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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의 '공짜 골프 접대' 실태 보도… 대상자만 4천 3백명?

기사입력2018-10-2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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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태광그룹의 한 골프장에서 벌어진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충격적 ‘공짜 골프 접대’에 대해 보도했다.

'스트레이트'가 단독 입수한 태광 계열사가 소유한 ‘휘슬링 락’의 골프 접대 리스트엔 연 인원 4천3백명의 명단이 기록돼 있었다. 태광그룹 계열사인 태광산업의 주가는 지난 19일 종가 기준 150만여 원으로, 국내 1위이다. '휘슬링 락'은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 소유의 골프장으로, 회원권 가격만 13억 원인 국내 최고급 골프장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도 찾은 적이 있다.



이곳에서 공짜 골프를 친 인사들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 FTA 수석대표를 지낸 김종훈 전 국회의원,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이다. 태광 측은 최소 150만 원 이상이 들어가는 4인1조의 골프 비용을 대신 부담해 왔다. 이귀남 전 장관은 지난 2010년 당시 태광 이호진 회장이 수천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법무부 장관이었다. 이 전 장관은 “태광의 골프장인지 몰랐다”면서도 “비용은 누가 내든 상관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곳 ‘휘슬링 락’의 단골손님으로, 접대 액수는 밝혀진 것만 8백만 원 이상이다. 이 회장은 해명을 거부했다.


‘휘슬링 락’의 단골 가운데는 전직 경제 관료들, 이른바 ‘모피아’가 특히 많았다. 김수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이곳에서 올해에만 9번이나 골프를 쳤다. ‘김진서, 김진수’ 등 가명까지 썼는데, 9번 중 7번이나 태광의 접대를 받았다. 액수는 1천150만 원. 이 가운데 김수일 전 부원장이 낸 돈은 7만6천 원에 불과했다. 1천5백 원만 내고 라운딩을 즐긴 날도 있었다. 김 부원장 역시 해명을 거부했다. 기획재정부 국장 출신인 최규연 전 조달청장도 9번이나 ‘휘슬링 락’을 찾았다.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강철규·권오승·노대래 등 전임 공정거래위원장들도 ‘휘슬링 락’에서 골프를 쳤지만, 비용은 예외 없이 태광이 부담했다.

‘휘슬링 락’을 운영하는 태광 계열사는 지난해 매출액의 80%가 다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계열사에 회원권과 1장에 170만 원 하는 골프 상품권을 떠넘기고, 1kg에 20만 원씩 받고 김치까지 팔았다. 금감원과 공정위는 이같은 부당 내부거래 등을 적발, 처벌 해야하는 기관이다.


'스트레이트'를 진행하는 배우 김의성 씨는 “겉으로는 최고급 골프장, 이렇게 포장돼 있지만 태광 오너의 거대한 지갑으로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로비 통로로 이렇게 두 가지로 쓰였던 거”라면서 “골프장에서 김치를 만들어 계열사에 비싸게 판다? 이건 뭐 창조경제라고 해야 하나?”라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10년 비자금 4천4백억 원, 횡령 530억 원 배임 950억 원 등의 혐의로 기소된 태광 이호진 회장.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이 회장이 구치소에 있었던 기간은 단 63일. 지금까지 7년째 병보석으로 병원과 자택을 오가고 있다. 그 사이, 이호진 회장의 재산은 10년 전에 비해 3배나 늘어 1조3천억 원으로 불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밤 11시5분에 방송된다.




iMBC 김미정 |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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