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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이몽'을 왜 지금 봐야하나

기사입력2019-05-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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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異夢) 안에 숨겨져있는 일몽(一夢)에 대한 이야기"


MBC 특별기획 '이몽'이 드디어 안방극장에 첫 선을 보였다. 4회 연속방송으로 휘몰아친 전개 속에 드라마의 주제 의식은 아주 선명하게 시청자들과 마주했다.


극중 대사에서 '반목(反目)'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이몽'은 단순히 독립운동가들의 영웅적인 희생을 묘사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임시정부의 밀정 '파랑새'로 자신의 신념을 드러낸 이영진(이요원)과 무장투쟁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의 단장 김원봉(유지태)이 초반부터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대표적이다.




극중 김원봉은 본인이 한 명을 잃었으면 상대도 똑같이 한 명을 잃게 해주는, 심지어 한때 함께 했던 동지일지라도 배신과 동시에 즉각 처단하고마는 원칙주의자다. 하지만 이에 반해 이영진은 겉으로는 일본인 가정에 입양된 평범한 의사로 살아가지만, 남몰래 임시정부의 밀정 파랑새로 활동 중인 인물. "개인적인 원한이든, 임시정부의 명령이든, 옳은 일이었다."고 일본군 헌병대 소장 암살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김원봉에게 이영진이 "피를 피로 갚아주는 게 옳은 일이냐."고 몰아세우는 장면은 이러한 두 사람의 입장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독립운동 조직의 변절자 박혁(허지원)조차도 단순한 악역으로 스쳐가지 않는다. 목숨을 걸고 싸웠지만 당장 먹고 사는 것도 힘들어 포기하고 싶어진 박혁도, 그런 과거의 동료를 차마 쏘지 못하는 김남옥(조복래)도,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어땠을까 한 번 쯤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또 검사 후쿠다(임주환)나 이영진을 입양해 기른 히로시(이해영) 등 일본인들도 단편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그 시대를 실제로 살아가는 듯한 인물들을 통해 시대적 고민과 아픔을 좀 더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이몽'이 그저 대단한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 히어로물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이처럼 독립운동가들이 생각과 행동, 1930년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에 집중하며 일제시대 배경의 타 작품들과의 차별성을 확보한 '이몽'은 화려한 볼거리와 긴박한 전개 또한 놓치지 않았다. 특히 직접 암살을 시행하는 유지태의 액션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그밖에도 병원이라는 특수한 배경 속에서 각종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생사를 오가는 극적 전개가 이어지며 신선한 긴장감을 더했다. 100% 사전제작이었기에 가능했던 완성도는 '이몽'을 시청하는 또 하나의 매력.

이제 상해로 배경을 옮겨가게 되면서, 정체를 드러낸 각 인물들의 대립과 독립이라는 '일몽'을 향한 뚜렷한 질주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비록 역사가 스포일러가 될 수밖에 없는 드라마이지만, 앞으로 더 보여줄 것이 많다는 이야기다. 또 엔딩크레딧에 소개된 실제 독립운동가들 명단과 활동내역에서는 드라마를 통해 더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조명받길 바라는 제작진의 진정성도 담겨 있어 시청자들의 호평을 부르고 있다.


이렇듯 한 주만에 역사적 의미와 드라마적 재미 모두를 잡은 '이몽'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 시기에 제작되고 방송되어야 할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보였다. 더욱 넓어진 독립운동가들의 활동 반경과 긴장감 넘치는 대립 관계 속 드라마에 임하는 배우들과 제작진의 진심이 마지막까지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이어지길 바라본다.




iMBC 김은별 | 화면캡쳐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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