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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차승원 “오후 5시면 집에 들어가는 집돌이”

기사입력2019-09-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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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리’로 오랜만에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는 차승원을 만났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를 다루는 소재지만 코미디와 적절히 잘 어울리는 착한 영화에 출연한 차승원은 연일 영화 홍보를 위한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 인터뷰 바로 전날에도 ‘일로 만난 사이’라는 예능에도 출연 했으며 당일도 “저 오늘 저녁에 ‘배철수의 음악캠프’ 나가요. 많이들 들어주셔야 해요”라며 셀프 홍보를 마다하지 않았다. 쌓이는 연륜만큼 자기 작품에 대한 책임감도 남다른, 잘 살아가려고 무던히 애쓰는 좋은 사람 차승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iMBC 연예뉴스 사진

Q. 오랜만의 코미디 연기였다. 어색하거나 힘들지는 않았나?

A. 어색하지는 않았다. 뒷부분에 사고 부분이 나오는 약간 힘든 캐릭터여서 어떻게 톤을 잡을까에 대한 고민은 많이 했다. 마음에 큰 상처가 있는,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인데 겉으로 보기에는 바보 같아 보이는 인물이다. 특정 작품이나 캐릭터를 모티브로 삼지는 않고 굉장히 많은 다큐멘터리와 영화들을 짜집기 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유튜브로 다큐멘터리를 많이 참고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 분명 휴먼코미디, 휴먼드라마인데 어떻게 뒷 부분을 이렇게 만들었나 싶어서 약간 그랬다. 코미디를 더 넣었다면 선을 넘는다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사실 코미디를 하다 보면 한도 끝도 없이 더 세고 과하게 할 수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과도한 설정을 될 수 있으면 안 하려고 했다. 관객들은 코미디영화인데 많이 안 웃고 뒤에 많이 울린다고 할 것 같다.

Q. 후반부에 너무 울리던데 나름 조심했던 부분이 있었는지?
A. 나름 신파는 피하려고 했다. 극중 딸 샛별이와 무균실에서 한번 안을 법도 한데 저는 한번도 안아주지 않는다. 사고와 관련된 슬픔은 그걸로만 마무리를 짓고 괜히 감정을 끌어오지 말자고 감독과 상의 했었다. 요즘같이 흉흉한 뉴스가 많은 시기에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이고,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다루고 있는데 그때 사회를 위해 희생하는 분들을 위해 헌정하는 마음으로 만든 영화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게 어디 쉽겠나? 내 식구가 먼저고 내 가족이 먼저이기 쉬운데도 불구하고 주변에 보면 남을 위해 희생하시는 분들이 꽤나 있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직업군도 있는데 그 중에 제가 보기에 소방관들이 으뜸인 거 같다. 마블의 히어로 같은 이런 분들이 계셔서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해 주는 것 아니겠나. 그렇게 사회를 부드럽게 보듬어 주는 많은 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가지게 해 주는 의미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Q. 이 작품의 어떤 면 때문에 출연하게 된 건가?
A. 처음에 ‘독전’ 찍을 때 용필름 대표가 딸이 있는 캐릭터라고 이야기 해서 안 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하철 이야기 하고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길래 시나리오를 달라고 했고 이후에 감독님을 만났다. 그런데 감독님의 성향이 정말 착한 사람이더라. 이 사람이 뭘 하더라도 난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이 좋아서 함께 하게 되었다. 요즘도 틈틈이 전화 통화를 하는데 할 때 마다 참 결이 곱고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Q. 영화를 보면 깡패들이 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악인이 1명도 없는, 착한 사람들이 나오는 착한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A. 감독이 착하기 때문이다. 감독의 성향이 영화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렇게 착한 이야기에 끌리게 된 건 성향 탓도 있는 것 같다. 성향도 변하는 것 같은데, 예전에는 나만 잘되면 된다는 주의였다. 남이 좀 안되면 내가 오히려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했었는데 요즘에는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이 좀 안되면 그게 고스란히 나에게 오더라. 사회 전체적으로 불안하면 사람들이 급해지고 다툼도 많아지는 것 같고 좋은 일이 생기면 주변 사람들도 웃게 되고 여유도 생기지 않나. 요즘은 여유 있고 다툼 없는 게 좋다. 그래서 남이 나를 욕해도 될 수 있는 대로 다툼의 여지를 만들지 않고, 응원해주고 칭찬해준다. 그렇게 하면 좋은 기운이 나에게 돌아오더라. 이런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니 저도 성향이 조금씩 바뀌더라.

Q. 성향이 바뀌게 된 건 무슨 이유에서인가?
A. 글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이 탓인가? 50이 되니까 좀 변하는 것 같다. 물론 아직도 날카로운 면이 있기는 한데 전에는 내가 약간 피해본다는 생각이 들면 날이 드러났었는데 요새는 날을 숨기고 될 수 있으면 안 보이려고 변하게 되더라. 저와 생활 패턴이 비슷한 사람들이 더 좋아지기도 한다. 보통 아침 6시면 일어나고 오후 5시면 집에 들어가는 데 이런 패턴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좋더라.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지고,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는 위로를 받게 된다. 내가 너무 가정적이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7~8년 정도 저녁 6시 이후에 밖에 나와서 술을 마신 적이 거의 없는데 저녁시간에 여러 가지 생각도 할 수 있고 정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참 좋더라.

Q. 예능에서 요리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졌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면 요리도 많이 하시는가?
A. 차승원 레시피라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건 봤다. 요리를 집에서 안 하는 건 아닌데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다. 요리 지식이 많은 건 아닌데 감은 있는 것 같고 웬만한 사람보다는 잘 하는 것 같다.

Q. 영화도 잘 봤지만 요즘 홍보도 정말 열심히 하시더라. TV를 틀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A. 열심히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수 많은 스탭들이 고생하며 만든 작품인데 더 많이 알려지고 더 많은 분들이 봐 줘야 보람되지 않겠나. 이번에는 TV프로그램을 3개만 했는데 재방송을 많이 해주시니까 그보다 더 많이 한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어제 들른 한 식당에서 주방 이모님까지 ‘힘을 내요 미스터리’ 잘 보겠다고 이야기 해 주시던데 그렇게 정확하게 영화 제목도 기억해 주시니까 홍보를 한 보람이 느껴졌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노동예능을 많이 하셨다. ‘삼시세끼’ ‘스페인 하숙집’도 그렇고 최근의 ‘일로 만난 사이’도 그렇고 늘 쉼 없이 몸을 움직이는 예능을 하시더라.

A. 유재석이 ‘일로 만난 사이’때 정말 옆에서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그런데 나는 이런 노동예능이 내 취향에 맞는 것 같더라. 데뷔 초에는 스튜디오에 앉아서 토크쇼를 많이 했는데 말은 하면 할수록 자꾸 실수도 하게 되고 머리 굴려서 포장하게 되더라. 노동 예능은 일만 하면 되고 간간히 내 생각이나 내 습관, 살아보니까 나는 이렇더라는 걸 가끔 이야기 하면 되니까 진솔하게 진짜 내 모습이 나오게 되고 그게 내 취향에 맞더라. 밥 해주고 밥 해 먹이는 예능을 유해진과 좀 많이 했는데 우리에게는 그때의 시간이 참 즐거운 추억이다. 현실에서 저와 유해진이 어느 날 만나 같이 밥 먹고 같이 자는 게 가능하겠나? 예능이니까 가능했던 건데 그때의 시간들이 소중하고 즐거웠어서 또 할거냐고 누가 물어보면 절대 안 한다고는 답하지 않는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하는 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Q. 참 잘생긴 외모인데 요즘은 막 쓰시는 것 같다. 노동예능을 하면서도 매번 두건 쓰고 편하게 입은 모습을 많이 봐서인지 차려 입은 모습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A. 나도 미남으로 나오는 영화를 한번 하고 싶다 (웃음) 박훈정 감독의 영화 ‘낙원의 밤’을 지금 촬영 중인데 여기에서는 약간 미남으로 나온다. 요즘 비주얼은 내려 놓았다. 영화에서도 일부러 메이크업을 안하고 촬영한다. 그게 더 좋더라. 메이크업을 하면 얼굴을 만질 수도 없고 신경이 쓰이는데 거의 생얼로 촬영을 하니까 더 나다워지는 것 같고 자연스럽더라. 예전에 ‘자기의 몸을 신성한 사원 같이 대하라’라는 말을 듣고 딱 마음에 와 닿았는데 배우를 하는 동안은 정해진 시간에 내 몸을 나태해지지 않게 관리하려고 루틴으로 운동만 좀 열심히 하고 나머지 것들은 그냥 놔둔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연을 맺으며 계속 일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신체와 정신이 건강해야 하겠더라.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계속 생각한다. 지금 상태로는 크게 축하 받을 일도 없지만 비난 받을 일도 없는데 그래서 지금이 너무 좋다. 꾸미지 않고 장막을 치지 않아도 편안해 보이는 나의 지금이 좋은 것 같다.

Q. 다음에는 어떤 작품으로 만날 수 있나?
A. 김지훈 감독의 영화 ‘싱크홀’을 인천세트에서 촬영 중이고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도 제주도에서 찍고 있다. 동시에 두 개의 작품을 하려니 만만치 않다. 올해에는 찍고 있는 영화 때문에 드라마를 언제 할지 모르겠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재미있는 로맨틱코미디도 하고 싶고 딮한 장르의 영화도 하고 싶은데 결정된 건 없다.

하루아침에 ‘딸’벼락을 맞은 ‘철수’(차승원)가 자신의 미스터리 한 정체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반전 코미디를 그린 작품 ‘힘을 내요, 미스터리’는 9월 11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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