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애프터스크리닝] '라플라스의 마녀', 일본 인기 스타 총출동, 히가시노 원작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기사입력2019-05-06 13:28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 줄거리
한 겨울 온천 휴양지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시신은 영화 제작자로 밝혀지고 사인은 황화수소 중독. 그리고 얼마 후 다른 온천 지역에서 황화수소 중독으로 죽은 또 다른 시체가 발견되고, 나카오카(타마키 히로시) 형사는 두 시체 모두 사고가 아닌 타살을 의심한다. 지형의 특성 상 특별히 초대된 지구화학 교수 아오에(사쿠라이 쇼)는 두 사건 모두 지형으로 인한 사고사라고 주장하고, 이에 나카오카 형사는 보험금을 노린 타살일 수도 있다며 교수를 설득한다. 두 사람 앞에 의문의 소녀 우하라 마도카(히로세 스즈)가 나타나고, 마도카는 아오에 교수에게 살인 사건 현장으로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이런 마도카 뒤를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뒤쫓고 마도카와 아오에 교수는 남자들을 피해 도망가면서 함께 사건을 좇는다.



▶ 비포 스크리닝
히가시노 게이고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소설 '라플라스의 마녀'가 원작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은 미스터리해 보이는 오컬트적인 사건을 과학적으로 추리하는 방식과 사건 뒤에 숨은 안타까운 서사 등의 매력으로 여러 권이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 졌다. 단순 사고인지 연쇄 살인인지가 의심되고, 지구화학 계열의 교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히가시노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가 떠오른다. '용의자 X의 헌신'과 '예지몽', '탐정 갈릴레오' 등 유가와 교수와 쿠사나기 형사 콤비가 주인공인 전작들과 '라플라스의 마녀'의 가장 큰 차별점은 '과학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한 불가사의한 사건'을 풀어가는 주체가 전문가인 교수가 아니라 천재적인 소녀와 그 사건 뒤에 숨은 또 다른 '소년'이라는 점이다. 피해자와 범인 모두 에게 인간적인 연민 혹은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연'을 숨겨두는 히가시노 게이고 서사의 특징 역시 '라플라스의 마녀'에서는 다소 흐릿한 편이고, 차츰 드러나는 사건의 서막이나 그를 풀어가는 추리의 재미 보다도 '라플라스의 마녀'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는 '예지자'의 존재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 무엇보다 '오디션'(1999)부터 최근작 '악의교전'(2012)에 이르기까지 잔인무도하거나 예측을 벗어나는 장면을 만들어왔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개성있는 연출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원작의 재해석과 새로운 시도보다는 스타 캐스팅으로 인해 안전한 연출, 친절해진 설명으로 원작을 최대한 성실하게 옮기려 노력한 영화다.


▶ 애프터 스크리닝
일단 '라플라스의 마녀'가 무엇인지부터 알고 보면 영화의 이해에 도움이 될 듯 하다. '라플라스의 방정식'을 발견한 수학자 라플라스의 주장에서 빌어온 제목으로 '라플라스의 악마는 어느 순간이 있다고 할 때 모든 물질의 역학적 상태와 데이터를 해석할 지성이 존재한다면 이 능력자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두 개의 살인 사건이 등장하고 사건의 공통점은 두 사람 다 영화업계에서 일했으며, 지열이 높은 온천 지역에서 한 겨울에 시체로 발견됐다는 점이다. 형사는 당연히 같은 범인의 소행이라 의심하고 반면 지구과학 전문가인 교수는 단순 사고사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다운 교수-경찰 구도가 등장하지만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해결사로 나서는 것은 또 다른 소녀다. 예지자를 만들기 위한 정부 차원의 실험이 시행되고 있었고, 그 실험체인 소년, 소녀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면서 영화는 '탐정 갈릴레오'보다는 히가시노의 '플래티나 데이터' '레몬' '변신'과 같은 소설처럼 과학 실험물로 성격이 변한다. 오컬트와 과학의 합성을 추리하는 형식보다는 실험과 예지자, 인간의 능력과 욕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데까지 나아가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동행에 관객이 함께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한 과학적인 내용이 이어진다.

사쿠라이 쇼가 연기하는 아오에 교수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하는 역할이 아니라 비과학적인 사건을 관객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한 설명자의 역할로 등장하는데 그만큼 인물의 대사로 이해시키기 위한 장면이 이어진다. 아라시의 사쿠라이 쇼, 히로세 스즈, '노다메 칸타빌레'의 치아키 선배로 유명한 타마키 히로시,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히로세 스즈, '어느 가족'의 릴리 프랭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의 후쿠시 소타 등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일본 배우들이 주연 배우로 출연한다. 추리를 풀어가는 방식에 동참하기 보다는 사건 뒤에 숨은 반전이나 매드 사이언티스트 테마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적합한 영화다. '라플라스의 마녀'는 5월 9일 개봉한다.





iMBC 김송희 | 사진 제공 루믹스 미디어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