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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별밤' 50년간 우리의 밤을 밝혀줘서 고마워!

기사입력2019-03-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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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 ‘산들의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별밤)가 오늘 3월 17일 50돌을 맞이 했다.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전국노래자랑’도 아직 40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별밤’은 무려 50년이다. 물론 라디오의 역사는 TV보다 더 오래 되었고, 그렇기에 이런 장수 프로그램이 생겨날 수 있었겠지만 해마다 봄, 가을로 방송국에서는 개편이라는 걸 한다는 걸 감안한다면 50년 동안 같은 시간에 꾸준히 방송 할 수 있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1969년 3월 17일 오남열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시작되었던 ‘별밤’은 청소년 교양 진작 차원의 명사와의 대담을 주요 내용으로 했었으나 3대 별밤지기인 이종환 시절부터는 음악 방송으로 전환되면 명실공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김기덕, 이문세, 이수만, 이적, 이휘재, 옥주현, 박경림, 윤하, 강타 등이 거쳐간 별밤지기의 자리는 현재 아이돌 그룹 B1A4의 멤버인 산들이 지키고 있으며 무려 26명의 DJ들이 ‘별밤’을 거쳐갔지만 밤 10시 5분이면 변함없이 49년째 Frank Pourcel의 Merci Cherie가 시그널 송으로 들려온다. 곡의 제목만 봐서는 갸웃 하겠지만 직접 이 음악을 듣는다면 모두가 다 알 그 노래는 세월을 잊게 하는 불멸의 신호이자, 추억이 살아나게 하는 마법의 주문이다. 중고등 학생 시절, 야자 시간에 선생님 몰래 머리카락 사이로 이어폰을 숨기며 듣던 그 노래가 중고등 학교 다니는 아이가 생겨버린 지금도 어김없이 그 시간에 흘러 나온다는 건 청취가 개개인에게는 굉장한 경험이자 살아 있는 문화적 유산이다. 대학 입시 보다는 친구들과의 우정이 중요했고,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흘러나오는 음악으로 위로 받던 그 시절의 기억이 불과 1분도 안 되는 그 시그널 음악 만으로도 생생하게 재현이 되니 말이다.

이토록 성인들에게는 추억의 보물상자이자 소중한 프로그램이지만 50년간 청소년을 타깃으로 하는 ‘별밤’은 요즘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 뉴미디어의 발전, 영상 문법 세대의 등장 등으로 청소년들에게 라디오가 낯선 매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반세기 동안 지켜왔던 청소년 프로그램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 지키고는 싶지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청소년에게 어필해야 할지 매 개편 때 마다 ‘별밤’의 제작진들은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절박함으로 다음 방송을 고민한다고 한다. 지금 10대인 청소년 청취자도 확보 해야 하지만 ‘별밤’과 함께 훌쩍 나이가 들어버린 50~60대 청취자 까지, 별밤가족 어느 한쪽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모두를 품고 오늘도 방송을 하고 있다.

별 기대 없이, 아무 생각 없이 틀었다가도 은연중에 들리는 어떤 음악 때문에 마음이 울리고, 내 맘과 똑 같은 누군가의 사연에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것이 바로 라디오라는 매체가 가진 매력 아닌가. 지금까지 별밤가족들이 50년간 ‘별밤’을 사랑해 온 이유도 바로 이런 라디오의 매력에 풍덩 빠져서 일 것이다. 내가 듣고 싶은 노래를 들려주고,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어서.


‘별밤’의 신성훈 PD는 ‘별밤’의 50주년 맞이 목표를 이렇게 말 했다. “오랜 세월 동안 ‘별밤’은 많은 분들의 삶 속에 깊게 들어 갔다가 슥 빠져 나온 경험이 있다. 50주년을 맞아 다시 여러분의 삶 속에 들어가고 싶다”고. 맞다. 나 역시도 ‘별밤’을 내 삶 속에 들여놓았던 시기가 있었다. 언제 다시 찾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오래된 친구 같은, 라디오는 그런 게 매력이니까. 다시 ‘별밤’을 가까이에 둬야겠다.


※ '산들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MBC 표준FM에서(월~일) 매일 오후 10:05~12:00에 방송하고 있으며 오늘부터 8일간 국내 방송 역사상 최초로 전국을 순회하는 연속 야외 생방송, ‘별이 빛나는 밤에 50주년 기념 특별기획-별밤로드 1320’을 진행한다. 이번 전국 투어는 이동식 스튜디오 알라딘과 함께 서울 상암동에서 출발, 대전을 지나 전주, 광주, 부산,대구, 춘천을 돌아 24일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여정으로 ‘별밤’의 기반이 되어주었던 청소년층을 의미하는 1320km를 달린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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