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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人스타] 이서진 “로맨스? 난 노인분들의 로망의 대상이다”

한국영화홈페이지 2018-10-23 14:25
[人스타] 이서진 “로맨스? 난 노인분들의 로망의 대상이다”
‘다모’ ‘불새’ ‘이산’ ‘계백’ ‘참 좋은 시절’ ‘결혼계약’ 등의 성공한 대표작이 있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윤식당’에 나온 예능인으로 요즘 더 많이 알려진 이서진을 만났다. 영화 ‘완벽한 타인’을 통해 관객과 오랜만에 인사하는 이서진은 늦은 나이에 결혼해 신혼을 만끽하는 꽃중년이자 힘이 넘쳐나는 철없는 남자로 변신하여 실제인 듯, 연기인 듯, 원래 저런 사람인가? 착각할 정도로 리얼한 변신을 시도했다. 시니컬한 듯 하면서도 묵묵하게 꽃할배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 엄청 따뜻한 사람 같기도 한 도저히 속을 알 수 없는 이 남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Q. 영화 ‘완벽한 타인’ 너무 재미있더라. 의외의 캐릭터였다. 지금까지 이서진의 이미지와 너무 다른 건지, 아니면 대중의 은근한 기대에 너무 잘 맞는 건지 혼란스러울 정도다. 하필 바람둥이 캐릭터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처음 감독과 만났을 때 딴 이야기 하느라고 어떤 역할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못 들었다. 집에 와서 대본을 읽어보니 의사나 변호사 같은 역할은 제가 할 역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둘 다 직업도 그렇고 가정이 있는 남자여서 제가 잘 안 어울린다 생각했다. 저는 윤경호 배우가 연기한 ‘영배’ 역할이 좋아 보였다. 한편으로는 ‘영배’ 캐릭터를 조진웅이 연기할 줄 알았다. 나중에 감독이 전화 와서 제가 연기할 캐릭터를 알려줬고, 부담 없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가 깊이 있게 생각하는 인물도 아니고, 촬영할 때도 재미있겠다 싶었다. 저희 영화는 등장 인물도 많고, 그 인물들 사이의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그 사이에 저 같이 가벼운 캐릭터가 필요했다. 감독의 생각에는 제가 예능에서 보여줬던 것 같은 살갑지 않은 모습을 영화에서도 보여주면 어떨까 해서 이런 역할을 준 것 같다. 제가 연기한 캐릭터가 악한 사람은 아니다. 악의가 있는 사람은 아닌데 생각이 짧은 인물이고 힘이 넘쳐나다 보니 해프닝을 만들어 낸 것일 뿐이다.

Q. 언론시사회 때 영화 속 캐릭터가 본인의 성격과 너무 달라서 연기하기 힘들다고 하셨고, 조진웅 배우는 아니라고,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라고 하셨다.
A. 요즘 제가 예능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많았는데, 제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사실 예능이라고 하기보단 다큐에 가깝다. 예능을 통해 저의 실생활을 많이 보여 드렸는데 영화에서의 역할이 저와 똑같다고 하면 너무 이상하지 않냐. 그래서 거리를 두려고 그렇게 이야기 했다. (웃음) 조진웅이 대본 리딩 할 때부터 저에게 “형은 태어날 때부터 이런 캐릭터를 갖고 태어났다. 20년 전에 대본을 받았던 거 아니냐?”라는 말을 하면서 놀리더라. 저는 원래 이런 성격은 없고, 싫어한다.

Q. ‘실장님’ ‘대표님’등에 어울리는 반듯하고 깔끔한 이미지인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친근해지고 대중에 훨씬 가까워진 느낌이다. 본인의 이미지가 많이 변화했다는 걸 느끼는지?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걸 잘 한 선택이라 생각하나?
A. 분명하게 말하면 제가 선택했던 건 아니고 속아서 시작했다. 처음 나영석 PD와 ‘꽃할배’를 시작했을 때는 이게 진짜 방송인지 여행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너무 바빴다. 촬영이라는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실 다음날 눈 뜨는 게 두려울 정도였다. 선생님들이 주무시러 들어가도 나는 다음날 일정도 짜야 하고 교통편과 숙소를 챙기느라 쉴 틈이 없었다. 며칠 지나서 정신이 들고나니 이젠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방송을 보니까 알아서 편집을 잘 해줬더라. 그 다음부터는 나영석을 믿고 맡긴다.
저는 데뷔 이후 저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한 적이 없고, 실장님 역할을 한적도 없다. 살가운 성격도 아닌데 되게 로맨스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시고, 그런 쪽으로 제안도 많이 왔었다. 예능을 하기 전에는 대중들과 약간 거리감이 있는 쪽이었는데 예능을 한 이후에는 대중들과 많이 친근해졌다. 노인분들이 그렇게 저를 좋아하신다. 어떤 할아버지께서 저에게 ‘우리들의 로망’이라고도 하시더라. 제가 일부러 만든 이미지는 아니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얻게 된 좋은 이미지라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15년전쯤 인터뷰 했을 때는 너무 숨기지 못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서 사람들에게 비호감으로 비춰질 때가 많았다. 예전에는 싸가지 없다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요즘은 추세가 바뀌어서 저는 항상 똑같은데 저를 보고 웃어주시고, 좋게 보시더라.


Q.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뜻밖의 이미지였지만 영화는 참 재미있었다. 굉장히 새로운 시도였고, 신선했다. 이재규 감독과는 예전 작품 ‘다모’를 함께 했던 인연이 있으시더라.

A. 이재규 감독의 첫 작품이 ‘다모’였다. 저와 이재규 감독이 동갑인데, 저도 어릴 때 출연했던 작품이고 이재규 감독도 젊을 때여서 서로 언쟁을 많이 하며 촬영했었다. 작품이 잘 되고 나니 뭔가 더 돈독한 감정이 생겼었다. 이후로 가끔 연락하고 만남이 이어져왔다.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고 주류의 작품이라기보다 독특한 걸 하는 편인데 그런 감독의 스타일을 좋아한다. 나에게 대본을 줄 때 아무거나 주지 않을 거라는 신뢰가 감독에게 있었다. 대본도 재미있었는데 촬영할 때는 더 재미있었고, 완성된 영화를 보니 또 재미있더라. 대본에서 못 봤던 부분들이 많이 보여서 이렇게 풍성한 작품이었나 싶더라.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더라. 재미있기도 한데 씁쓸하기도 하고 사랑, 우정, 배신, 긴장이 다 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웃음 포인트도 훨씬 많았고, 배경음악도 잘 설정한 것 같았다.

Q. 한정된 세트에서 대부분의 촬영이 이뤄졌다. 특이한 설정이어서 촬영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다.
A. 세트만 한 달을 찍었다. 컷이 되도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고 모두가 앉아서 계속 떠들었다. 이게 진짜인지 촬영인지 모를 정도로 이야기가 우리끼리 이어지고 있어서 배우들과 안 친해질 수 없었다. 장면에 대한 상의도 많이 하게 되고, 애드립도 많아지고, 애드립을 살리려면 합을 맞추기 힘들어서 NG도 많이 났었다. 서로 못 치고 들어가서 안달이었다. 특히 유해진과 조진웅은 어떻게든 말을 더 하려고 미친 듯이 애드립을 했다.
그리고 한달 동안 거의 같은 메뉴를 먹어야 했다. 처음 음식으로 리허설 했을 때는 너무 맛있어서 정말 많이 먹었었다. 제가 주방에서부터 뭘 먹는데 닭강정을 하나 집어 먹었다가 촬영 끝날 때까지 한 통을 다 먹어야 했다. 그래서 영화 후반부로 가면 음식을 덜 먹는다. 윤경호가 어리고 의욕이 넘치다 보니 정말 미친 듯이 먹었는데, 영화에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안타까웠다. 장면들을 연결해야 하다 보니 미술팀에서 식탁 위 사진을 찍어 놓기도 한데 대부분 자기 접시 위에 놓인 음식은 배우들이 직접 세팅 했다. 하도 한자리에 한 달을 있게 되다 보니까 어떤 자리에 어떤 음식이 어떤 상태로 놓여있었는지를 배우들이 다 외우게 되더라.

Q. 극중에서 엄청 어린 신부(송하윤 분)과 스킨십도 많이 하시더라. 오랜만에 스킨십이 있는 영화를 하신 거 같다.
A. 송하윤과 영화 초반에 진짜 진한 스킨십 장면이 있었는데 너무 야해서 편집했다고 하더라. 사실 스킨십은 액션이다. 감정을 갖고 하는 행동이 아니라 앵글을 맞추고 하려면 얼마나 힘든데. 촬영하고 나면 기운이 쭉 빠진다.


Q. ‘완벽한 타인’을 통해 결혼 생활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하셨는데, 어떠신가? 이 작품을 통해 결혼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있으신가?

A. 이 작품을 통해 결혼 생각이 더 멀어진 것 같다. 결혼 적령기를 넘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만큼 체력이 안 받쳐주는 것 같다. 하루에 사실 약을 20개는 먹는 것 같다. 보통 남들 먹는 보조식품들을 챙겨 먹는데 그 정도다. 비타민 종류만 해도 5~6가지가 되고 제가 광고하는 루테인도 먹는다. 일도 하면서 사랑도 해야 한다는데 요즘은 일을 하면 사랑에 할애되는 퍼센트가 낮아진다. 지금까지 잡혀있는 나름의 생활의 틀이 있는데 그 틀이 깨지는 게 싫은 것도 있다. 쉬는 날 저만의 계획표대로 움직이는 게 좋다. 요즘은 결혼한 친구들도 아이들이 커서 다시 친구 찾아 밖으로 나오는 시기라 저녁 약속도 많아지다 보니 심심할 틈도 없다. 비혼은 아니지만 관심이 줄어든다.

Q. 어쨌거나 이서진의 본업은 배우 아닌가. 예능 말고 영화로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어 팬 입장에서는 반가운데 연륜이 쌓이면서 다른 작품이나 캐릭터에 대한 관심도 더 많아지는가?
A. (웃음) 글쎄. 하던 거나 꾸준히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욕심 내는 스타일은 아니다.저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중에 연연하지 않고, 주인공 욕심을 버리면 더 재미있는 작품, 역할이 많더라. 제가 이런 캐릭터를 꺼려서 안 한 건 아니다. 저한테 제안이 없어서 못 했을 뿐. 어떤 역할이건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나이가 드니까 로맨틱한 것 보다는 장르물이 더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이젠 로맨스를 할 나이도 아닌 것 같다.

Q. 이야기를 들을수록 마치 평소엔 공부 안 하는 데 시험은 잘 보는 얄미운 학생 같다. 체력도 떨어지고 작품에 대한 욕심도 없고, 이미지 관리도 안 하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며 가끔 작품 하는데 결과는 아주 좋다. (웃음) 차기작은 어떤 것인가?
A. 다작은 힘들다. 영화는 시간에 쫓기지 않으니까 너무 좋더라. 이번에도 이재규 감독과 같이 하는 작품이다. 영화 감독이 찍는 짧은 길이의 드라마를 하고 있다. 서로 경험이 쌓이고 나이도 들다 보니 더 잘 이해하게 되고 편해진 것 같다. 감독을 믿고 함께 하고 있다.

이서진이 출연한 영화 ‘완벽한 타인’은 유해진, 조진웅,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 등이 오랜만의 커플 모임에서 핸드폰 게임을 하게 되고, 이 게임은 전혀 상상치 못했던 엉뚱한 결말을 몰고 오게 된다는 독특한 소재로 10월 31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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