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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류준열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전쟁영화, 이번에 소원성취”

기사입력2019-08-0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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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처럼 일하는 배우, 어떤 역할이건 찰떡같이 해 내는 류준열을 만났다.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숫자로만 표시되던 독립군들을 실제로 재현하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뛰어다니며 표현해 냈던 류준열은 밝게 너스레를 떨며 기자들과의 대화를 오히려 리드했다. 하는 작품마다 호평을 받고, 호평이 부끄럽지 않게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 깊어진 연기로 팬들을 감동시키는 배우 류준열과 영화 ‘봉오동 전투’에 대해 이야기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Q. 영화 어떻게 보셨나?

A. 쑥쓰러워서 살짝 눈을 가리고 봤는데 그러고 봐도 재미있더라.

Q. 고생을 많이 하셨겠더라. 계속해서 험한 산을 뛰어 다니고 격렬한 전투씬도 많았다. 부상은 없었나?
A. 찍고 나면 추웠는지 더웠는지만 기억이 나고 힘들었는지 어땠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고생은 스탭들이 했다. 발목 접지르는 건 너무 흔한 일이어서 따로 이야기 하긴 그렇고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처음부터 의료진이 현장에 상주하면서 발목을 단단히 고정 시키는 압박 붕대를 감고 촬영을 해서 6개월 정도 산에 있었는데 모두가 다치지 않고 잘 촬영했다.

Q.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영화가 가진 이야기의 힘이나 메시지가 당연히 크게 와 닿아서 작품을 선택하기도 했지만 감독님의 작품에 관심이 많았다. 감독님의 첫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빼놓지 않고 극장에서 볼 정도로 작품들을 좋아했고, 감독님이 너무 좋으신 분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Q. 이 영화를 통해 ‘국찢남’이라는 별명도 얻게 되셨다.
A. 처음에는 제가 시대를 못 따라가는가 싶었다. ‘국찢남’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주변에서 ‘국사책을 찢고 나온 배우’라는 뜻이라고 알려주셨는데 너무 기분 좋더라. 원래 제가 추구했던 연기나 역할들이 '원래 거기 있었던 사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이고 싶었는데 그렇게 이야기 해 주시니까 너무 기분이 좋더라. 특히 ‘봉오동 전투’가 이름 없이 사라져간 분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주변에 있던 민초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런 영화의 취지와도 어울리는 별명 같아서 기분 좋았다.

Q. 영화의 포스터도 멋지더라. 방금 이야기 하신 영화의 메시지가 잘 살아 난 사진이더라.
A. 그 사진은 원래 포스터용으로 찍은 사진이 아니었다. 돌무덤을 향해서 독립군도 일본군도 엄청 뛰었던 장면을 촬영하던 날이었다. 보조출연자들까지 다 같이 엄청 뛰고 땀도 많이 흘리고 힘들게 촬영한 날 조우진이 단체 사진을 찍자고 제안해서 찍게 된 사진이었다. 보통 단체 사진 찍으면 밝게 웃고 그런데 그날은 힘들어서 였는지 장면 때문이었는지 자연스럽게 비장한 표정과 분위기로 찍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진짜 독립군이 찍은 단체 사진 같았는데 그걸 포스터로 써주셨더라.

iMBC 연예뉴스 사진

Q. 영화에서 첫 등장하던 장면은 진짜 멋지더라. 절박한 상황에서 소녀를 구하는 멋진 구세주처럼 등장했는데 나름대로 더 멋져 보이려고 노력한 부분이 있나?

A. 그런 등장을 마다할 배우가 어디 있겠나. 시나리오에 써 있던 ‘이장하’의 눈빛에 대한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결의에 차 있고 군인으로서의 맑은 눈을 가지고 있다고 써 있었는데 그 부분이 마음에 들더라. 수 많은 독립군 중에서 ‘이장하’는 군인으로 정규 훈련을 받은 독립군인데 그런 특징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컷이라 생각해서 신경을 많이 썼고 감독님도 공을 많이 들였던 장면이다. 사실 군인 역할이 생각보다 힘들더라. 학교에서 배울 때도 군인과 무사 역할은 자칫하면 죽은 배역이 될 수 있기에 지양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겠더라. 선배님들은 중간중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역할과 밀당을 하시던데 저는 오로지 앞만 보고 촬영한 느낌이었다. 조금이라도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현장에서 촬영할 때도 그렇고 후시 녹음할 때도 감독님께 말씀을 드려봤는데 굉장히 단호하시게 무조건 이렇게 가야 한다고 방향을 잡으셔서 결국은 제가 포기를 했다. 감독님은 ‘이장하’가 정규 훈련을 받은 군인으로서 목숨을 내던지고, 죽을걸 알고도 작전에 지원하는 의지가 있는 인물이라는 게 분명히 표현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갖고 계셨다.

Q. 너무 멋있게 보여서 몰랐는데 연기 고민이 많았나 보다.
A. 유해진과 조우진이 재미있게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부럽더라. 살아 숨쉬는 인물로 보였다. 그와중에 저는 ‘이장하’를 어떻게 살아 숨쉬게 할까를 많이 고민했다. 예전 학교 때 적었던 수업노트를 찾아 보니까 이걸 표현할 때는 이렇게 해라, 애매하면 서 있으라는 것도 써 있어서 예전 수업노트를 계속 찾아 보면서 연기를 했다. 정말 어려운 지점이 많았다. 처음에는 캐릭터의 표현이 영화 ‘독전’에서의 ‘서영락’과 겹치지는 않는지 고민도 되었는데 연구하고 분석할수록 전혀 다른 인물이더라. ‘서영락’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사람이라면 ‘이장하’는 자신의 목표가 너무 분명한 친구여서 앞만 보며 가는 사람이더라. 그래서 자신의 감정도 철저히 숨기는 인물이었다. 그렇게 캐릭터를 만들어 갔고, 실제 연기를 하면서는 헛발질도 많이 했다. ‘이장하’는 군인이고, 다른 사람들은 주변을 살피며 두리번거리며 걸어도 ‘이장하’는 앞만 보고 걸어야 하는 느낌이어서 땅을 안보고 걸었는데 산에서 그렇게 걸어가는 건 너무 힘들더라.


Q. 아직도 학생 시절에 썼던 연기 노트를 찾아보나?
A. 작품 들어가기 전에 더 많이 볼걸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면 할수록 연기 노트가 소중하다. 정답은 늘 기초에 있었고, 고전 영화나 앞서 선배들이 했던 연기들에 다 정답이 있더라. 모든 답이 시나리오에 있다는 말도 있는데, 나중에 배우는 것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앞서 배웠던 걸 다시 상기시키는 과정인 것 같더라. 그런 노트를 만들고, 쌓아 놓고 있었다는 게 참 뿌듯하고 좋다.

Q. 영화 속에서 정말 열심히 달리셨다. 달리기에 부심이 있으신가?
A. 달리기는 자신이 있다. 평소 축구 할 때도 다른 기술이 없다 보니 달리는 것으로 많은 부분을 커버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산에서 달리는 것이다 보니 빨리 달려도 평지처럼 속도감이 많이 안 나더라. 나름대로 부심이 있었는데 유해진 선배가 너무 산도 잘 타시고 달리기도 잘 하셔서 저는 잘한다고 말하기엔 부족한 거 같다. 유해진 선배는 모든 스탭과 출연자들을 통틀어서 가장 산도 잘 타고 빨리 뛰신다. 거의 산신령 수준이시다. 제가 대부분 현장에는 선배님들보다 빨리 도착해 있는 편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분명 제가 먼저 출발 했는데도 유해진 선배님이 산 정상에 저보다 먼저 도착해 계신걸 보고 긴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iMBC 연예뉴스 사진

Q. 1920년 6월에 있었던 봉오동 전투를 그렸던 영화다. 역사를 재현하는 작품은 배우들에게 부담일 것 같은데 어땠나?

A. 제가 연기했던 이장하라는 인물이 실제로 있었던 건 아니고 실제로 있었던 사건과, 몇 안 되는기록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극화하고 영화화 했다. 농민출신이나 마적 출신인데 독립운동에 참여하신 분들도 있고, 신흥무관학교 같은 곳에서 훈련 받아 독립군이 되신 분들이 있어서 그런 걸 우리 영화에서도 잘 표현했다. 우리의 독립 과정이 여러 책이나 영화, 작품들에서 보여지기는 하지만 이렇게 표현되는 게 아쉬울 정도로 큰 업적과 희생이 있었던 역사였다. 영화 속에서 동굴이나 막사가 나오는데 정말 우리 선조들이 이런 세트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나라를 위해 싸웠다고 생각하니까 숙연해 지고 지금 현실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더라.

Q.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전쟁 장면이 리얼하게 표현된 부분도 있었지만 이런 전쟁이 펼쳐지는 배경이 너무 아름답더라. 과연 우리나라가 맞나 싶은 풍경이어서 그런 경치가 총알과 폭탄으로 뒤덮이는 게 안타깝더라.
A. 모든 장면을 한국에서 찍은 걸로 알고 있고, 촬영 할 때 마다 정말 절경이다 싶더라. 봉오동 전투가 만주에서 벌어진 것이어서 어쩐지 한국 같지 않고 실제 지형과 비슷한 곳을 찾아 다니느라 로케이션에 정말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하더라. 촬영 다녔던 들판이나 오름들 중에서는 이국적인 풍광인 곳들이 많았다. 특히 밀양 만어산에서의 촬영이 기억에 남는데 큰 돌들이 쌓여 있어서 마치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곳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Q. 정말 부지런하게 작품을 하고 계시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필모를 쌓았는데 욕심나는 장르가 따로 있는가?
A. 제 작품을 기다리는 많은 분들 덕분에 열심히 하게 되는 거 같다. 저를 기다려 주시는 분이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고 가장 큰 힘이 된다. 아직 못해본 장르가 더 많은데 사실 전쟁 영화와 좀비 영화를 해 보는 게 제 버킷리스트였다. 이번 작품에서 전쟁 영화를 해 봤으니 좀비 영화도 해보고 싶다. 참고로 좀비 역할을 해보고 싶은 건 아니다. (웃음) 어떤 방향성을 정해놓고 작품을 하는 건 아니다. 그때 읽은 대본 중에서 가장 괜찮으면서 스케줄이 가능한 걸 하게 되다 보니 욕심나는 대로 작품을 하는 건 힘들다. 그냥 내가 주어진 역할을 어떻게 잘 표현해 낼지를 더 생각하고, 고민하는데 시간을 많이 쓰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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