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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영화 ‘악질경찰’을 통해 등장한 강단 있는 신인 배우 전소니

기사입력2019-03-2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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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질경찰’을 통해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의 단발머리 소녀를 연기한 전소니를 만났다. 영화 속에서의 모습에서 헤어스타일만 조금 바뀌었을 뿐인데도 기본적으로 참 예쁜 얼굴에 달라진 분위기 때문인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영화 속에서는 내 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굵은 나무토막 같았는데 실제 인터뷰를 해 보니 졸졸 흐르는 샘물같이 망설임 없고 맑은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신인 배우치고 참 생각이 건강하고, 깊이가 있는 친구였다.


Q. 영화 ‘악질경찰’을 통해 첫 스크린 데뷔를 했다고 알고 있다.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소개를 해 달라.

A. 저는 91년생이구요. ‘악질경찰’이 저의 첫 상업이자 장편 영화다. 얼마 전 드라마 ‘남자친구’에서박보검의 동네 친구이자 회사 동료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했지만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많은 배우, 스탭들과 작업을 한 건 ‘악질경찰’이 처음이다. 많이 부족하고 서툰 게 보이겠지만 저에게는 배운 게 많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Q. 영화 ‘악질 경찰’의 완성본은 언론시사 때 처음 본 건가?
A. 그렇다. 그날은 제가 그렇게까지 긴장한 줄 몰랐는데 나중에 그날의 자세한 내용이 기억이 안나더라. 많이 궁금해서 떨렸나 보다. 첫날 봤을 때는 잘 모르고 그냥 봤는데 지인 시사때 영화를 한번 더 보니까 그때서야 좀 아쉬운 것도, 좋은 것도 보이더라.

Q. 어떤 부분이 좋던가?
A. 부끄럽긴 한데 제가 그렇게 잘 만들어져 있는 현장에서 연기하는 것도 처음이고, 그런 결과물을 보는 것도 처음이어서 영화 속에서 제가 진짜처럼 보이는 게 신기했다. 제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은 시나리오를 읽어서 내용을 알고 있지만 처음 보는 장면이었고, 주연부터 조연까지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 제 연기에 관해서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고, 홍보를 잘 마치고 나면 다시 영화를 보면서 많이 생각해두려고 한다. ‘다음에는 이렇게 안 해야지’ 라는 생각들을 꼼꼼하게 정리해 보려고 한다.


Q.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어떤 이미지를 얻게 될 거라 기대하나?
A. 어릴 때는 욕심이 많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보여질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오히려 일을 하면서 보니까 이미지라는 건 내가 어떻게 규정짓거나 준비한다고 해도 관객이나 시청자 앞에 보여지기 전까지는 모르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저를 어떻게 받아 들일지가 궁금하다.

Q.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
A. 솔직히 연기가 언제부터 하고 싶었는지, 왜 하고 싶게 된 건지는 기억이 안 난다. 나중에 누가 “연기를 하게 된 계기가 뭐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하지를 고민하면서 생각을 해 봤더니 어릴 때부터 책 보고, 연극, 영화 보는 걸 좋아했다. 그런 허구 안에서 위로를 받았다. 그래서 그런 걸 만드는 일 또는 배우를 하면서 저런 세계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나 연극을 보고 나면 그 역할이 살아 있을 것 같고, 진짜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공연을 보러가기 전에 비해 보고 나오면 살아가는 호흡이나 리듬이 달라지는 것 같았다. 갔던 길로 돌아오는 건데도 이상하게 기분이 다르고 세상도 달라진 것 같았다. 연극이 끝난 뒤 관객들이 박수를 치는 데 그럴 때면 내가 벅차서 눈물이 날 것 같고, 그렇게 박수를 받는 것도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나도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했고 그게 자연스럽게 연기의 꿈으로 이어진 것 같다. 처음 연기가 하고 싶고 제대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엄마가 허락을 안 해줬는데 입시 준비를 하면서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Q. 그렇게 하고 싶어했던 연기를 시작해 보니 어떻던가?

A. 처음에는 욕심이 많았다. 너무 많이 알고 싶고, 다른 친구가 아는 영화나 연극은 나도 다 알고싶어서 수집욕이 있는 것처럼 많은걸 보고 다니고 알러 다니고 그랬다. 오히려 지금은 그때만큼은 안 되는 것 같다. 끈기가 있는 스타일이 아닌 것 같은 게, 연기 하면서 준비하는 과정이 답답하더라. 명쾌한 답이 없으니까 열심히 하지만 계속 손에 안 잡히는 것 같아서 어떤 때는 불쾌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답답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현장에 갔을 때 사람들이 나를 역할로 대해 줄 때가 너무 좋더라. 같이 만들어 가는 동안 서로 최선을 다 하는 게 엄청난 일 인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니!’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러다 보니 힘든지 모르고 하게 되더라. 그러다가 또 다시 다른 작업을 시작하게 되면 답답한 생각이 들고.. 이런 과정의 반복인데도 지루하지 않고 다른 느낌을 계속 느끼게 해 주는 걸 보니 끈기가 없는 성격이지만 계속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Q. 원조 걸그룹 ‘바니걸스’의 멤버셨던 어머님이 연기 활동을 하는데 특별한 서포트를 해 주신 게 있나?
A. 제가 하는 일을 반대하지 않은 것도 서포트라 생각한다. 시시콜콜 물어보시는 스타일도 아니시고 풀어 놓고 내버려 두는 스타일이셔서 가끔은 내가 불안하거나 나를 안정시켜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게 남이 해 줄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더라. 가족과 있을 때는 그냥 편안하게 있다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엄마는 내가 다 겪어보고 스스로 해법을 알아 냈으면 좋겠다는 주의시다. 대학 다닐 때는 너무 궁금해 하지 않으셔서 서운할 때도 있었고 고민이 있을 때도 답을 안 정해 주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셔서 ‘답을 정해주면 나중에 원망이라도 할텐데…’라는 생각도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 지고 오히려 제가 더 엄마를 걱정하는 스타일이다. (웃음)


Q. 영화 ‘악질경찰’에서 의상이 트레이닝복 단 한 벌이었다. 의상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없었나? 다양한 의상을 입으면 더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A. 스타일이 하나여서 좋았다. 의상 하나도 스탭들이 다 같이 고민을 하더라. 프리프러덕션을 하면서 그 시간 동안 많은 고민 끝에 고른 의상이다. 역할이 가진 심리를 어떻게 표현할지를 같이 고민하니까 저 혼자 고민하지 않아도 되어서 편했고, 스탭들이 다 같이 제가 미나로 보일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함을 많이 느끼면서 작업했다.

Q. 영화 촬영 전에 액션 훈련도 받았었나? 액션 촬영이 힘들지는 않았나?
A. 살면서 이런 액션을 경험해 볼 일이 없었는데 액션을 배우고 준비하는 과정도 재미있었고, 촬영 하면서는 생각보다 액션이 더 쉬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 정해진 합이 있으니까 오히려 불안감이 없고, 실수 없이 잘 따라가면 되는 거라 마음의 안정감도 들더라. 액션 연습은 기초체력부터 했고 저는 주로 맞는 연습을 했다. 맞는 것도 그냥 맞는 게 아니더라. 준비 없이 맞으면 보여지기에 불편할 수도 있고, 서로 합을 맞춰야 다치지 않게 맞을 수 있더라. 직접 해 보기 전에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는데 연습을 하면서 보니까 멋있고 화려한 것에만 액션이 국한 된 게 아니고 감정의 흐름이나 표현과도 관련이 있더라. 배워두면 계속 내내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액션을 더 배워보고 싶었다.


Q. 오디션을 보지 않고 감독님에게 역할을 제안 받았다고 들었다. 작품의 어떤 면에 끌려서, 또 감독의 어떤 모습에 끌려서 이 작품을 하게 된 건가?

A. 작품 안에서 미나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미나는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고 말하는 데거리낌이 없더라. 미나는 강단이 있고 대담한 친구였다. 그게 부럽기도 했고 멋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 감독님과 만났을 때 이 작품의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를 물어보셨는데 제 의견을 열심히 들으시더라. 작품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셨고 제가 하는 말을 열심히 들어 주시고 존중해 주셨다. 작품을 진정성 있게 대하는 게 보여서 그런 부분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서도 저를 많이 믿어 주셨고, 알아서 적응할 수 있게 내버려 뒀다가 필요할 때 슬쩍 와주시는 편이라 순간순간 많이 도움도 되었고, 그래서 쫄지 않고 역할을 할 수 있었다.

Q. 감독님이나 이선균 배우나 둘 다 대놓고 다정한 스타일들은 아닌 것 같더라.
A. 그래서 오히려 좋았다. 대놓고 신인이니까 배려해 주시거나 일일이 다 알려주시려 했다면 정말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다른 선배님들도 자연스럽게 저를 동료로 대해주셨고 씬을 만들어 갈 때 같이 대화를 해 주셔서 감사했다. 그 이후에도 궁금하거나 모르는 건 스스럼 없이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고, 선배님들이 스탭을 대하는 태도도 보면서 많이 배웠다. 내가 예민해도 같이 일하는 사람을 배려하고 대하는 방법에 대해 특히 많이 배웠다.

Q.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배우의 입장에서는 하고 싶은 역할도 장르도 너무 많겠다.
A. 너무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딱 어떤 역할, 어떤 장르, 어떤 스토리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그때 제 마음이 최선을 다 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나 역할을 하고 싶다. 많이 많이 하고 싶고 기회가 많이 생기면 좋겠다. 어릴 때는 보는 것 마다 욕심나고 부럽고 하고 싶고 그랬는데 지금은 어떤 역할이나 이야기도 예상 그대로 완성되는 게 아니더라. 처음 글로 만날 때 부터 상영될 때까지 계속 수정되고 바뀌고 키워지는 거라서 내가 하고 싶은 걸 장르나 내용으로 정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 봤는가?
A. 그냥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오래 즐겁게 일했으면 좋겠다. 그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건강하기 어려운 세상 같아서 나를 잘 지키고 자주 쓰다듬어 주면서 나와 사이 좋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Q. 드디어 내일이면 영화가 개봉한다. 영화를 볼지 말지 고민하는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저희 영화가 보기 전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봤을 때 예상과 다른 지점이 많은 영화일거 같다. 소재나 줄거리로 짐작하기 보다는 한번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좀 낯선 얼굴인데 그러다 보니 제 연기를 이질감 없이 받아들이기 쉬울 거 같다. 그런 면에서 민아를 편하게 믿고 보실 수 있을 거 같다. 저의 모습을 봐주시면 좋겠다.


iMBC 김경희 | 사진 이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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