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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이성경 "상대배우의 몰입에 도움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기사입력2019-05-0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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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느닷없이 나타난 이성경은 어느새 투톱 영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조연으로 출연했던 ‘괜찮아 사랑이야’ 이후 단번에 주연을 거머쥐며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에서 성실하고 야무진 연기를 보여주더니 ‘치즈인더트랩’에서는 세상 둘도 없는 독하고 이기적인 모습으로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리곤 ‘닥터스’에서는 의사로 변신, 다 가졌으나 열등감 마저 가진 엘리트의 모습을 보여 주었고 이어 ‘역도요정 김복주’에서는 세상에 이렇게 순수한 청춘이 있을까 싶은 밝고 맑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승승장구가 따로 없다. 과연 못하는 게 뭘까 싶을 정도로 노래도 잘하고(‘복면가왕’을 통해 노래 실력을 뽐내기도 했지만 이미 두 편의 영화에서 음악도 직접 불렀다) 춤도 잘 추고 키도 크고 몇 안되는 작품 속에서도 다양한 연기 변신으로 색다른 모습들을 선 보였다. 이런 이성경과 함께 내일 개봉하는 영화 ‘걸캅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드디어 내일 영화가 개봉한다. 소감이 어떠신가?

A. 너무 떨린다. 며칠 동안 계속 잠을 잘 못 자고 있다. 일하면서 긴장을 잘 안하는 편인데 이렇게 긴장되긴 처음이다. 극을 이끌어 가는 역할은 처음 맡은 거라 영화를 어떻게 봐 주실지, 어떤 반응이 올지 감이 안 온다. 제가 봤을 때는 유쾌하게 잘 나온 것 같았다. 후반 작업에서 많이 공들여서 불쾌하실 부분은 작업을 하셨고, 아쉬울 거 없이 편집하셨고, 고생을 많이 한 게 느껴지더라.

Q. 이 작품은 어떻게 선택하게 된 건가? 시나리오 읽었을 때의 매력은 무엇이었나?
A. 시나리오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 웃음 코드가 저와 잘 맞아서 계속 킥킥 웃으면서 봤다. 라미란 선배가 하신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해 주실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고, 라미란 선배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Q. 영화 속의 내용이 현실과 너무 싱크로 율이 높아서 화제가 되고 있다.
A. 영화 촬영할 때는 전혀 몰랐는데 요즘 그렇더라. 스텝들까지 모두 놀랐었다. 사회 이슈와 맞물려서 걱정도 조금 되기는 한데 영화는 영화로 편하게 보러 와서 편하게 즐겨 주시면 좋겠다. 돌아가실 때 이슈에 대해 조금은 생각하시고 좋은 영향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개봉 전에 우리 작품에 어떻게든 관심을 가져 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Q. 촬영 할 때 폭염 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다. 특히나 추격 장면도 있었고 액션도 있어서 몸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A. 뉴스에서 연일 외출을 삼가하라고 나올 정도의 더위였다. 옥상에서 촬영 할 때는 점심 먹고 3~4시간 쉬었다가 촬영하자고 할 정도로 더웠었다. 그런데 저는 너무 즐거웠는지 힘든 것 없이 재미있게 촬영했다. 육탄전의 경우 라미란 선배의 분량이 훨씬 많아서 고생을 많이 하셨고 저는 달리기만 좀 하는 정도였다. 모텔남 추격신에서 신발에 쿠션이 거의 없는 얇은 깔창의 신발을 신고 종일 뛰니까 나중에는 무릎과 골반에까지 충격이 오더라. 달리기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사전에 몸 좀 풀고 할걸 싶더라.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나중에는 절뚝거릴 정도로 심하게 아파서 아쉬웠다. 촬영 하기 전에 액션 스쿨을 열심히 다녔고 배워보니까 단순히 멋있는 척 하면서 움직이는 게 아니더라. 많은 준비도 해야 하고 연습도 해야 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호흡도 중요하더라. 액션 하시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Q. 달리기에서 부심이 느껴진다. 달리기는 자신이 있나?
A. 살짝 있다. (웃음) 제가 학생 때 100미터를 16초에 뛰었다. 운동 신경이 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체육부장 출신이라는 것에 꽤 자부심이 있다. 운전에도 약간의 부심이 있다. 거칠게 한다는 게 아니라 평소에 안전하면서 실속 있게 하는 편인데 이번 영화에서 카메라 달고 주변 통제 하고 허용된 범위 안에서 운전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도 카체이싱은 제대로 한 번 더 찍어보고 싶게 재미있었다.

Q. ‘걸캅스’가 한국영화 최초로 도산대로를 통제 하고 카체이싱을 찍었다.
A. 그랬다. 뭉클함이 대단했다. 내가 매일 다니는 익숙한 이 곳에서 영화를 촬영한다는 게 찍으면서도 색다른 느낌이었다. 허가를 해 주셔서 감사했고 혹시나 저희 영화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해 하실까 걱정도 하면서 찍었었다.

Q. 영화 속에서 불 같은 성격의 경찰을 연기했다. 캐릭터를 위해 어떤 인물들을 참고 했나?
A. 실제 강력반에 계시는 분들의 다큐를 찾아봤었다. 영화에서 액션 담당이 따로 있듯이 형사들 중에도 좀 더 섬세한 수사를 담당하시는 분이 있으면 현장을 담당하는 분들이 있더라. 생각보다 거칠지 않았고 강력계 형사에 대한 편견이 좀 깨졌었다. 제 캐릭터는 어쩔 수 없이 거친 성격이긴 했지만 직업에 대한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는 고정관념이 많이 바뀌었다.



Q. 극중에서는 거칠고 생각과 동시에 몸이 움직이는 인물이었다. 실제 이성경은 어떤가?

A. 저는 화를 잘 안내는 성격이다. 분노하는 일에 소비하지 않으려고 생각을 자꾸 바꾸기도 한다. 집에서도 예민할 때는 식구들에게 이야기 하고 혼자 방에 들어가 숨어 있는 편이다. 현장에서는 저를 흥부자라고 많이 이야기 해 주시는데 현장에서 흥을 내려고 차에서부터 열심히 흥을 올린다. 하지만 집에서 쉴 때는 되게 조용하다. 청소하고 가만히 앉아서 차 마시는 걸 좋아한다.

Q. 감독님과의 작업은 어땠나? 독립영화를 찍다가 이번이 첫 상업영화셨는데?
A. 감독님의 전작인 ‘장기왕’ 부터 눈여겨 보신 분들이 많다고 들었고, 똘끼가 있다고 들었는데 현장에서 되게 차분하셨고, 감독님의 자리가 무겁다보니 책임감도 느끼시고 집중하셨던 것 같다. 좋고 싫음이 확실한 분이셨다. 무엇을 하려는 지가 분명했고 단호하셨다. 그게 너무 좋았고 촬영하면서도 편하고 믿음이 갔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니까 감독님이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를 잘 섞어 내긴 것 같더라.

Q. 현장에서 이성경 배우가 매너다리를 해 줘서 고마웠다고 라미란 배우가 이야기 하더라. 서로를 많이 배려하며 촬영 했나 보다.
A. 선배님이 저를 많이 배려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후배로서 파트너로서 부족한 저와도 호흡을 맞춰 주시는 게 감사했다. 그 동안 대배우들과 많은 작품을 하셨던 대 선배인데 제가 부족해서 마음에 많이 걸렸다. 라미란 선배와의 호흡은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식탁에서 오빠, 언니와 함께 투닥거리는 장면인데 선배님과 친 자매처럼 찍었다.

Q. 라미란과 같이 나왔던 장면은 보면서 정말 많이 웃었다. 촬영 할 때도 웃느라 NG가 많이 났을 것 같다.
A. 현장이 많이 즐거웠다. 특히 타투샵에서 라미란의 모습은 너무 웃겨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더라. 웃음을 참으려고 노력해도 계속 웃음이 났는데 감독님도 “옆에서 어이 업어서 웃을 수도 있죠. 자연스럽게 해보자”고 하셔서 제가 웃는 장면으로 영화에 쓰였는데 현실 웃음이다. 대본에 쓰여 있는 대사도 그런 식으로 변형해서 하시는데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그 장면이 엄청 잘 살았고,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긴 장면이다. 웃기는 장면들이 애드립이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계시던데 애드립은 많지 않았다. 그냥 대사를 좀 더 맛깔나게 살리는 정도였다.

Q. 오빠로 나왔던 윤상현 배우의 장면들도 너무 재미있었다. 이렇게 존재만으로도 웃길 수가 있다니 싶더라.
A. 윤상현은 현장에서 걱정을 엄청 많이 하셨다. 너무 바보같이 나오는 거 아니냐고 하시면서도 시키니까 해야지라면서 연기하셨다. 감독님은 “더 아가 같이 해 달라”고 요청하셨고, 윤상현도 진심을 담아서 순수하면서도 착한 사람으로 연기하시더라. 윤상현도 최수영도 너무 깨알같이 연기를 해주셔서 영화가 더 재미있어졌다.

Q. 최수영의 연기도 놀라웠다.
A. 저는 사실 최수영이 했던 장미라는 캐릭터를 제일 좋아한다. 장미가 나올 때 마다 너무 웃겨서 옆자리에 앉은 최수영을 쳐다봤는데 언니는 자기 연기니까 진지하게 보고있더라. 이 역할을 최수영이 아니면 누가 해냈을까 싶게 작은 디테일까지 잘 살려줬다. 현장에서 깨발랄 했을 것 같다고 하시던데 오히려 더 차분하고 그렇다. 처음 보시는 분들은 놀랄 정도로 성숙하고 차분하고 똑똑한 언니다. 영화도 되게 많이 보고 진심으로 연기하는 게 느껴졌다. 라미란 선배도 그렇고 최수영도 그렇고 실제로는 다들 차분하고 여성스럽고 섬세한 분들이다.

Q. 카메오로 하정우씨와 성동일, 안재홍이 나왔다. 깜짝 놀랬다.
A. 너무 감사하게도 영화를 도와주셨다. 하정우 선배의 촬영 때는 선배님만의 포스라고 할까? 아우라가 있어서 현장에서 다들 긴장하고 스탭들까지 존경의 눈빛과 경건한 마음으로 촬영했었다. 한 씬이라도 그렇게 같이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안재홍과는 같이 촬영은 못했고 회식 때만 같이 만났다. 감독님과도 엄청 친하시고 라미란 선배와도 작품을 같이 하셨어서 많이 친하셨다. 성동일 선배는 제가 너무 사랑하는 선배다. 영화 ‘레슬러’ 때도 저 때문에 카메오 하는 거라 하셔서 너무 힘이 되었는데 이번에는 라미란 배우 때문에 한 거라고 하시더라. 제가 출연한 영화 두 편에 다 지원사격을 해 주셨다. 정말 가정적이고 존경스러운 선배님이시다. 성동일과 제가 아는 사이라는 것 만으로도 너무 좋다.


Q. 데뷔 후 작품 수에 비하면 참 좋은 작품에서 매번 변신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A. 딱히 새로운 걸 찾아다닌 건 아닌데 좋은 작품들이 많이 와줘서 도전할 수 있었고 극적인 변화를 많이 했었다. 그래서 이제는 더 진중하고 깊이 있게 잘 해내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나 하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갖게 되더라. 연기는 하면 할수록 너무 어렵다. 아무 것도 모르고 했을 때가 너무 좋았다.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하면서 제 속의 표정과 모습을 빨리 보여드린 것 같아서 오히려 연기에 더 부담이 되더라. 그래서 작품을 고를 때도 신중해 진다. 작품이 잘 되는 것 보다 배우로서 잘 해내는 게 더 중요한 거라 요즘은 그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Q. 연기의 매력이 무엇인가?
A. 캐릭터를 통해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한 걸 느끼게 된다. 행복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는데 이렇게 캐릭터에 몰입될 때가 너무 행복하고 좋더라. 그걸 더 잘 하고 싶고, 더 많이 전달하고 싶고 같이 느끼게 하고 싶다. 연기를 하면서 막연히 목표를 세운 건 나와 같이 연기하는 사람이 몰입이 잘 될 수 있게 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직도 한참 멀었다. 작품을 할수록 배우는 것도 많은데 부담감과 책임감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침체기가 왔었다. 더 잘하고 싶은데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나를 생각하다 보니 현장에서 즐기지 못하는 시간들이 있었는데 ‘걸캅스’를 통해 그런 시기를 극복했다. 감독님도 선배님도 정확하게 디렉션을 해 주시고 반응을 해 주시니까 현장에서 편하게 즐기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던 게 초반에 빨리 줄어 들었다. 이렇게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았으니 저도 주변에 나눠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꿈도 생겼다.

Q. 어떤 캐릭터로 살았을 때가 제일 좋았나?
A.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복주가 진짜 많이 몰입 되었다. 그 때는 목소리 톤도 엄청 낮췄고 캐릭터도 고민해서 팔자 걸음으로 걷고 그랬는데 작품이 끝나고도 한 1년 정도는 계속 복주 말투로 이야기 하고 걸음걸이도 복주처럼 하고 다녔다. 드라마 현장 스케치 영상을 보고 알았었는데 제가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도 복주처럼 늘어져서 앉아 있더라. 완전히 복주로 살았던 시간이었다. 그때 정말 사랑도 많이 받았고 스스로도 힐링 했던 작품이다.

Q. 개인적으로 고백하자면 ‘치즈인더트랩’에서의 백인하가 너무 미워서 혹시 저게 이셩경 배우의 진짜 모습인가 라고 착각했던 적도 있다. 물론 ‘역도요정 김복주’ 이후로 완전히 이미지가 달라지긴 했지만…
A. 그때는 다들 그렇게 봐주시더라. ‘치즈인더트랩’때의 이미지가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많이 깨졌다. 저는 어릴 때부터 동그랗게 생겼어서 새끼 진돗개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데뷔하고 나니 사람들이 저더러 고양이상이라고 하더라. 저는 어릴 때 제 인사만 생각하다가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은 이렇구나 하고 새롭게 느껴지더라.

Q. 내일 드디어 ‘걸캅스’가 개봉한다. 영화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영화를 설명하자면?
A. 형사 영화들은 많지만 저희 영화는 굉장히 현실적이다. 진지해 질만 하면 웃겨 버리고 깊어 질만 하면 틀어버리는 게 묘미다. 이게 감독님이 의도이기도 한데 멋있는 액션보다 현실적으로 엉겨 붙는 액션이 있고, 멋있는 모습보다는 현실적인 유쾌한 웃음을 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극장에 오셔서 재미있게 웃으시고, 돌아가실 땐 마음 속에 작은 경각심 하나 담아 가시면 좋겠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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