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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진선규 "남우조연상 수상 이후 많은 게 변했어요!"

기사입력2019-01-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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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8회 청룡영화제에서 영화 ‘범죄도시’로 남우조연상을 수상, 펑펑 울면서도 깨알같이 웃기면서도 훈훈해지는 수상 소감을 밝혀 영화 팬 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순수남으로 어필한 진선규를 만났다. 이미 대학로에서는 소문난 연기파 배우이고 그 동안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눈길 가는 연기를 펼쳤던 그였지만 올해 개봉하는 ‘극한직업’에서 첫 주연을 맡아 연기했다. 남우조연상 수상 이후의 달라진 점에 대해 조근조근 이야기 해 주는 진선규의 모습은 정말로 맑고 순수했다. “상을 받은 지 일 년 정도 지났는데 처음 하는 게 아직 많네요. 라운드 인터뷰도 처음 해 봐요. 저는 바뀐 게 많지 않은데 주변에서 많이 아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고, 너무 급작스럽게 많이 바뀐 거 같아요.”라는 진선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어쩐지 ‘범죄도시’때 보다 잘생겨지신 것 같다.

A. 저는 아직 부족한 것 같은데 친구들이 “카메라 마사지가 효과가 있나 보다”라는 말을 하더라. 얼굴이 옛날과 달라 보인다고 뭐 했냐는 질문도 하시던데 전에 비해 느낌이 달라지고 있나 보더라. 하지만 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극한직업’에 나온 제 얼굴을 보니 ‘혹성탈출’의 ‘시저’같더라. ‘범죄도시’처럼 머리카락이 없을 때는 무섭게 생겼는데 머리카락이 조금 있다 보니까 시저와 비슷한 느낌이더라.

Q. 남우조연상을 수상 한 뒤로 어떤 변화들이 생겼나?
A. 오디션을 안보고 시나리오 받게 된 거다. 일년 전만 해도 계속 오디션을 보러 다녔었는데 ‘범죄도시’로 상을 받고 나서 처음으로 오디션 없이 시나리오를 받아봤다. 대부분의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은 그런 걸 꿈꾼다. 오디션을 보지 않고 역할에 대한 제안을 받아 보는 거…… 저도 일년 전만 해도 ‘내년에는 오디션 안 보고 배역 받아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Q. 23일 개봉할 영화 ‘극한직업’이 수상 이후 선택한 작품인가?
A. 수상을 하고 나서 바로 선택한 첫 작품이다. ‘범죄도시’ 이후에 위성락 역할과 비슷한 역할로 많이 제안을 받았는데 ‘극한직업’은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하고 싶었다. 위성락과 정반대의 느낌이더라. 저도 사람 찌르고, 베고, 때리는 것 보다 유쾌하고 정서적으로 밝은 역할이 너무 하고 싶었다. 밝은 역할이 저와 맞기도 해서 “정말로 저를 이 역할에 시켜줄 수 있냐”고 감독님께 물어봤었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에 제일 큰 역할이었다. 상 받고 너무 순식간에 엄청나게 큰 역할을 제안 받아서 믿기지 않았다.


Q. 포스터에 이름도 적히고, 본인의 사진도 크게 나온걸 본 소감은 어떤가?
A. 기분이 묘했다. 포스터에 주연 배우로 이름이 적히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는데 무엇보다 진해의 친구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예전에는 잘 찾아봐야 하는 역할이어서 한참을 설명해야 했었는데 이제는 포스터에 딱 나오니까 “야! 쟤가 내 친구다”라고 바로 알려 줄 수 있고, 저의 부모님도 “내 아들이에요!”라고 당당하게 말씀하실 수 있다는 게 크게 달라진 점이다. 예전에는 어디 출연했다고 해도 “진짜 나와?”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이제는 바로 확인이 되니까 너무 좋다.

Q. 얼마 전 영화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범죄도시’때는 지하철 타고 다니면 옆 자리에 사람이 앉지 않더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요즘도 지하철을 타시나?
A. 그럼요! 대학로 가고 개인 시간에는 지하철을 주로 타고 다닌다. ‘범죄도시’때만 해도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옆 자리에 잘 안 앉으셨다. 요즘은 머리가 좀 길어서인지 잘 못 알아 보신다. 모자 쓰고 마스크(아, 마스크는 배우병 걸려서가 아니라 진짜로 미세먼지 때문에 쓰는 겁니다)쓰면 몰라보시더라.


Q. ‘극한직업’에서 코미디 연기를 하셨다. 영화에서는 처음 해보는 장르 아니신가?

A. 영화에서는 안 해봤고 연극에서는 코미디를 해봤었다. 연극은 처음에 좀 안 되도 반복해서 공연을 하다 보니 할수록 재미있게 되는데 영화는 한번으로 컷이 되다 보니 어렵다는 느낌이 들더라. 순간적으로 하는 게 아직 나는 익숙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영화 속 마약반 5명의 호흡이 정말 좋아서 코미디가 더 살았던 거 같다. 자기 역할을 다 해서 돋보이는 게 아니라 상대방 연기를 다 수용해 주고, 내가 던진 걸 더 받아주니까 서로의 캐릭터가 살아지더라. 제가 했던 마형사 역할이 트러블 메이커인데, 제가 굳이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아도 옆에서 그런 인물로 받아주니 자연스럽게 트러블 메이커로 보여졌다. 현장이 너무 즐겁고 좋았어서 매일 매일 현장에 빨리 가고 싶었다.

Q. 언론시사 때 이하늬와의 키스신 때문에 윤계상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하셨다. 뭐라고 이야기 하셨나?
A. 별말 안 했다. 그냥 “시나리오상에 있어서.. 키스신 있어”했더니 “형 괜찮아~”라고 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말 했겠지만...... 그리고 그게 이하늬와 저는 액션신의 연장이라 생각하고 찍었었다. 찍고 보니 ‘괜히 나만 한껏 기대했었구나’ 싶었다. 이하늬와 작업을 해보니 너무 좋았다. 물론 윤계상 때문이 아니라 이하늬가 갖고 있는 인성이 워낙 좋아서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을 편하게 해 주더라.


Q. 영화 속에서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영화 속에서 못생긴 인물 설정이던데 기분이 어땠나?
A. 그렇게 해서라도 캐스팅 된 게 얼마나 좋으냐. 얼굴이 남들과 차이점이 있구나 싶었다. 코도 낮고…… 처음에 저도 모니터 속의 제 모습을 보고 너무 못생겨서 방해되지 않냐고 감독님에게 물어봤었는데 감독님은 매력적이라고 저를 응원해 주셨다. 하지만 저는 마지막까지도 저의 외모에 대해 의심했다.

Q. 영화 속에서 치킨의 맛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셨다. 실제로 치킨 튀기고 맛 내는데 자신이 생기셨나?
A. 공명과 함께 요리학원에 가서 야채 써는 것부터 배웠었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양을 썰었었고, 저는 많은 닭을 발골 했다. 한 마리를 발골 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 16조각으로 나눠서 180도 기름 온도만 맞춰지면 제대로 튀길 수 있다. 치킨을 튀겨서 바로 먹을 때의 맛은 잊지 못할 맛이다. 뜨거운 기름에서 건진 다음 탁탁 쳐서 딱 먹으면 정말 뜨겁다. 뜨거운 게 지나면 정말 맛있다. 와그작 소리도 나고 육즙이 쫙 퍼지는 게…… (웃음)

Q. 이병헌 감독의 작품이 말 맛이 있기로 유명하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말맛이 살아 있던가?
A. 너~무 재미있었다. ‘극한직업’이 시나리오부터 재미 있다는 소문이 많이 나 있었다. 처음 대본 리딩을 할 때 한마디 한마디 할 때 마다 다들 킥킥거리고 웃었다. 영화 ‘스물’을 보고 이병헌 감독의 팬이 되었다. 당시 우연찮게 이병헌 감독과 팬심으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당시의 저는 아무도 모르는 배우였지만 “다음에 꼭 감독님과 해 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다. 그 만남 이후 2년 반 뒤에 기회가 온 거다. 시나리오를 받고, 이병헌 감독의 이름을 보고 깜짝 놀랬고, 그래서 무조건 하고 싶다고 했었다.

Q. 이병헌 감독이 의외로 말을 많이 안 하시는 분이라던데 현장에서 어땠나?
A. 원래 말이 잘 없는 분이시다. 현장에서도 말이 많지 않으시고, 또 모니터 앞에서 잘 안 나오신다. 감독님의 별명이 예전에는 ‘충무로 대표 미남 감독’이었는데 하도 안 움직이셔서 요즘은 ‘나무늘보’로 바뀌었다. 오케이도 시원하게 안 하시고 컷! 하고 나서 한참 있다가 작게 ‘오케이 갈까요?’ 이러신다. 그래서 배우들이 똘똘 뭉쳐서 이병헌 감독을 웃기려고 많이 애를 썼다. 영화 막판에 이동휘가 테이프로 묶는 씬은 애드립으로 살린 장면이다. 대본에는 그냥 묶는 걸로만 되어 있었는데 이동휘의 센스에 정말 현장에서 빵 터졌었다.


Q. 주연으로 연기한 소감이 어떠신가? 만족스러우신가?

A. 저는 아직 두 번 정도 더 봐야 할거 같다. 영화를 전체적으로 못 보고 제 연기만 보게 되어서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더라. 제가 잘 했는지는 계속 의심하고 있다. 아직 제 연기를 어떻게 할 거야! 라는 것 보다는 제가 생각하는 게 큰 그림에 맞나요? 라는 게 많다. 당장 이 씬에서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에 잘 어울리는지가 고민되더라. 그래서 애드립도 잘 못한다. 애드립을 하려면 며칠 전부터 계속 고민하고 전날부터는 감독님께 허락을 받고 해야 겨우 할 정도다.

Q. 지금까지 조연으로 연기하다가 ‘극한직업’부터는 주연으로 연기했다. 어떤 것이 다르던가?
A. 아직은 주연이라고 해도 원탑이 아니라 5명이 주인공이고, 한 팀이라서 제가 극을 끌어가는 건 아니었다. 예전에는 비중이 작으니까 한 작품에서 2회차나 3회차 정도 촬영을 나가게 되고, 그러다 보니 스태프들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적어서 회식을 가더라도 이름도 잘 모르고 서먹했었다. 그런데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다 보니까 분장 팀, 의상 팀 스텝들과도 친해지고 같은 팀의 일원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즐겁고 행복하더라. 예전에는 ‘한번 하는 촬영이니까 틀리지 말아야지’ 하는 긴장감이 있었다면 지금은 한번 틀려도 다시 할 수 있는 여유도 있고, 내가 생각했던 걸 불편하지 않게 다시 해볼 수 있어서 좋더라.

Q. 광고도 찍으셨다. 생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나?
A. 일년 전에 비하면 정말 많은 돈을 벌었는데 집을 사거나 투자를 할 정도는 아니고 부족하지 않게 먹고, 10명 정도 모였을 때도 먹고 싶은 걸 시키고 계산할 수 있을 정도로 벌었다. 그런데 연극하는 후배들이 너무 착해서 제가 부담스러울 까봐 술만 먹지 안주를 잘 안 먹는다. 제가 산다고 해도 됐다 그러고 더치페이 하려고 하고, 제가 산다고 하면 많이 안 먹는다.

Q. ‘극한직업’도 잘 될 것 같지만 ‘범죄도시’때와는 완전 다른 이미지다.
A. ‘범죄도시’는 저의 연기 인생 중에서 대중적으로 많은 분들이 알게 된 작품이고 이 작품으로 상도 처음 받아봐서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이 역할이 너무 각인되어서 사람들이 무서워도 했지만 저에게는 너무 소중한 작품이다. ‘극한직업’은 정 반대의 역할이고 이미지를 가진 작품이다. 이제 보여 드릴 게 너무 많으니까 비슷한 것 보다 장르도 다르고 이미지도 다른 걸로 대표작이 생기면 좋겠다. ‘범죄도시’가 저의 첫 대표작이라면 ‘극한직업’은 또 다른 대표작이면 좋겠다. 그런데 제가 잘 되는 것 보다 영화 자체가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일 크다. 많은 분들이 작품을 사랑해 주고 봐 주시면 그 작품에 참여한 배우로는 그만큼 행복한 게 없을 것 같다.

진선규와 류승룡, 이하늬, 이동휘, 공명이 출연하며,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며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극한직업'은 1월 23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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