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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기생충'에서 박력있는 발길질을 선보인 장혜진 "셀 수 없이 많은 테이크 끝에 만들어 진 장면"

한국영화홈페이지 2019-06-24 17:16
[人스타] '기생충'에서 박력있는 발길질을 선보인 장혜진 "셀 수 없이 많은 테이크 끝에 만들어 진 장면"
영화 ‘기생충’에서 송강호의 아내 ‘충숙’으로 연기한 배우 장혜진을 만났다. 캐릭터를 위해 체중 조절을 하는 배우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여배우가 체중 감량이 아닌 증량을 하기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영화 홍보 행사에서 영화 속 모습과 많이 다른 외모로 등장해 일일이 “달라 보이지만 제가 충숙 입니다”라고 소개했던 장혜진 배우는 상당히 호쾌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Q. 칸에서의 수상 이후 많은 관객들이 ‘기생충’을 봐 주셨다. 해외영화제 수상작이라 어려울 줄 알았는데 국내 관객들에게도 반응이 좋았다.

A. 영화를 너무 좋아해 주시더라.너무 감사하고, 이럴 수가 있나 싶게 스포도 잘 지켜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무대 인사를 가면 너무 좋아해 주시더라. 저를 소개하면 약간 0.1초 정도 공백이 생기긴 하는데 살이 빠져서 잘 못 알아 보시는 것 같다.

Q. 이 작품에 어떻게 섭외되었나?
A. 감독님께서 ‘우리들’이라는 영화를 보셨다고 하시더라. 극중에 아이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내 표정이 찌그러져 보였나 보더라. 그 화면을 캡쳐해 두셨더라.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영화였는데 저의 뭔가가 눈에 띄셨나 보더라. 뭐 때문이냐고 여쭤 봤더니 “팔뚝?”이라고 농담으로 이야기 하시더라. 그 작품에서의 저를 좀 덩치 있게 보셨는지 실물을 보니 그렇게 큰 덩치가 아니라며 좀 더 살을 찌웠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감독님과 처음 만나서는 거의 2시간 동안 신변 잡기적인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지막에서야 제안을 하시더라. 제가 과연 이렇게 큰 프로젝트에서 이렇게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좋은 배우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당연히 해야지! 싶다가 오락가락 했었다. 부담이 컸었는데 봉준호 감독은 저에게 “잘 할거면서 투덜거린다”라고 하시더라. 감독님께서 저 자신보다 더 저를 믿어 주셨고, 일절 흔들림 없이 잡아 주셔서 감사했다.

Q. 체중 증량은 어떻게 하셨나?
A. 평소 먹던 양에서 좀 더 먹으면 되겠지 했는데 효과가 없어서 하루에 6끼를 먹었다. 처음에는 무작정 하다가 나중에는 트레이너의 조언을 받아가며 관리 했는데 나중에 빼기 위해서는 아무거나 먹으면 안 된다고 해서 빵 대신 떡을 먹고, 밀가루는 자제하면서 식이요법을 했다. 너무 체중이 갑자기 늘어나니까 건강이 안 좋아져서 한의원에서 침을 맞아가며 건강관리와 병행해서 체중을 찌웠다.

Q. 처음 대본을 보셨을 때 느낌은 어땠나?
A. 스토리가 너무 빠르게 변하니까 궁금하더라. ‘어머, 어머’ 이러면서 읽었다. 평범한 스토리 같은데 자꾸만 변화가 있었고 처음에는 다 읽고 나니까 눈물이 나더라. 엄마 역할이다보니 가족에게 감정이 이입되서 아들 기우가 자꾸 웃는 모습도 그렇고 아버지에게 쓴 편지도 그렇고 그 먹먹함이 이루 말 할 수 없게 너무 슬펐다. 배우들은 대본에 공감되지 않으면 연기가 힘들다. 믿지 못하면 표현하는 데 한계가 생기는데 감독님이 만들어 놓은 환경은 그야말로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대본에서 보여준 환경을 이렇게 잘 만들어 놓으셨으니 연기하면서는 이 가족의 상황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서 ‘이 가족들도 얼마나 잘 살고 싶었을까? 뜨개질하고 피자 박스 접다가 처음으로 직장다운 직장을 얻으러 가는 건데 아들을 얼마나 응원해 주고 싶었을까? 얼마나 햇볕드는 집에서살고 싶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연기 했었다. 남편 기택과 함께 쇼파에서 낮잠자는 장면은 너무도 슬프고 짠했다. 행복한 마지막 한 때 같은 순간 아닌가. 계속 이어질 줄 알았는데 어긋나게 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낮에 잔디밭에서 해머를 던지고 온 가족이 웃고 있을 때의 장면은 너무 좋기도 하고 너무 슬프기도 했다. 이들도 좀 행복하면 안되나? 싶고. 나쁜 사람들이 아니고 능력 없는 사람들도 아닌데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더라.

Q. 충숙이 극중에서 전국체전 해머던지기 메달리스트 출신이었고 극중에서 정말 해머 던지는 장면이 나오더라. 얼마나 연습하신 건가?
A. 해머 던지는 사진을 찍던 날 몇 시간 배웠다. 잠깐 배운 건데도 잔디에서 촬영 할 때 몸이 기억을 하더라. 현장에서제가 동작을 하니까 ‘오우~’하는 리얼 반응이 나왔었다. 해머는 아니고 그날 충숙이 던진 건 복숭아였다.

Q. 그날 거실에서 문광과 그 소동이 있고도 정말 침착한 표정으로 짜파구리를 끓이셨다. 그때 충숙의 표정이 뭔가 범상찮은 느낌이었는데 어떤 생각으로 연기하신 건가?
A. 그런 디테일한 건 모두 봉준호 감독의 디렉팅이다. 저도 놀랬다. 저 같으면 그 상황에서 짜파구리를 못 만들 것 같은데 충숙은 아무렇지 않게 짜파구리에 집중한다. 감독님이 정말 맛있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라고 하셨는데, 충숙은 한번에 하나 밖에 못 하는 인물이다. 감독님의 디렉팅에 ‘어?’ 했었는데 편집본을 보고 나니 감독님이 원한 게 이런 거구나 싶어서 놀랍더라.


Q. 그렇게 침착하게 짜파구리를 만들면서 한쪽 발로 문광을 계단 아래로 넘어뜨렸다.

A. 그 장면은 정말 많은 테이크를 갔었고, 이정은 배우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저는 그냥 차면 되는 역할이었는데 좋은 각도를 찾으려다 보니 목이나 얼굴까지 발이 올라가게 되더라. 감독님은 양손에 짜파구리를 들고 반발력으로 지그시 밀어주듯 하라고 하셨는데 제가 많이 주저하게 되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테이크를 갔다. 무술팀에서 정말 신경을 많이 써 주셨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외국 관객들은 그 장면이 이전의 문광네 부부와의 에피소드를 일단락 짓는 걸로 느껴서인지 박수를 치면서 유쾌하게 대하더라.

Q. 반지하에 살던 때와 박사장네 살던 때를 비교하면 언제가 더 촬영하기 편했나?
A. 반지하가 편하기는 더 편했다. 헐렁한 거 입고 아무렇게나 있어도 되니까. 박사장네 들어가서는 반듯하게 있어야 하고 연기도 했어야 해서 마음이 불편했다. 반지하에서는 너무 내 세상 같았는데 박사장네 세트에서는 어마어마한 소품가격을 듣는 순간 정말 편하게 움직일 수가 없더라. 오디오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고 어마어마한 것들이어서그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테이블에 앉아 있을 때도 불편했다. 그때는제가 살이 쪄 있을 때니까 테이블 중간에 앉았더니 약간 휘어 지더라. 그 테이블도 엄청나게 비싼 거였는데 그래서 제가 앉은 아래 부분을 받쳐 주시더라. 그렇게 비싼 것들은 태어나서 처음 봤다.

Q. 영화가 정말 큰 상도 받았고 대중적인 사랑도 많이 받고 있다. 이 영화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
A. 연기 할 때는 그 장면에만 집중하다 보니 의미를 놓칠 때도 많은데 다시 완성된 걸 보면 새롭게 보이는 의미가 있더라. 미처 모르고 연기 했지만 보시는 분들이 그 연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르더라. 그래서 ‘기생충’이 좋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게 참좋았다.

Q. 오랜만의 작품이다. 이전에는 어떤 작품을 하셨었나?
A. ‘기생충’ 이전에는 ‘우리들’ ‘어른도감’ 영주’ ‘밀양’ ‘시’ 등의 작품에서 단역을 했었다. 연극도 같이 했었는데 오디션을 봐도 많이 떨어지고 작품이 잘 안되더라. 자꾸 떨어지고 실패하게 되니까 의기소침해졌고, 어쩌다 단역을 하게되면 너무 열심히 해서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 누구나 잘되고 싶고 잘하고 싶은 거 아니겠나. 좋은기회가 많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너무 가라앉을 수 없으니까 스스로를 다지는데 시간이 길게 걸렸다.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오래 가졌었는데 어느 순간 주변을 돌아보면 혼자가 아니더라. 누군가와 감정을 나누고 상황을 이야기 하다 보면 그런 과정이 어느새 치유의 과정이 되기도 하더라. 이 영화에서 이야기 하는것도 이런 메시지일 거라 생각이 드는데, 슬플 때 슬픔을 직시하는 것도 용기인 것 같다. 외면하지 않고 나의 상황을 제대로 봐야 더 단단해 질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Q. 다음 작품을 선택하실 때 ‘충숙’이라는 역할이 발판도 되겠지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A. 다행히도 충숙이의 모습을 지금 아무도 못 알아보시고, 제가 다른 작품을 해도 저를 못 알아 보실 것 같아서 부담은 덜하다. 이미 40대 중반의 나이인데 배우로서 어떻게 하겠다기 보다는 제 마음을 잘 유지해 가면서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교만하지 않고 건방지지 않게 동지처럼, 친구처럼 때로는 못된 연기를 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속시원하다는 느낌을 주고 싶고, 착한 연기를 하면 칭찬 받을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제 나이에 걸맞게, 언제까지라고 단정은 못하겠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어떤 배역이건 잘 하고 싶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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