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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김성철 "'법자'나 '잎생' 기억해 주시는 게 더 감사하다"

기사입력2019-09-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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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이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법자’와 ‘아스달 연대기’의 ‘잎생’은 드라마 팬이라면 다들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김성철이라고 하면 어떤 얼굴인지 금방 떠오르기 힘들어도 ‘투 제니’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기타치고 노래하던 ‘박정민’과 ‘바람이 분다’에서 특수분장을 기반으로 영화 제작사를 운영하는 미디어 업체 대표로 빠릿하고 재치 있는 입담을 펼쳐낸 ‘브라이언 정’을 떠올리면 “아~ 그 배우!”라고 기억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캐릭터로 더 유명한 배우 김성철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개봉 예정인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 6.25 전쟁 당시 학도의용군으로 장사상륙작전에 참가한 학도병 ‘기하륜’을 연기한 김성철은 영화 속에서 처음으로 사투리 연기에 대한 도전을 했다고 한다. 작년 초 역할에 대한 첫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사투리 연기가 부담스러워 걱정이었다는 김성철은 “지금까지 무대 활동과 작품들을 하면서 사투리 연기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런데 역할이 너무 매력적이었고 전쟁영화를 너무 찍어 보고 싶어서 큰 도전을 했다.”라며 영화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 했다. 배우는 말과 행동이 자연스러워야 사실성 있는 캐릭터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김성철은 “사투리는 어쩐지 남의 연기를 따라 한다는 느낌을 줄 것 같더라. 서울 토박이라 사투리 연기가 편하지 않았다.”라며 평소에 발음과 발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그 간의 연기에 큰 도전이었음을 이야기 했다.

이런 배우의 상황 설명이 없었다면 극중의 사투리 연기는 김성철이 원래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라 생각할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첫 사투리 연기라 하기엔 꽤나 훌륭했던 대사톤은 곽경택 감독의 정성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초반에는 감독님께서 제 대사를 핸드폰으로 녹음해서 보내주셨는데, 나중에는 카세트 테잎으로 들으면 더 현장감이 있다고 하시면서 카세트와 테잎을 구해 오라고 하셨다. 그렇게 감독님께서 일일이 녹음을 해서 주셔서 달달 외웠는데 막상 현장에서 대사가 수정될 때는 제가 연습했던 대사가 아니라 처음에는 대사를 못 따라 갔다. 중반 이후부터는 사투리에 대한 감이 와서 현장에서 새 대사가 와도 연기가 되고, 심지어 애드립도 사투리로 나오더라. 감독님의 혹독한 훈련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주셨구나 싶더라”라며 곽경택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이 만들어 낸 사투리 연기의 연습 과정을 이야기 했다.

김성철은 심지어 현장에서 쪽잠을 잘 때도 사투리로 잠꼬대를 할 정도로 계속해서 사투리를 녹음하고 들려주고 주변에 계속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온 몸이 모래에 젖은 상태에서 콘테이너 박스에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제가 자면서 ‘아~ 맞나?’라고 사투리를 쓰는 모습이 짠해 보였다고 하더라. ‘기하륜’을 잘 연기하고 싶었고 행동이나 표정보다 사투리 전달 때문에 역할을 망치기 싫어서 현장에서 극도로 예민했었다. 같이 촬영하는 동료들은 저 때문에 피곤했을 텐데 고맙게도 다 받아주고 도와주었다”라며 함께 출연한 학도병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는 표현을 잊지 않았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성실하게 역할을 준비했음이 몇 마디 대화 속에서도 드러나는 김성철은 “저는 매사에 열심히 하고 충실히 하는 편이다.”라며 “알바도 열심히 했고, 연기 연습도 열심히 했다. 음식점 알바, 택배 상하차 알바, 예식장 주차 알바 등 많은 걸 해봤는데 항상 열심히 해서 관둘 때 마다 계속하면 안되겠냐는 권유를 받았었다.”라며 웃으며 자기 이야기를 꺼냈다.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았을까? “누가 열심히 하라고 시키지도 않는데 생각을 해 보니 스스로가 내가 했던 일을 후회하기 싫더라. 그래서 최선을 다 하며 살았다. 학교 수업도 저는 굉장히 열심히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학교에서 배운 게 하나도 도움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저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어떤 경험이건 제가 했던 것들은 모두 제가 하는 일에 도움이 되더라”라는 이야기로 착실하게 연기의 기초를 다져왔음을 드러냈다.

이쯤되니 궁금해졌다. 김성철은 언제부터 배우의 꿈을 꾸며 스스로를 다독여 온 걸까? 어쩐지 중고등학생 때부터 연기자를 목표로 매진해 왔던 건 아닐까 싶었지만 의외로 입시 때문에 연기에 입문했다고 한다. 중학생 시절 학교 숙제를 위해 처음 보았던 ‘라이어’ 공연에 매료되긴 했지만 정식으로 연기 공부를 시작한 건 고등학생 때 ‘대학은 무조건 인 서울 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 때문이었다며 현실적인 이유를 밝혔다. 영화 감독을 꿈꿨던 친구가 연기 학원에 가 보자고 제안했고, 친구 따라 가봤던 연기 학원에서 뜻밖의 재미를 느끼고, 연기로는 ‘인 서울’을 할 수 있다고 우겨서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김성철은 고3 때 연기과외 선생님이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지게 한 분이라 이야기 했다. “그때 선생님이 저를 엄청 자극했다. 하루에도 5번 이상씩 ‘너는 연기 내공이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오기가 생겨서 그때부터 내공을 쌓으려고 책도 엄청나게 읽고 배운걸 열심히 복습했다.”라고 이야기 하며 입시를 준비하면서부터 ‘열심’의 일상이 시작되었음을 이야기 했다. 또 “당시의 선생님이 배우는 도를 닦는 직업이며 묵언수행을 하는 거라 생각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었다. 그때는 이해가 안됐는데 10년이 지난 요즘에는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더라. 내 의견이나 생각을 말하기 보다는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해 내고, 연기 인생을 길게 보고 꾸준히 가야 하는 것이라는 걸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라는 말로 김성철이 어떤 마인드로 베우라는 직업을 해 나가고 있는지를 표현했다.

젊고 노력을 아끼지 않는 배우이지만 그래도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의 해변 전투씬 촬영은 유독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촬영은 다 힘들다. 그냥 편하게 밥 먹는 장면 찍는 것도 편하기가 힘들고, 애절한 눈빛으로 사랑한다고 말하는 장면 찍는 것도 힘들다. 모든 장면이 다 쉽지 않기에 전투씬 촬영이 특별히 어려웠다고 말 하기는 애매하다. 그래도 촬영 현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특수효과도 있고 총알이 날아다니는 와중에 살아남아야 하는 연기가 조금 더 현실성 있게 느껴지기도 했고 체력적인 한계를 많이 경험했던 현장이었다.”라고 이야기 하며 “몸 쓰는 걸 평소에 좋아하는데도 내가 이렇게 약했나 싶고, 내가 왜 못 버티나 싶을 정도로 힘듦이 신체적으로 왔다. 상륙해서 모래 사장을 기어가는 장면을 촬영 할 때 너무 추워서 저도 모르게 손을 모래사장에 닿지 않게 하면서 기어가고 있더라. 그런 내 모습을 모니터 하구선 전쟁통에도 과연 이랬겠나 싶어서 반성하고 사명감을 가지자고 마음을 다잡았다”라며 촬영 초반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그런데 선배님들이 정말 대단하신 게, 본인들도 추위에 벌벌 떠시면서도 현장의 후배들과 보조출연자들을 챙기시고 힘내라고 다독여 주셨다. 김명민 선배님, 김인권 선배님, 곽시양 선배님들이 진짜 기간병 같이 학도병 배우들이 괜찮은지 일일이 확인하시는 모습에서 많이 배웠다.”라며 함께 촬영한 선배 배우들의 배려에 힘을 낼 수 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는 그의 이야기에 최근 방영중인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에 대한 질문을 안 할 수 없었다. 외국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서의 촬영에는 또 어떤 에피소드가 숨어 있었을까? 김성철은 “‘아스달’이 더 힘들었다. 환경에 의한, 환경을 위한, 환경과 함께한 드라마였다. 브루나이에서도 정글에 있었고 세트도 야외여서 어느 구석도 숨을 곳이 없었다. 더우면 너무 덥고, 추우면 너무 춥고, 볕을 피할 그늘도 없었다. 제가 등장한 첫 씬의 돌담세트는 진흙으로 다 채워놨는데 몇몇 배우는 진흙 때문에 두드러기가 올라 오기도 했었다. 그 와중에 저는 또 제가 나오는 장면을 잘 살려보겠다고 안 그래도 되는데 구르고 흙칠을 하며 촬영을 했어서 고생을 했다. 분장 지우는 데도 한참이 걸리고, 극한의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아 남으려는 역할이라 그런지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라며 고생담을 펼쳤다.


자신이 출연하는 한 씬을 어떻게든 잘 살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성철의 모습 뒤로 정말 매사에 열심히 충실히 했었다는 말이 겹친다. 그래서 이 배우가 어떤 장면도 힘들지 않은 게 없다고 하는 말이 납득이 된다. 2014년부터 무대에서 공연을 하며 기본기를 다지고 짧은 시간 내에 TV에서 큰 성과를 낸 김성철이다. 2017년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첫 TV 데뷔를 한 이후 KBS단막극 ‘투 제니’의 주연, 미니시리즈 ‘바람이 분다’의 주연, 영화 ‘배반의 장미’ 주연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그는 “아직 제가 인지도가 약하다는 건 안다. 하지만 ‘법자’나 ‘잎생’은 기억해 주신다. 저는 그런 게 좋다. 최선을 다 해서 역할을 연기했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캐릭터를 기억해 주신다는 건 잘 했다는 보상이라 생각한다. 작품마다 더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시청자나 관객들에 대한 예의라 생각한다.”며 다부진 각오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김성철은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 대해 “전체관람가로 온 가족이 함께 보실 수 있는 영화다. 저는 영화 속 상황에 속이 상하더라. 그 속상함이 감사함으로 발전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보시고 그 감사한 마음이 ‘모두가 기억하는 일’로 발전되면 좋겠다.”라는 말로 정리하며 관람을 독려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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