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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김무열 “생에 첫 형사, 첫 칸! 가문의 영광이다”

기사입력2019-05-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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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개봉한 영화 ‘악인전’에서 조폭도 감당 못하는 강력반 형사 정태석을 맡아 마동석과 선과 악을 넘나 드는 연기를 펼친 김무열을 만났다. 이미 많은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뜻밖에 형사 역할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김무열은 작품을 위해 15kg을 한달 만에 증량하며 마동석에 대적했다. 형사로서 타협할 수 없는 조직 보스와의 협업이라는 딜레마를 깊이 있게 그려내며 액션과 더불어 감정연기까지 깊게 그려낸 김무열은 ‘악인전’으로 22일 72회 칸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도 밟는다.


Q. 영화 ‘악인전’ 너무 재미있게 봤다. 아니 그런데, 영화에서의 모습과 너무 다르게 살이 많이 빠지셨다.

A. 지금 촬영 중인 영화의 막바지인데, 후반부에 캐릭터가 많이 시달리는 상황이어서 살이 더 빠졌다. 저는 살 찌우는 것 보다 빼는 게 더 쉽더라. ‘악인전’ 찍을 때 힘들게 찌웠었는데 금방 빠졌다.

Q. 영화를 위해 15kg을 증량하셨다고 했었다. 어떻게 살을 찌우셨나?
A. 감독님과 인물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레퍼런스가 될 만한 사진을 보여주시던데 브래드피트 사진이었다. ‘파이트 클럽’이나 ‘세븐’에서의 브래드피트 정도의 헤어나 몸의 형태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점점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톰하디로 합의를 봤다. 마동석과 대등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맞으면 한방에 죽겠다는 인상은 피하고 싶었고, 사건을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인물이어서 딱 봐도 강력해 보이는 뭔가가 필요하다고 해서 몸을 만들었다. 근육도 펌핑 시키다 보니 무거운 걸 드는 운동을 많이 했고, 그 과정에서 부상도 많아서 생각보다는 더디게 걸렸다. 어깨를 다쳐서 다른 부위의 운동을 하다 보면 목이 아프고, 그래서 또 다른 부위의 운동으로 넘어가는 식이었다. 촬영 하다가 식중독도 걸렸었는데 그때는 하루에 4키로씩 빠지더라. 몸무게를 유지하면서 촬영을 하는 게 고역이었다. 매일 촬영이 끝나고도 항상 촬영장에서 먹을 걸 챙겨 먹고 운동을 했어야 해서 다시는 무리하게 몸을 불리는 걸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그래도 관객 입장에서는 그렇게 벌크 업 된 모습도 보기 좋았다.
A. 저도 완성된 영화를 보니 저의 새로운 얼굴도 보이고, 개인적으로는 낯선 모습이어서 만족스러웠다.


Q.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이 작품의 장점이나 매력이 두드러졌었나?
A. 형사와 조폭 두목이라는 전형적인 캐릭터이지만 설정의 비틈이 매력적이었다. 형사가 악인과 손을 잡으려고 하고 그 안에서도 악인과의 다툼이 있는 게 재미있었다. 악인이 절대 악인을 응징할 때 쾌감이 있더라. 제가 못하는 일을 누군가가 대신 해주는 부분이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적인 느낌이 있는데 그게 통쾌함이나 쾌감으로 오더라.
처음에는 K역할로 제가 제안을 받았었다. K역할에 동의하고 짧은 기간 동안 심적으로 준비하던 중 어느 날 갑자기 형사를 해달라고 하시더라. 거기서 오는 호기심도 있었다. 현실적인 인물이지고 그 안에서 책임감이 있는 인물이었고, 극을 잡아주는 다른 쪽의 무게 중심이라 생각해서 형사 역할을 하게 됐다.


Q. K를 하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은 없는가?

A.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캐릭터를 떠나 보내는 아쉬움은 조금 있었다. 한 작품을 끝내고 그 인물을 떠나 보내는 정도의 서운함이었다. 하지만 형사가 보기엔 K보다 덜 화려하거나 덜 세보일지 몰라도 연기하는 데 충분히 매력이 있었다.

Q. 마동석과의 호흡은 어땠나? 또 액션을 같이 해본 소감은 어떤가?
A. 긴말 필요 없이 너무 좋았다. 10년전 저나 마동석이나 둘 다 유명하지 않았을 때 단역으로 만나 작품을 했었다. 워낙 잊을 수 없는 인상이어서 이후 어디 영화에서 잠깐이라도 보이면 관심 있게 애정을 갖고 봤던 선배였다. 그랬던 두 사람이 주연으로 만나서 같이 작품을 한다는 게 정말 감회가 새로웠다. 단역 배우였던 두 사람이 이 긴 시간 동안 서로 열심히 해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동석은 처음 만났을 때 인상과 달리 러블리한 성격이었고 동생들과 격을 두는 성격이 아니어서 배우 대 배우로 제안하거나 이야기를 할 때 어려움이 없었다. 성격이 꼼꼼하고 세심하고 일을 즐기는 성격 같더라. 잠도 안 자고 대본 보면서 작품만 생각하는 스타일이었다. 현장에서 장면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기발하고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이는 이야기를 많이 해 준다. 그런 것에서 정말 많이 보고 배웠다. 강력한 이미지가 있고 지금도 배우로서 성공한 선배인데도 불구하고 안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항상 현장에서 보이고 느껴지더라. 그런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후배로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은 정말 기가 막히게 하는 분이다. 둘의 첫 액션이 제 가죽 자켓이 찢어졌던 그 장면이었는데 그냥 합을 받아서 진짜 빨리 끝났다. 워낙 잘 하시니까 이런 기술적인 연기를 할 때는 오히려 마동석과 하는 게 더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Q. 진지한 영화이고 액션 영화인데도 위트 있는 대사나 장면들이 있더라.
A. 인물들 사이의 케미가 좋았고 브로맨스의 발현이었던 것 같다. 정태석이 조폭 두목에게 존대말은 안 쓰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나이가 한참 위인데 계속 반말하는 게 고민이었다. 장동수에게 등을 돌리고 술 마시는 건 연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겨난 장면인데 시나리오에 자세한 설정이 있었던 건 아니고 배우들의 애드립이나 감독님의 즉석 제안으로 만들어진 장면이었다. 그게 우리 영화의 장점 같다. 사람들이 나쁜 놈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웃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정통 느와르를 생각하셨던 감독님이 배우들을 만나서 조금씩 마음이 열리고 이렇게 약간 소프트하게 변한 것도 인상적이다.


Q. 처음에 감독님이 생각하셨던 분위기는 정통 느와르였나?
A.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표현 수위도 그랬고 인물들의 고민과 선택이 더 직접적이고 상황적인 설명이 많았었다. 그래서 초기 시나리오에서는 악인이 악인을 처단하는 게 통쾌하긴 하지만 과연 이게 정당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드는 분위기였다. 대사에는 위트가 있었지만 대본은 진지했었다. 감독님들은 자신이 생각한 것에서 요만큼의 틀어짐도 쉽게 용납하지 않으시는데 이원태 감독은 자신이 처음 생각했던 기준을 벗어나기도 하고, 여러 의견에 마음을 열어 주시고 심지어 장면을 개발 해 주시는 게 대단했다. 그래서 더 다채롭게 만들어 진 거 같다.


Q. 배우 입장에서는 영화에서 어떤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던가?

A. 마지막에 감옥 들어가면서 마동석이 웃을 때가 제일 통쾌했다. 이 영화는 이런 영화라는 정의가 내려지더라. 동석이가 호송차에서 내리면서 발이 먼저 보이는데 신발도 멋있어 보이더라. 거기에 제가 흠뻑 취해서 ‘저 신발 어디 꺼냐?’고 했을 정도다. 영화가 그때 마동석의 웃는 얼굴에서 끝나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그 장면이 좋았다.

Q. 의외로 형사 역할은 처음이시라고?
A. 처음이다. 사실 형사라는 캐릭터가 남자 배우들에게는 단골 캐릭터인데, 선배들이 연기한 형사들도 다시 곱씹어 보고 연구도 많이 했다. 실제 형사들도 만나 봤는데 다들 워낙 잘 하셔서 제가 특별히 보여드릴 게 없어 보이더라. 딱 한가지 꽂힌 건 실제 형사 분 인터뷰를 할 때 그분들이 범인을 얼마나 많이 생각하는지 범인 잡는 꿈도 꾸고 헛것을 보기도 하다고 말씀하실 때의 표정과 목소리의 변화, 미세한 떨림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저와 다른 이야기 할 때는 세상 순하신 부이다가 범죄 이야기를 할 때는 순간 심각해지면서 범인을 쫓으면서 있었던 스트레스와 일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어느 때 보다 진지하시고 표정이 순간적으로 바뀌시더라. 그런 심정적인 것에 많이 주목했고, 그런 걸 표현해 보려고 애썼다.

Q. 데뷔 이후 첫 칸 진출이다. 소감이 어떠신가?
A. 처음에 칸 초청 소식을 들었을 때는 무조건 기뻤고 어안이 벙벙했다. 솔직히 집안의 경사다. 그런데 입바른 소리가 아니라 한국 관객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너무 궁금하고 국내 개봉이 더 떨리고 긴장된다. 한국 관객이 잘 보셔서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해 주시고 그 이야기를 듣고 칸에 가는 게 소원이다. 영화가 잘 되면 감독판을 꼭 상영하겠다고 약속을 하셨는데 감독판이 상영되면 좋겠다. 우리 영화가 다채로움 속에 주는 통쾌함, 짜릿함이 있다는 건 자신할 수 있다. 원래 제 친구들이나 친동생, 와이프 까지 제가 출연한 영화에 대해 잘 이야기를 안 하는데 이번에는 “너무 재미있다. 열심히 추천할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해 주더라. 이런 말 해준 게 처음이었다. 재미있게 봐 준 것 같아서 관객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 ‘악인전2’에 관해 약간의 여지를 주는 쿠키 영상도 찍어 놓은 게 있다. 영화가 잘 된다면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키위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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