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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대한외국인’ 김재훈 PD “조용히 시작했지만 잡은 시청률은 놓치지 않겠다”

MBC 플러스홈페이지 2018-11-02 08:00
[TV톡] ‘대한외국인’ 김재훈 PD “조용히 시작했지만 잡은 시청률은 놓치지 않겠다”
수요일 저녁 8시 30분, 한국말 잘 하는 외국인들과 우리나라 연예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치열하게 한국에 대한 퀴즈를 푼다. 그냥 그런 퀴즈 프로그램이려니 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웬걸!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를 묻지 않나, ‘가제는 게 편’이라는 속담을 놓고 ‘가제는 게 형’, ‘가제는 게다’등 도기개긴의 오답 속출에 포복절도를 하게 한다. 그러다 높은 단계에서는 '아니 어떻게 외국인들이 나보다 더 잘 알지?'라는 생각에 경쟁의식도 솟구치고 몰랐던 한국에 대한 지식에 조금 부끄러워지는 마음도 드는 묘한 프로그램이었다. 제작발표회도 하지 않고 슬그머니 시작된 이 프로그램이 방송 단 2회만에 ‘구쁘다’는 단어를 실시간 검색어에 띄워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MBC에브리원의 '대한외국인'을 연출한 김재훈 PD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Q. 아직 '대한외국인'을 안 본 네티즌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소개하자면?

A. MBC에브리원에서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을 사랑해서 한국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을 저희는 대한외국인이라 부르는데 이런 10명의 대한외국인과 5명의 한국 연예인이 한국 문화를 소재로 퀴즈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Q. 우연찮게 채널을 돌리다가 보게 되었다. 퀴즈 형식이라 부담 없이 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몰입되면서 열심히 문제를 풀게 되더라. 이렇게 재미있는 프로그램인데 왜 조용히 시작하게 되었나?
A. 재미있게 봐 주셨다니 감사하다. 원래는 4회짜리 파일럿으로 제작했다. 방송 2일 전 사내 시사에서 반응이 좋아서 그 자리에서 바로 레귤러로 결정이 되었다. 원래 저희 채널이 제작발표회를 하지 않고 조용히 시작하는 프로그램이 대박 나는 징크스가 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도 이렇게 시작했다. (웃음)

Q.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은 많이 봤지만 우리나라 일반인보다 한글을 잘 알고 있는 외국인은 생소했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 배경은 무엇인지?
A. 신규 프로그램의 니즈가 있어서 계속해서 많은 기획을 해 왔었다. 그런데 이미 '비디오스타'가 있는 상황에서 스튜디오 토크쇼를 또 하기도 그렇고, '주간아이돌'이 있기에 아이돌과 하는 프로그램을 또 하기도 그렇고, '시골경찰'이 있기에 또 비슷한 관찰 예능을 하기도 그렇고 겹치지 않는 장르를 찾으려 했다. 기존의 프로그램들과 차별화 되는 것을 기획해야 하는데 외국인을 소재로 한다는 것에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와 겹치는 게 아닌가 하는 부담감은 있었지만 한국인과 외국인의 대결이라는 것에 대한 흥미가 있었다.

Q. 퀴즈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도 요즘 트랜드다. 이 프로그램도 트랜드를 공략한 것인가?
A. 염두에 두고 기획한 건 아니다. 그런데 요즘 리얼 버라이어티, 관찰예능, 먹방이 차고 넘치지 않나. 시청자들도 이미 그런 장르에 대해 피로감이 있을 테고, 그렇다 보니 이런 퀴즈 프로그램이 화면에서 보여지는 룩 자체도 새롭고 달라 보이고, 식상하지 않게 느껴져서 퀴즈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대한외국인'은 정통 퀴즈 프로그램이라기 보다 퀴즈를 통해 문화 차이를 인식하고, 상식에 가까운 행정 정보를 공유하고, 미처 몰랐던 생활문화에 대해 고찰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유용한 프로그램이다. 방송이 나가고 나서 초등학생들이 몰입하며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한외국인'은 MBC에브리원의 방송 중에서 유일하게 12세 시청 프로그램이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자극적이지 않은 유기농 예능 프로그램으로 제작하려 하고 있다.


Q.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무엇인가?

A. 외국인 섭외였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이라 생각했고,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외국인을 찾는 게 섭외의 키 포인트였다. 각종 뉴스와 인터넷 검색은 기본이고 어학당도 찾아보고, 방송에 출연했던 방송인들을 통해 계속해서 추천도 받고 미팅을 진행했다. 방송을 보고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분들이 많아서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외국인 출연 신청도 받고 있다.

Q. 2회에서 알브레히트 허배 교수의 활약에 진심 놀랬다. 대단하신 분이더라. 섭외 스토리가 궁금하다.
A. 10단계에 앉아 계시는 분은 대한외국인의 보스 느낌이 나야 그 자리가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정말 섭외에 공을 들였다. 많은 외국인 분들을 만나봤지만 3층과 꼭대기 층의 외국인 섭외가 쉽지 않았다. 허배 교수는 연세도 많으신 분이고, 방송도 익숙하지 않고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다고 몇 번이나 고사를 하셨는데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 설득 당하셔서 스튜디오에 모실 수 있었다. 첫 회에서는 활약상이 없었지만 다양한 한국 현대사를 직접 경험하셨던 분이시고 믹스커피 중독이라는 캐릭터가 신선했었고, 2회에서는 결정적인 활약을 해 주시면서 대한외국인의 ‘끝판왕’다운 면모를 보여 주셨다.

Q.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한 출연자나, 시청자들이 좀 더 주목해 주기 바라는 대한외국인이 있으신지?
A. 너무 매력적인 대한외국인들이라 모두들 유심히 봐 주시면 좋겠지만 에바의 경우 첫 미팅때 등 돌리고 앉아 있으면 완전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한국인보다 발음도 좋고 말솜씨도 훌륭하고 아는 것도 많더라. 보석 같은 존재다.
안젤리나 다닐로바의 경우 카메라팀, 연출팀 모두 '헉' 할만큼 이뻐서 현장의 스탭들이 다들 안젤리나에게 반했다. 한국에서 산지 2년 밖에 안 되어 아직 한국어 실력은 부족하지만 한국 사랑이 남다른 출연자다. 다른 프로그램에도 출연 한 적 있지만 저희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
또 모에카도 빼 놓을 수 없는 출연자다. 제 2의 사유리를 꿈꾸는 예능 유망주로 방송에 대한 욕심이 크고, 예능 프로그램 마니아로 많은 활약이 예상되는 친구다.
존과 맥이라는 초등학생 형제 출연자도 시청자들에게 크게 사랑 받을 것 같다. 보고 있으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했다.

Q. 끼도 많고 캐릭터도 독특한 대한외국인들에 대항하는 한국연예인들의 섭외에도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나?
A. 고정 MC인 김용만은 제 옷을 입은 것 마냥 우리 프로그램과 너무 잘 어울리더라. 예전 '브레인 서바이벌'때의 느낌도 확 나면서 진행을 잘 하시더라. 다른 분이 MC였다면 후회했을 것이다.
또 한국인팀의 팀장 역할을 하는 박명수와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같이 일을 해 보는데 최적의 섭외였다.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 굉장하시고, 녹화 분위기를 빵빵 띄워주시더라. MC 김용만과도 밀고 당기는 케미가 있어서 팀 대결이라는 구도를 잘 살려주셨다.
헤이지니는 사심 섞인 섭외였다. 딸이 너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로, 이왕에 아빠가 하는 프로그램에 딸이 좋아하는 사람을 섭외해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섭외하기는 쉽지 않았으나 다행히 스케줄이 맞아 함께 할 수 있었고, 리액션도 좋고 방송도 잘 하더라. 의외의 선전을 해서 한국팀의 기를 살려주었다.
한국팀 가운데 무조건 한 명은 브레인이 있어서 대결의 긴장감을 줘야겠다 생각했고 그래서 김정훈을 섭외했다. 사실 한국팀 브레인이 최종 단계까지 가는 건 연출자 입장에서는 원하지 않았는데 김정훈은 그 선을 적절하게 잘 타줬다.
윤현민과 강균성도 애정 어린 섭외였다. 이들이 가진 인간적인 매력과 호감이 프로그램에 좋은 영향을 줄 거라 생각했다.

Q. 프로그램에 출제되는 문제를 준비하는 데도 남다른 공이 들어갈 것 같다. 문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A. 이전에 퀴즈 프로그램을 해 본적이 없어서 준비 과정이 고민되었다. 문제 준비는 작가들이 주도적으로 하고 저는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회의하며 방향을 잡는다. 파일럿으로 준비할 때 보다 레귤러로 확정되고 난 다음에 작가들을 더 충원해서 문제 출제에 더 힘을 쏟고 있다. 웹 서핑부터 각종 시험에 출제된 문제들까지 전방위로 활용하고 있다. 프로그램에서 1~10단계로 퀴즈를 푸는 형식이라 문제의 난이도를 조정해야 하는데 점점 어렵게 배치하는 것도 쉽지 않더라. 가장 힘든 건 과연 올바른 문제인지 아닌지를 검수하는 과정이다. 국어에 관한 문제뿐 아니라 생활, 문화에 대한 문제들도 있다 보니 국립국어원은 기본이고 정부 관계부서들에 자문을 받고 확인 과정을 거치는데 실컷 문제를 만들고도 어느 곳에서도 확인이 불가능해서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행정 서비스의 경우도 지역마다 다른 내용이 많아서 꼼꼼하게 자막으로 챙겨야 해서 많은 수고가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Q. 방송 이후에 반응은 어떻게 체크하시나?
A. 시청자 댓글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반응을 직접 듣기도 하는데 프로그램에 대한 제안은 최대한 즉시 방송에 반영하고 있다. 1회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왔던 아쉬운 점들은 2회 방송부터 모두 반영해서 개선해 나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저희 방송 2회때와 심지어 재방송 할 때에도 10단계 허배 교수가 맞춘 '구쁘다'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었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대한외국인'이나 '허배'교수에 대한 기사보다 동 시간대 경쟁프로그램인 '수미네 반찬'이 언급되고, 유민상의 SNS가 언급되더라. 저희 프로그램을 보시고 무슨 뜻인지 궁금해서 검색을 한 건데, 정작 저희 프로그램에 대한 기사는 없는 게 너무 아쉬워서 다음주에 기자간담회를 하려 한다. (웃음)

Q. 프로그램의 대박 기준은 무엇인가? 그리고 프로그램이 대박 난다면 PD로서 어떤 공약을 하겠는가?
A. 회사에서 기대하는 시청률과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시청률은 조금 차이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1%가 목표였다. 3회 방송이 시청률 1%가 되니까 방송 다음날 주변의 많은 분들이 축하한다고 연락을 해 주시더라. 방송 전에는 외국인 위주의 섭외만으로 사람들이 볼 수 있을까를 불안해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불안감은 사라졌다. 재미있으면 될 수 있구나 싶다. 좀 더 시청률이 잘 나온다면 섭외할 때 더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 좋은 분들을 섭외해서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고 만약 시청률이 3%를 넘긴다면 그때는 기자 대상으로 현장 공개를 하던지, 아니면 시청자들을 스튜디오로 모셔서 공개 녹화를 하는 것도 고민해 보겠다.


iMBC 김경희 | 사진 이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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