들을 선보일 수 있는 그녀의 작품 선택 기준도 궁금해졌다. “항상 기준은 시나리오다. 예전에는 새로운 이야기, 강렬한 메시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 안에서 캐릭터가 강렬했던 거지 쎈 캐릭터나 각인될 캐릭터를 하고 싶어서 한 선택들은 아니었다. 작품을 해 나가면서 조금씩 시각이 바뀌기도 해서 지금은 반대되는 것도 해 보고 싶어서 최근에는 제 나이대에 맞는 연기들을 찾게 된다”라며 그녀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을 이야기 했다. 강렬한 메시지라는 말에 문득 궁금해졌다. 관객 입장에서 참 난해하게 봤던 ‘곡성’이 배우 입장에서는 어떤 메시지로 읽혔던 건지. “결과가 명확한 것 보다는 관객들이 자신의 의견이나 감상을 여러 가지로 낼 수 있는 영화를 더 재미있게 생각하는 편이다. 물론 마블 시리즈 같은 영화도 좋아하는데 내가 연기를 한다고 생각할 때는 다양한 생각이나 시각이 열리는 것에 마음이 가는 편이다. ‘곡성’은 시나리오의 에너지가 어마어마했다. 음습하고 강렬한 느낌이 왔고 시나리오를 한번에 다 읽었다. 이건 분명 관객이 볼 때나 내가 연기할 때도 엄청난 에너지를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명’을 보여줄 수 있는 게 한정적이고 장면도 적었지만 존재감은 가장 컸다. 그걸 연기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있지만 인간이 아닌 다른 에너지를 내가 어떻게 표현해 낼지 너무 궁금했었다.” 연기할 때 캐릭터를 동물에 많이 비유한다는 천우희는 ‘곡성’에서의 ‘무명’을 뱀에 비유를 했다. “사람보다 동물의 에너지가 더 본능적이고 육감적으로 보여지는 것 같다. 동물에 빗대서 연기를 하면 순간적인 몰입이나 기운을 내는데 더 편해서 그렇게 한다”라는 천우희는 ‘써니’의 ‘상미’는 늑대, ‘한공주’의 ‘한공주’는 사슴, ‘멜로가 체질’의 ‘진주’는 망아지에 비유 했다며 그 중에 가장 기운이 강렬했던 캐릭터는 단연 ‘무명’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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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간의 작품들을 생각해 보면 천우희가 ‘멜로가 체질’이나 ‘버티고’에서 30대 여성의 모습을 보여 준 건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한창 예쁘고 풋풋한 연기들을 많이 할 20대에 천우희는 사회적 메시지가 짙거나 존재감이 강렬한 인물들을 연기하며 ‘여성’으로서 매력이나 인간미를 꽁꽁 숨기며 보내왔다. “왜 그랬을까를 요 근래에 생각해 봤는데 저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되게 재미없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 동안은 사랑이 뻔하고 전형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에 와서 ‘멜로가 체질’이나 ‘버티고’를 해 보니 사랑도 더 세세하게 할 수 있고 다채로운 인간의 감정을 다 쓸 수는 장르가 멜로라는 걸 알게 됐고 이런 장르에 대해 더 시야와 마음이 열리게 되었다”라는 생각을 털어놨다. 스스로 장르에 대한 장벽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스스로의 한계를 미리 만들어 버렸던 걸까? 천우희라는 배우의 다양한 모습을 더 일찍부터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 “사실 ‘멜로가 체질’이나 유튜브를 한다고 할 때 저의 가족과 지인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하며 좋아해줬다. “너의 본 모습이 있는데 사람들이 너무 그 매력을 몰라준다”며 안타까워하시고 친구들은 예능을 하면 안되겠냐는 이야기도 했었다. 강렬한 캐릭터가 아닌 자연스러운 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많이 바라셨는데 이제야 이런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며 좋아하시더라. 그 동안 작품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 연학 한 번 없던 사촌동생이 ‘멜로가 체질’을 할 때 잘 보고 있다고 연락이 오더라.”라며 주변의 반응을 이야기 했다. 천우희 주변 사람들의 마음도 아마 비슷하지 않았을까? 이토록 매력이 많은 배우인데 왜 한쪽 매력은 꽁꽁 숨기는지에 대한 안타까움이 많았으리라 짐작되는 대목이었다. 내친 김에 TV 예능 프로그램도 제안이 오면 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천우희는 “아직은 마음이 반반이다. 해보고 싶다가도 저를 드러내는 게 아직 쑥쓰럽기도 하고. 좋은 제안이 있으면 고민해 보겠지만 아직은 계속 작품을 하고 있는 중이라 시간이 될지 모르겠다”라는 말로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제 막 인간 천우희의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한 그녀의 연애관도 궁금했다. “연애할 때 ‘진주’ 같지는 않다. 저는 의심이 되게 많다. 서로의 마음을 알고 연인의 관계가 될 때까지 굉장히 의심을 많이 하지만 확신이 들면 이후부터는 적극적인 편이다. 싸우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의견이 다를 때는 최대한 대화를 하고 우기거나 기 싸움하는 걸 싫어한다. 뜨거운 사랑, 치고 받는 사랑, 모든걸 불사르는 사랑은 해보지 않았다.”라며 평소 기운 없이 지낸다는 그녀의 모습이 그려지는 답변을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올해 우리는 천우희의 3가지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영화 ‘우상’, 드라마 ‘멜로가 체질’, 다시 영화 ‘버티고’에서 보여주는 천우희는 독하고 당차고 유약한 모습으로 배우로서의 드라마틱한 변신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우상’은 재작년에 촬영했고, 작년에 ‘버티고’를 촬영, 올해 ‘멜로가 체질’까지 3년치의 저의 결과물을 한번에 보여드리게 되었다. 하나씩 카드를 꺼내 쓰는 게 아니어서 조금 아깝기는 하지만 다채로운 색깔을 한번에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도 굉장한 운 아니겠나. 최근 몇 년 동안 참 다양한 일들을 해왔다. 유튜브도 시작했고, 영화 나레이션도 했었고 곧 개봉할 영화 ‘감쪽 같은 그녀’에도 특별출연 했고, 차기작인 ‘앵커’도 11월 초부터 촬영이 시작된다. 유난히 쉬는 시간 없이 일을 하게 되지만 그래도 빨리 또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말로 그녀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천우희가 미세한 얼굴 근육 하나하나 열연하며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 ‘버티고’는 오늘 개봉했다. 관람을 앞두고 있는 관객들에게 그녀는 “여성이 중심인 영화이다보니 여성영화로 국한시킬 수 있는데 그 보다는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공감하고 느껴지고, 조금은 위안 받을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한 시간 동안 한결 같은 톤으로 조용하게 적당한 속도로 이야기를 하면서도 어떤 질문이건 막힘 없이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천우희는 참 자신의 생각을 ‘진주’처럼 거침없이 술술 잘 풀어내는 사람이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나무액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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