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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불쾌지수 날려버릴 상큼한 시작 '신입사관 구해령'

기사입력2019-07-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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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미니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이 어젯밤 첫방송되었다.

지난 17일 밤 9시에 첫 방송된 '신입사관 구해령'은 조선의 첫 문제적 여사(女史) 구해령과 반전 모태솔로 왕자 이림의 '필' 충만 로맨스 실록으로 조선시대 임금의 모든 언행을 기록했던 사관이라는 직업을 부각시키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참신하고 상큼한 진행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아녀자는 재주가 있어도 숨기고 아는 것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것이 덕이며 여인은 나쁜 일도 훌륭한 일도 해서는 안 된다는 규율을 강요하던 19세기 조선시대를 살아가기에 구해령(신세경 분)은 너무나 아는 것도, 알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여인이었다.

왕위 계승 서열 2위로 자신의 궁을 벗어나지 말라는 어명 속에 '매화'라는 필명으로 연애 소설을 쓰며 청춘을 보내고 있는 도원대군(차은우 분)에게도 세상은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깊은 궁 속에 갇혀 마음대로 나다니지도, 뜻을 내비치지도 못하기에 그저 상상 속의 연애로 세상과 간접 소통을 하고 있다.



이토록 갑갑한 현실에 한계를 느낀 두 청춘은 우연한 기회로 마주치게 되고, 연애 소설따위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진취적인 여성 구해령은 도원대군이 연애소설 작가 매화인지, 심지어 상대가 도원대군인지 조차 알지 못한채 서로의 문학관에 대해 설전을 펼치게 된다.

난생 처음으로 자신의 말에 따박따박 논리적으로 말대답을 하는 사람을 만난 도원대군은 '날 이렇게 무례하게 대한 건 네가 처음이야'의 모드로 구해령을 생각하게 되지만 자꾸만 머리 속에서 구해령이 떠나질 않는다.


한편 구해령은 하룻밤만 매화인척 낭독회를 해 주면 어린 노비를 해방시켜 주겠다는 욕심 많은 선비의 제안에 넘어가 내키지 않지만 억지로 낭독회와 거짓 싸인회까지 하게 된다. 이 자리에서 구해령과 도원대군은 다시 재회하게 되며 이들의 인연은 이어지게 된다.

방송 전 첫 지상파 드라마의 주인공이자 첫 사극 도전으로 화제가 되었던 차은우는 방송 내내 화사한 외모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왕실에서 곱게 자라 아쉬울 것도 없고 연애 소설을 쓰며 청춘을 보내고 있는 철부지 도원대군을 차은우는 해맑게 표현해 내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차은우의 대사 톤이 너무 높아 몰입하기 힘들었다고 하지만 도원대군이 앞으로 내적인 성장을 많이 할 인물임을 감안해 본다면 지금의 톤이 오히려 더 적합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 드라마는 19세기 조선을 그대로 고증한 픽션 드라마가 아니고, 사관이라는 직업군에 포인트를 준 팩션임을 생각해 본다면 이당시 왕과 왕자들은 모두 근엄하고 낮은 톤으로 말 했을거라는 고정관념은 털어 버리고 극을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어린 시절을 청나라에서 보내고 돌아와 갑갑한 조선에서 어느새 노처녀 취급을 받게 된 구해령을 연기한 신세경 또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제작발표회때 "치마를 입고도 말보다 더 빨리 달린다"던 감독의 말 처럼 신세경은 그 동안 보여졌던 조선시대 배경의 조신한 양반 규수와는 다르게 활달하고 거침없는 여인을 그려냈다. 드라마가 이야기 하고 싶은 조선시대 청춘 남녀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구구절절한 설명이나 지루한 배경 설정이 없이도 주연배우만 봐도 이해가 될 정도로 신세경, 차은우의 설정과 연기는 직감적이었다.

이렇게 샤방한 청춘 드라마가 얼마나 오랜만인지! 반가움과 더불어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고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게 하는 두 주연배우들의 빛나는 외모 조차도 은혜로운 드라마였다. 두 배우들의 빼어난 외모 덕분에 우리의 한복도 더 아름다워 보이고, 장신구나 디테일한 장식들까지 새로이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신세경-차은우의 빛나는 외모와 캐릭터에 찰떡같은 연기력 외에도 치밀하게 스토리를 전달하는 연출력을 가진 강일수 감독, 극의 긴장감을 책임지는 박기웅과 최덕문, 이지훈 등이 배치되어 훌륭한 밸런스를 보이고 있는 '신입사관 구해령'은 무더위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힐링이 되어줄 수목극으로 무난히 안착할 것 같다. MBC '신입사관 구해령' 매주 수,목 밤 9시 방송.

iMBC 김경희 | 화면캡처=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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