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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유아인이 이야기 하는 MY WAY "평범하게 살라는 말, 진짜 평소에 많이 듣는다"

기사입력2018-11-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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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사표를 던진 금융맨 ‘윤정학’을 연기하며 위기의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화두를 던지는 배우 유아인을 만났다. 의미있는 영화에 참여한 배우답게 유아인은 냉철한 문제의식과 적극적인 화법으로 거침없이 자신을 이야기 했다.


Q. ‘국가부도의 날’ 영화 잘 봤다. 의미 있는 영화더라.

A. 한 사건을 중심에 두고는 있지만 경제위기라는 게 한 계층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모든 국민들과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한 사건이 만든 다양한 이야기가 돈이 많은걸 좌우하는 지금을 살아가는 세대에게도 공감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어떤 지점에서 많이 끌렸었나?
A. 처음에는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잘 흘러갔다. 인물들의 구조가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후에 분노도 치밀어 오르고 이 이야기가 어떻게 전달될까, 나는 어떤 역할을 할까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직접 체험하지 않은 세대로서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와 연결성을 가지기도 하고, 이 사실이 생소한 분들에게 어떻게 공감을 줄까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IMF가 누군가에게는 아직까지 계속 되는 상처이자 고통, 결핍, 충격인데 만드는 사람들이 충분히 예의 있게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감독님과 제작진이 주는 신뢰가 충분히 있었다. 이걸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인간 세계를 진중하게 그려내는 걸 보면서 마음이 끌렸다.

Q. 비중이 많은 배역이 아님에도 작품에 참여했다. 그런 면에서 고민은 없었나?
A. 전작과의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없었던 것에 조금 고민은 있었지만 영화 자체에 끌림이 있었다. 저 혼자 끌고 나가야 해서 무게감이나 책임을 져야 하는 작품이라면 조심스러울 수 있겠으나 든든한 많은 선배님들이 함께 해 주시는 작품이고, 영화에서 젊은 세대와 호흡하고 이야기를 끌어들이는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작품에 참여했다.



Q. 유아인이 연기한 ‘윤정학’은 다른 등장인물들과 비교했을 때 뭔가 조금 방향이 다른 느낌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했고, 그 기회를 제대로 잡기도 했다. IMF로 인해 실패하고 상처 받은 사람들의 정 반대에 서는 인물이다.

A.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정의, 욕망, 결핍 때문에 오는 상처, 가슴 아픈 순간 등 하나하나의 감정에 극대화된 인물로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정학은 욕망을 대변한다. 그렇게 돈을 추구하고 돈을 따라 갔고 돈이 있으면 모든 걸다 해결해 줄 것 같았지만 결국엔 그렇게 돈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삶을 살지 않고 여전히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바등바등 살고 있다. 그의 욕망은 이뤄졌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다. 그런 면에서 저는 보통의 인간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한다. 윤정학의 대사 중에 “내 앞에서 돈 벌었다고 좋아하지 말라”는 대사가 마음에 들었고 인물에 대한 끌림을 만들어 주었다. 비중에 비해 굉장히 입체적인 인물이다. 욕망이란 게 뭐지? 기회주의자라는 게 뭐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인물이다. 욕망이 있고 기회를 잡는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요즘은 오히려 기회주의자처럼 굴지 않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말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좀 더 안정적, 편안하게, 많이 잃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을 현명하다고 말하는 시대 아닌가. 과연 윤정학을 어떻게 받아 들일 건가? 인물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자신의 가치관, 신념, 욕망을 돌이켜볼 만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관객도 그걸 느껴주면 좋겠다.

Q. 유아인은 굉장히 패셔너블한 인물이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매 작품마다 그런 성향이 캐릭터에잘 묻어나게 연출을 하더라. 이번 영화에서도 90년대 스타일이었지만 유독 어울리고, 멋져 보이더라. 레트로 스타일을 보면서 패션은 돌고 도는 것이라는 말이 와 닿았다.
A. 작품을 할 때 캐릭터의 여러 모습 중에 패션적인 부분도 세심하게 준비하는 편이다. ‘좋아해줘’의 경우 제가 거의 90% 이상을 스타일에 참여 했고 ‘베테랑’의 경우에도 수트를 정통으로 만드는 분들을 찾아내서 의상팀과 연결해서 진행도 하고 이번 작품에도 개인 스타일리스트 참여 시켜서 작업을 했다. 아무래도 제가 맡는 역할이나 저에게 요구하는 게 캐릭터의 감각적인 면을 부각시키길 원하시더라. 이 작품에서는 시각적으로 모노톤의 인물이 많은데 그 사이에서 제가 색체감을 가진 인물로 흘러가기를 바라셨다. 성격적으로도 멋을 추구하고 제멋에 취해 있는 인물이었기에 패션으로 성격을 대변할 수 있길 바랬다. 정학은 흔히 말하는 금융맨이 아니다. 금융맨 중에서도 앞서서 세상을 내다보고 과감한 선택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나가는 젊은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며 표현했고 당연히 이런 표현은 감독님과 논의를 통해 이뤄졌다.

Q. 극중 윤정학이 증권사에 사표를 낼 때 증권사 부장님이 “너 같은 사람 없었을 것 같애?”라는 말을 하더라.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확신에 차서 사표를 냈지만 중반부에 자신의 선택이 혹시 틀리지 않았을까 흔들리는 부분도 있더라.
A. 부장님 하시는 대사 제가 평소에 많이 듣는 대사다. 직장생활을 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선택을 할 때 “그냥 살어, 남들처럼 살어. 평범하게 그냥 가”라는 말을 진짜 많이 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충고들과 싸우며 제 선택을 해 나가는데 저 역시도 그 과정에서 후회되거나 저의 선택에 화가 나거나 하는 순간이 있다. 경제적인 선택이 아니라 다른 시야를 가지고 삶을 이끌어 가는 젊은이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공감대를 느끼며 참여했었다. 자신이 선택한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맞이하게 되는 회환, 죄책감, 욕구하던 성취에 대해 믿음이 평생 변함없이 가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내면을 들여다 보게 되는 과정들이 제 일련의 삶과 어느 정도 닮아 있다고 생각된다.


Q.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어떤 장면을 제일 많이 고민했었나?

A. 처음 윤정학이 투자자들을 모아놓고 연설하는 장면이다. 윤정학의 톤 설정을 고민했다. 담백하고 진중, 진지하기 보다는 자기가 몰입되어 있다는 걸 드러내며 자기의 말에 자기가 취하는 스타일로 보여지면 충분히 상대 배우를 끌어 당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피치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Q. IMF시절에 초등학생 이었을 것 같다. IMF를 피부로 느끼지 못할 세대였기에 이번 작품을 통해 당시를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유아인에게 IMF는 어떤 의미인가?
A. 부모세대, 기성세대를 조금 더 깊숙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지는 욕망의 결핍이 과거로부터 어떻게 비롯되었나를 알 수 있었다. 역사적인 사건을 통해서 스스로 결정하지 않은 일들이 어떻게 우리의 삶에 침투했는지,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고민을 가져갈 수 있는 영화다. 그래서 ‘이 세계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Q. 참 생각을 많이 하는 배우인데, 본인의 의도와 달리 SNS를 통해 많은 구설수에 오르는 것 같다. SNS는 어떤 생각으로 하고 있는 것인가?
A. 저는 좀 의미 있고 재미있게 삶을 살고 싶다. 모두가 다 하는 SNS를 배우라고 안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어설픈 정답을 일방적으로 꺼내는 게 아니라 소통을 통해 정답을 찾아가려 한다. 세상에 뛰어들고 싶고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고 싶다. 기술의 진화는 계속 이뤄지고 있으니, SNS는 단지 채널일 뿐이고 소통의 창구일 뿐이다. 피하지 않고 항상 소통의 순간과 기회를 적극 활용하면서 더 나은 것을 찾아가는 인물이다. 저는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오늘이 어제보다 더 낫다는 기분을 느끼며 살고 싶은 평범한 사람이다. 제가 직업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것도 있지만 SNS를 통해 나누고 싶은 생각, 저의 선택 등 모든 순간 순간들이 모여서 저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Q. 유아인의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
A. 예전에는 ‘다음에 뭘 하지?’에 대한 선택이 좀 쉬었다. 더 많은 작품으로 다양한 걸 보여드리고싶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야말로 제 선택 하나하나를 더 창조적으로 하고 싶어서 많이 어려워졌다. 더 많이, 더 높이, 더 크게 앞장서야 한다는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나를 이전과 다른 형태로, 재미있고 의미 만들어가느냐가 지금 고민하게 되는 과제다. 어쩌면 내년에는 TV 쇼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제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함께 좀 더 적극적으로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은 프로그램의 제안이 와서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이 쇼를 통해 배우로의 역할도 더 확장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 작품, 화보, SNS, 사업 등 다양하게 퍼포머로서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UAA, 김재훈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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