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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애프터스크리닝] '걸캅스' 액션 코미디 장르로 할 몫을 다한다 ★★★

한국영화홈페이지 2019-05-02 15:00
[애프터스크리닝] '걸캅스' 액션 코미디 장르로 할 몫을 다한다 ★★★


'걸캅스' 줄거리

왕년에 여성 경찰 기동대 8기로 높은 범인 검거율을 자랑하던 미영(라미란)은 수년이 지나 육아와 가사를 위해 민원실에서 주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남편 지철(윤상현)은 검사 지망생이었지만 십수년째 사법고시에 낙방하고 백수로 생활하고 있으며 아이 한글 책 한권 사오라는 아내의 미션조차 제대로 이수하질 못하는 무능한 남자다. 지혜(이성경)는 열혈 형사를 꿈꾸며 강력반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실적에만 신경쓰는 선배들에 치여 경찰 업무에 회의를 느끼다가 현장에서 실수를 해 민원실로 좌천된다. 미영과 지혜는 올케 시누이 관계다. 민원실에서 투닥거리며 일하던 두 사람 앞에서 디지털 성범죄를 상담하러 온 스무살 여대생이 차에 치이고, 두 사람은 여성이자 경찰로서 사건 해결을 위해 뛰어든다. 그런 두 사람을 뛰어난 컴퓨터 실력을 가진 민원실의 장미(수영)가 돕는다.




▶비포 스크리닝
라미란의 배우 데뷔 14년 만의 첫 주연 영화다. 90년대 '투캅스'를 떠오르게 할 법한 노련한 선배 형사 - 능력치는 좀 딸리지만 열정만큼은 넘치는 신입 형사의 구도를 '여성-여성'으로 바꿨을 뿐인데도 영화는 한껏 신선한 활력을 충전했다. 액션 코미디의 장르를 충실히 따르는 구성에 라미란의 코믹한 생활 연기가 더 해져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다. 최근 현실 속의 '마약-클럽-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르기 전에 기획된 영화임에도 개봉 시기와 현실 사건의 시의성이 맞아 떨어져 함께 분노하거나 공감할 요소 역시 많다.
조직 내 무능한 실적주의 남성 경찰들과는 달리 피해자의 감정에 공감하고 함께 분노하며, 작은 실마리에도 악착같이 파고드는 여성 경찰들의 수사 과정을 따라가는 재미도 크다. 경찰 선배들의 무능함을 대신 사과하려 하는 지혜에게 '여자들이 자기 잘못도 아닌데 자기 탓 하는 게 싫다'며 쿨하게 사건에 몰입하는 인생 선배이자 언니 미영의 모습에 라미란의 얼굴이 훌륭하게 겹쳐진다. 육탄전의 질감이 느껴지는 여배우들의 액션이 주는 쾌감 역시 뛰어나다.


▶애프터 스크리닝
'버닝썬' 사건을 모티프로 만든 영화로 오해할 만큼 '걸캅스' 속 주인공들이 수사하는 사건은 현실 사건의 디테일과 닮아 있다. 클럽에 온 어린 여성들을 마약으로 꼬여내고, 불법 촬영을 한 후 협박을 하고 공유가 이루어지는 과정까지 너무 현실적이어서 여성 관객에게 기분나쁜 현시감을 줄 정도다. 정다원 감독은 기획 당시에도 만연해 있던 디지털 성범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 뿐이지만, 그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와 불법 촬영과 디지털 범죄가 워낙 사회에 만연해 있었기에 영화와 현실 사건이 맞아 떨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액션 코미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액션의 타격감과 코미디의 리듬감을 훌륭하게 살려낸 배우 라미란이 그야말로 '열일'한 영화이기도 하다. 생활 연기에 최적화된 여배우가 그간 쌓아온 코믹한 공력을 영화 안에서 마음껏 펼쳤으며 액션 장면에서도 '전직 레슬링 선수'라는 캐릭터의 특성을 살려 몸의 타격감이 느껴지는 액션을 보여준다.

수사권이 전혀 없는 민원실 직원 미영과 좌천되어 총과 수갑도 반납한 경찰 지혜가 어떻게 수사를 진행할 것인가,라는 대본의 허점은 장미 캐릭터가 모두 덮고 가는데 해커급의 실력을 자랑하며 입이 다소 험한 장미의 코믹함을 살려낸 수영의 연기 역시 합격점을 줄 만 하다. 키보드를 피아노 치듯 화려하게 다루고 국내 어떤 서버와도 쉽게 접속해 내는 장미의 비현실적인 캐릭터는 '코미디'라는 장르이기에 허용 가능할 듯 하다. 무엇보다 함께 상사 욕을 하며 오랜 기간 우정을 쌓아온 장미-미영 캐릭터의 주고 받는 대사의 케미가 뛰어나 수영-라미란만 스크린에 나오면 슬며시 웃을 준비부터 하게 된다.

캐릭터는 단순하고 다음 장면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며, 사건 해결 과정 역시 새로울 건 없지만 그 새로움이라는 '벽'을 '여성 서사'로서 치고 나가며, 불편한 대사나 누군가를 비하함으로써 웃음을 주는 불편한 장면이 없다는 점에서도 코미디로서 합격점을 줄만 하다. 하정우-안재홍-성동일 등의 카메오가 등장하는 장면들도 갑자기 분위기를 전환하는 훌륭한 역할을 한다. 여성-여성 케미로도 괜찮은 액션과 코미디가 가능하며, 이 배우들 그대로 시리즈 기획도 기대해 볼만한 영화다. '걸캅스'는 5월 9일 개봉한다.





iMBC 김송희 | 사진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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