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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 박찬욱 감독 "방송본과 거의 같은 게 없다. 편집이건 테이크건 완전 새 작품"

기사입력2019-03-2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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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첫 미니시리즈 연출작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리틀 드러머 걸'은 1979년 이스라엘 정보국의 비밀 작전에 연루되어 스파이가 된 배우 ‘찰리’와 그녀를 둘러싼 비밀 요원들의 숨 막히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스릴러다. 스파이 소설의 거장 존 르 카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은 박찬욱 감독의 첫 미니시리즈 연출작으로 지난해 영국 BBC와 미국 AMC에서 6부작으로 방영된 바 있던 방송판에 더해 방송 심의 기준과 상영시간 제한에 따라 제외된 다수의 장면을 포함하고 있으며 음악과 색, 카메라 앵글 하나까지 박찬욱 감독의 연출 의도를 온전히 담아낸 차별화된 버전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이날 시사회에는 1,2회차가 공개되었다.

박찬욱 감독은 자신을 '방송인'이라 소개하며 "이 작품이 첩보 스릴러라고는 하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로맨스여서 좋았다. 처음 저를 매료시켰던 특징이 사라지지 않게, 그 요소가 다른 것에 압도되서 희석되지 않게 하는것, 로맨스가 긴장과 추격전, 총격전의 흔한 첩보 스릴러의 자극적인 요소에 뭍혀버리지 않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연출의 변을 밝혔다.

TV 드라마가 하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던 게 아니라고 박찬욱 감독은 밝히며 "책을 보시면 알겠지만 굉장히 두껍고 내용이 풍부하다. 이걸 영화로 옮기려면 이것저것 다 쳐내고 인물을 없애건 축소해야 하는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 등장인물 하나 하나 다 중요한 인물이고 저마다의 서사도 다 중요했다. 사실 지금 만들어진 내용도 원작을 많이 줄인건데 원 없이 원작을 재현하겠다고 했다면 아마도 10회 정도는 되었을 분량이다."라며 원작의 작품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드라마를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어찌보면 한국 관객에게 익숙하지 않은 외국의 이야기와 역사인데 받아들이는 데 문제가 없겠냐는 질문에 박찬욱 감독은 "저도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잘 몰랐던 이야기다. 문학이나 영화, TV, 드라마의 장점이 무엇이겠냐? 잘 모르고 관심도 없던 걸 알게 되는 것 아니겠냐. 팔레스타인에 대해 이 책 때문에 알게되었고 그냥 지나쳤을 뉴스도 이 책때문에 유심히 보게 되었다. 제가 겪었던 과정을 시청자들도 겪길 바랬다. 우리나라가 분단 국가이고 냉전, 대결, 군사위험 등 여러가지를 겪고 있는데 세계 다른 나라사람들이 아무 관심없다면 얼마나 외롭겠냐.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사는 사람들이지만 수십년동안 계속 되풀이 되는 폭력의 악순환 속에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를 알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라며 이 원작 소설을 작품화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미 영국과 미국에서 방영이 된 작품을 감독판으로 다시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어떤 사람들은 뭐가 다르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꼼꼼히 집중해서 본다면 거의 같은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디테일이 다르다"라고 말해 원작과의 비교 욕구를 자극했다. 박찬욱 감독은 "편집도 다르고, 만약 편집이 같다면 테이크가 다른게 있다. 제가 좋아하는 테이크와 방송국이 좋아하는 테이크가 달랐다. BBC는 폭력에 엄격했고 AMC는 노출과 욕설에 엄격했다. 제 입장에서는 하나도 엄격할 필요가 없었고. 물론 심의가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찍어서 심하게 폭력적인건 아닌데 찍다보면 어쩔수 없이 언듯 언듯 보이는 게 있는데 그걸 자연스럽게 두지 못하고 억지로 드러내는 아픔이 있었다. 방송사, 제작사, 저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충분히 조율이 될 것을 이번에는 시간이 없어서 방송하기 바빠 아쉬운 편집이 있었다. 그런 것들을 모두 제 뜻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라며 디테일한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감독인데도 불구하고 박찬욱 감독은 행사의 말미에 "혹시 오늘 보고 '기대만 못하네' 라고 생각하셨더라도 참고 보시면 별로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관람을 독려하는 멘트를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세계적 거장 박찬욱 감독의 독특한 예술관과 플로렌스 퓨,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마이클 섀넌까지 실력파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가 더해진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은 3월 29일 전 세계 최초로 왓챠플레이를 통해 6편 전편이 공개될 예정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왓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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