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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김동욱, 연기에도 한땀 한땀 정성을 수놓는 배우

기사입력2019-02-2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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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에 이어 ‘손 더 게스트’까지 좋은 연기로 호평 받은 배우 김동욱을 만났다. 늘 작품마다 다른 변신을 하는 것이 배우들의 숙명이라지만 영화 ‘어쩌다, 결혼’으로 코미디 장르에 도전한 김동욱은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단전에서부터 끓어 오르는 감정 연기부터 생각이 뇌를 스쳐갈 뿐 입으로부터 나오는 게 아닐까 싶도록 가벼운 생활 연기까지 안 되는 게 없는 배우 김동욱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자.


Q. 영화 ‘어쩌다, 결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작품인가?

A. ‘신과 함께’ 촬영이 끝나고 하정우를 통해 대본을 받았다. 재미있게 읽어보라고 하고 주더라. 저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작품에서 연륜이 쌓인 분들이 추천해 준 대본이기에 신뢰를 가지고 보기도 했지만 로맨틱코미디의 기본적인 플롯이나 전개, 결말이 아니어서 신선했다. ‘신과 함께’를 오랫동안 찍다 보니 좀 다른 장르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 또 영화가 충무로의 신인 감독, 배우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좋은 취지를 갖고 있기도 했고, 그런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을 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Q. 오랜만에 밝은 캐릭터다. 그 전의 작품에서는 한을 갖고 있거나 귀신을 보는 능력을 있거나 하는 다소 무겁고, 힘든 캐릭터들이었는데, 연기 준비를 하시면서 어땠나?
A. 밝은 작품은 오랜만의 촬영이었다. 캐릭터를 분석하고 리딩, 리허설 하는 과정에서 인물이 가지고 있는 정서를 최대한 따라가고 공감해야 하는데 밝은 작품이다 보니 그 과정이 무겁고 딥하지 않아서 좋았다. 기존 작품들과 다른 차원의 스트레스여서 오히려 유쾌하고 즐거웠고 그래서 현장에서 많이 즐겼다. 이전 작품들은 애드립을 하기 힘든 정해진 약속대로 움직여야 하는 작품이거나 애드립이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현장에서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애드립을 자유롭게 시도해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Q. 대표적인 애드립 장면은 어떤 것인가? 고성희와의 첫 장면이었나?
A. 고성희와의 첫 만남의 장면은 거의 대본이었다. 오히려 김선영 선배와의 장면은 대부분 애드립이었고 병원에서 건강검진 받고 전화 통화할 때도 애드립이었다. 김선영 선배와의 씬은 현장에서 다시 만든 수준이었는데 리허설 할 때 너무 웃겨서 웃음 참느라 엔지가 많이 났었다.


Q. 영화의 첫 장면이자 고성희와의 첫 장면은 애드립인줄 알았다. 너무 자연스럽더라.
A. 실제로 술을 한잔도 안 마시고 대본대로 찍었던 장면이다. 그 장면은 재미도 있어야 했지만 중요한 장면이었다. 해주에게는 가짜 결혼을 하자는 제안이 한편으로는 솔깃해야 했고, 성석에게는 취중으로 하는 말이지만 진심이 담겨야 하는 내용이었다. 재미와 더불어 이야기의 시발점이 되는 장면이어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던 씬이다. 어느 정도 취한 수준에서 연기를 해야 할지를 감독님과 많이 상의 했다.


Q. 남자 배우들과 호흡 맞추는 작품을 한동안 하다가 여배우와 호흡 맞추려니 새삼스러웠을 것 같다. 고성희와는 어땠나? 비록 가짜라도 결혼을 해야 하는 상대였는데.

A. 같이 연기하는 동료 배우와의 케미도 중요한데 한편으로는 이번 영화가 각자의 이야기를 각자의 정서로 풀어내는 게 있어서 약간은 부담이 덜 하기도 했었다. 초반에는 실제로도 살짝 어색하긴 했는데 고성희가 현장에서 친근하게 먼저 말도 걸어줘서 금방 친해졌다. 고성희가 출연했던 작품들도 봐 왔어서 매력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었고 기대도 많이 했었는데, 역시나 다양한 매력과 장점을 갖고 있는 배우더라. 다시 작품을 한다고 해도 반갑고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Q. 이번 영화에서 연기한 캐릭터가 한편으로는 귀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참 나쁜 남자더라. 언론시사회 당시 성석이라는 인물이 비호감으로 보여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셨나?
A. 철없고 가볍고 ‘저래도 되나?’ 싶은 부분이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쟤니까 저럴 수 있겠다" 싶은 납득할만한 인물로 보이고자 하는 게 첫 번째 목표였다. 그래서 가벼운 느낌을 더 많이 주려고 했었다. 관계에서 진지하고 무거운 인물로 그려지면 설명이 쉽지 않아서 모자라 보이고 가벼운 애니까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되게끔 인물을 만들어 갔다. 또 단순히 철없고 웃기고 귀여운 인물로 보이고 싶지 않아서 정서를 보여주며 입체적으로 가져가려고도 애썼다. 정서를 드러내되 캐릭터가 그때 그때 너무 다른 인물로 보여지지 않게 톤을 유지하는 걸 많이 고민했다.

Q. 이번 영화가 두 명의 감독님의 공동 연출이었다. 두 분의 감독이 역할분담을 하셨다고는 하지만 배우의 입장에서는 혼란이 없었나?
A. 저도 처음에 두 명의 감독과 어떻게 진행 될지 궁금했다. 하지만 불편함 없이 잘 진행되더라. 이미 감독님끼리 대본 작업을 같이 하셔서 인지 캐릭터에 대한 공유가 확실히 되어 있었고 현장에서 연기하면서 같이 조율을 해서 전혀 문제될 게 없더라.


Q. 김동욱이라는 배우를 떠올리면 얼굴의 핏줄이 터져라 감정을 끌어 올리는 ‘신과 함께’때의 열정적인 모습과 대충대충 가볍게 상대의 말을 받아 치는 ‘어쩌다, 결혼’에서의 가벼운 모습이 동시에 떠올려진다. 두 모습의 간극이 굉장히 큰데도 불구하고 두 모습 다 너무 잘 어울리는 배우다. 실제로 어떤 연기를 할 때가 더 쉬운가?
A. 더 쉬운 연기는 없다. 둘 다 제 모습이 어느 정도 있는 것이기에 끄집어 낼 수 있는 연기다. 하지만 제가 평소 연기할 때 저만의 뭔가를 꺼내는 게 아니라 상대 배우와의 감정과 대사에 탄력을 많이 받는 편이라 현장의 기운을 많이 유지하려고 애쓴다. 캐릭터의 정서와 신체적, 심리적 상태를 유지하려고 쉬는 시간에도 목소리 톤이나 호흡을 최대한 잊지 않으려고 가지고 가는 스타일이다. 작품을 하는 동안은 작품의 분위기를 쭉 끌고 가야 하기에 감정적으로는 밝은 작품을 할 때가 훨씬 덜 지친다.


Q. 영화 이후에 드라마가 예정되어 있다.

A. 4월쯤 MBC에서 방송할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현재 촬영 중이다.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같은 활약을 보여드릴 작품으로, 지금까지 봤던 어떤 때 보다 무거운 중량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제가 연기할 캐릭터가 적직 유도선수이자 체육 교사여서 이미지에 맞추려고 체중도 9kg이나 불리며 준비를 하고 있다.

Q. 연달아 작품이 잘 되어서인지 새로운 작품을 할 때 스코어에 대한 부담도 생기진 않았나?
A. 스코어에 대한 부담은 없다. 물론 작품이 잘됐으면 좋겠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하고 결과를 기다린다. 잘됐으면 하는 마음은 굴뚝같다. 영화 ‘신과 함께’가 잘 된 이후로 다양하고 많은 작품을 접하긴 했는데 오히려 초심을 지키며 당장 닥치는 유혹에 흔들리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작품은 좀 더 신중하게 고르게 되더라. 작품 안에서의 포지셔닝이나 조건에 유혹되거나 조급함을 가지면 안되겠더라. 한살 한살 먹어 가면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해내다 보니까 스스로도 자신감이 더 붙게 되는 것 같은데 지금은 이런 자신감으로 더 다양한 시도를 충실히 하고 싶다.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BA엔터테인먼트, 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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