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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人스타] 안성기 "62년 연기인생, 비결은 초심과 긍정적인 생각"

한국영화홈페이지 2019-07-27 08:23
[人스타] 안성기 "62년 연기인생, 비결은 초심과 긍정적인 생각"
올해가 한국 영화의 역사가 시작된 지 100년이 되는 해라 한다. 길다면 긴 100년의 영화사 중에 62년의 지분을 가지고 지금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 안성기를 만났다. 영화 ‘사자’에서 악을 쫓는 구마 사제 ‘안신부’로 변신, 바티칸에서 온 구마 사제단 ‘아르마 루치스’ 소속의 사제로 한국에 숨어든 강력한 악의 검은 주교를 찾는 독실한 신념의 모습을 선보인 그였다. 벌써 십 수년 전부터 늙지 않는 외모와 아직도 근육이 짱짱한 몸을 유지한 채 품격 있는 목소리로 ‘연기’와 ‘영화’를 이야기하는 모습에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나는 인물이었다.



Q. 새로운 장르, 새로운 직업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셨다. 오컬트 장르나 구마 사제라는 직업이 낯설지는 않으셨나? 작품 제안이 들어 왔을 때 고민되는 지점이 있으셨는지 궁금하다.

A. 전혀, 아무런 고민도 안 했다. 저는 큰 영화가 목말랐다. 그 동안 작은 영화. 독립 영화들을 많이 해왔는데 그러다 보니까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더라. 조금 큰 영화를 하면 관객과 만날 기회가 생기니까, 그래서 이 영화를 하는데 망설이거나 고민되지 않았다. 또 두 번째로 이 영화에 끌리게 된 이유는 바로 ‘안신부’라는 캐릭터 때문이었다. 바티칸에서 온 전문적인 구마 사제의 진지함도 좋았고 중간에 유머와 따뜻함도 보여지는 캐릭터라 너무 좋았다. 그리고 애초에 감독이 나를 염두에 두고 ‘안신부’라고 캐릭터의 이름까지 지어왔다는 게 너무 고맙더라.

Q. 영화를 보고 나니 히어로 오컬트물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정의되더라. ‘안신부’ 입장에서는 이 영화의 장르를 어떻게 생각하셨나?
A. 제 부분만 촬영하고, 제 부분만 봤을 때는 순전한 구마 였다. 그런데 후반 액션씬을 보니까 그보다 훨씬 더 재미난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라. 진지함 보다는 재미 쪽이 더 강조된 것 같고, 처음에는 좀 무서운 영화이고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쪽으로 보였는데 후반부의 재미난 부분과 잘 혼합된 것 같다.

Q. 영화 속에서 코믹한 장면의 지분이 많으시다.
A. 이 정도면 좀 쉬어가는 느낌이 들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좋은 의미의 반응이 많더라. 대본에 애초에 위트 있는 대사가 있었는데 장면마다 애드립도 조금 있었다. 비교적긴 시간을 할애했던 ‘용후’(박서준 분)와 친해지는 장면은 진짜로 술을 마시고 연기를 했었는데, 분위기도좋고 적당히 얼굴도 발갛게 돼서 좋더라. 원래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타입이고, 취하면 연기가 잘 안되니까 맥주 두 잔 정도 마시고 촬영했었다.

Q. 구마 사제의 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하셨나? 중간중간 액션씬도 보이던데?
A. 아휴~ 박서준, 우도환이 한 게 진짜 액션이지 나는 그저 몇 대 맞는 연기만 한 걸로 어떻게 액션이라 할 수 있겠나. 사실 저도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첫 부마자와의 장면에서 액션도 생각을 했었고 부푼 마음을 안고 촬영장 갔었는데 첫날 현장에서 무술감독이 “선배님은 그런 액션을 하시면 안됩니다!” 하는 바람에 액션의 꿈을 접었다. 그래서 나는 ‘라틴어 액션’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라틴어도 사실 어디서 제대로 배우는 곳이 마땅치가 않았다. 제가 잔상이 오래 남아서 무서운 영화를 못 보기 때문에 다른 구마 영화를 보며 참고하기도 힘들었고,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제가 표현하는 건 악령을 퇴치하는데 라틴어를 무기로 싸우는 것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소리도 많이 지르고 세게 했다.
지금도 이야기 하면서 조금 뿌듯한 건 라틴어 대사를 한 번도 NG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라틴어 대사를 하는 장면은 전부다 한 번에 오케이가 났다. 라틴어를우리말로 적어 놓고 어떤 단어가 어떤 뜻인지 파악 같은 건 할 새도 없이 통으로 외웠다. 중간에 한번 삐끗하면 무조건 처음부터 다시 하는 식으로 하루 종일 입에 달고 살았다. 거의 3~5개월 동안 상상 이상으로 열심히 외워서 지금도 막 나올 정도다. 막나오는 건 둘째치고 털어지지 않아서 야단났다. (웃음)


Q. 몇 십 년째 체형에 변화가 없으시다. 영화 속에서도 안신부의 근육이 탄탄해서 놀랐는데 어떻게 관리하시나?

A. 평소에 날마다 한 시간 정도 쉬지 않고 운동하는 게 루틴이다. 40년 넘게 해 온 습관이고, 철봉은 하루도 빼지 않고 하고 있는데 스트레치에도 도움이 되고 반듯한 자세를 가지는 데 도움이 되더라. 개인적으로 배 나오는 걸 너무 싫어해서 다이어트는 따로 하지 않는 대신 운동은 계속 하고 있다.

Q. 감독은 ‘사자’의 속편도 염두에 두고 세계관을 만들어 간 것 같던데 정말로 속편이 만들어 진다면 안신부는 어떤 모습을 더 보여주고싶으신가?
A. 속편의 여부는 관객의 선택 인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 격투기 장면을 위해 직접 LA로 가서 제작비를 투입해 촬영했었다. ‘용후’의 필연성을 이 한 장면으로 보여줬듯이 속편에서는 안신부의 필연성을 위해 바티칸에서의 모습이 보여졌으면 하는 게 저의 희망이다.

Q.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이다. 무려 62년의 연기 생활에 대한 소회는 어떠하신가?
A. 제가 5살에 데뷔해서 올해에 62년째 연기생활을 하고 있다. 중간에 학업과 군대생활로 작품 활동이 비어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행복한 배우 생활을 하고 있다. 저보다 10살이 많은 로버트드니로가 얼마 전에 ‘인턴’이라는 영화도 했는데 저도 그 정도의 나이까지는 연기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제가 좋아하는 게 영화이고, 현장에 있는 게 가장 행복한데 이런 좋고 행복한 걸 쭉 해나가고, 이런 나를 본보기 삼아 영화인의 꿈을 꾸는 후배들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Q. 오랜 기간 활동하시면서 슬럼프도 있으셨을 텐데 어떤 식으로 극복하셨나?
A. 큰 부침은 없었지만 중간중간 남들이 볼 때 슬럼프 같은 게 있었다. 그런데 저는 그런 시간을 되게 좋아했다. 오랜만에 나를 돌아보며 나를 충전하는 시간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슬럼프가 따로 없었다. 저는 꾸준히 해마다 한편씩 작품을 했었고 성적이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했지만 그런 것에 큰 실망을 하지는 않았다.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건 언제든 현장에 나가서 요구하는 대로 표현할 줄 아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배우로서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충만해 있었다. 그런 내적인 마음가짐이 오랜 시간 동안 작품을 할 수 있게해 준 원동력인 것 같다.

Q. 영화계에서 가장 스캔들도 없으시고 흔히 말하는 흑역사가 없는 배우로도 유명하시다. 배우라는 직업은 유혹에 노출되는 빈도도 많고 주변의 자극도 많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겨내셨나?
A. 저는 연예계 생활의 정답을 다 알고 시작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영화를 했었고 당시 내가 우상으로 생각했던 대단한 분들이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되시는지를 보며 자랐다. 이유가 다 있더라. 가장 놓치지 말아야 될것 들을 미리 알았다. 그 중 하나가 가정이 단단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인기는 허망하다는 것. 제일 중요한 건 촬영 현장에서 일하는 순간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 해야지 한 눈 팔면 반드시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변함없이 초심을 잃지않고 하는 게 얼마나 보기 좋고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것인가를 알고 시작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
A.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는데 좋은 영화를 계속 하고, 현장에 계속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다.

한편 안성기, 박서준이 신의 사자가 되어 세상을 혼란에 빠트리는 악의존재에 맞서는 영화 ‘사자’는 7월 31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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