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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성적표] 이솜-서강준,그리고 표민수 피디의 '제3의 매력' 첫 방송 점수는?

기사입력2018-09-29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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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준, 이솜. 나란히 서 있는 포스터와 티저 영상만으로도 설렘을 자아내는 '비주얼 커플'의 드라마 '제3의 매력'이 9월28일(금) JTBC에서 첫방송됐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후속인 JTBC 금토 드라마 '제3의 매력'은 과연 기대만큼 매력을 뽐내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GOOD
잘생긴 얼굴을 한껏 망가뜨린 서강준과 털털하면서도 사랑스런 이솜의 매력
5년만에 만난 첫사랑, 익숙하고 그래서 편안한 이야기
로맨스에서 빛나는 표민수 피디의 '샤랄라' 연출
딱 맞는 역할로 돌아온 양동근에게서 '복수'(네 멋대로 해라)의 향기가 난다.


남들에게는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해 보이지만 서로에게만큼은 특별한 매력을 감지하는 것이 이른바 썸이고 연애다. '제3의 매력'은 남들에게 없는 초능력이라도 가진 주인공이 나올 것 같은 제목이지만,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주인공과 평범한 소재로 무장한 로맨스다.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을 가지 않고, 헤어 디자이너를 꿈꾸며 미용 자격증을 준비하는 영재(이솜)와 계획대로 규칙대로 움직이는 로봇같은 대학생 준영(서강준)은 스물에 처음 만난다. 이제 막 성인의 길에 들어서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기대반 두려움반을 가진, 너무나 예쁘고 반짝이는 시절에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세상의 모든 첫사랑이 그렇듯 헤어지고, 서른 둘에 우연히 다시 마주친다.

드라마는 서른이 넘어 우연히 서로를 보고 멈춰 서는 남녀 주인공을 비추며 이십대의 그 시절로 돌아가 이야기를 풀어 간다. 불의 앞에서 참지 않고 나서는 영재는 지하철 변태남과 다투고, 준영이 그런 영재를 도와주며 둘은 우연히 만난다. 이후 영재의 친구들이 주선한 미팅에서 두번째로 다시 만난다. 이렇듯 둘의 만남은 그동안 숱한 로맨스 드라마에서 백만스물한번쯤은 봐온 것 같은 흔한 장면이다. 남녀 주인공의 설정 역시 남자는 떡볶이를 못 먹고, 여자는 매운 것을 너무 좋아한다...여자는 목표는 있지만 계획이 없고, 남자는 계획은 있지만 목표가 없다. N극과 S극처럼 다른 남녀는 호감을 갖게 되고, 그 사이로 작은 거짓말과 오해가 쌓인다. 오랜만에 만난 영재를 나에게 상처를 줬던 '나쁜 x'이라고 말하는 준영의 모습을 보면 둘은 어떤 오해로 인해 크게 멀어질 것이고 앞으로 그 과정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의 성격을 가진 남녀의 서툰 20대의 연애는 익숙하고 예측 가능한 이야기다.



이 드라마의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를 지탱하는 것은 온전히 배우들의 매력이다.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서강준의 발견이라 불렸던 '너도 인간이니'에서 인간과 로봇 1인 2역을 하며 설렜다가 또 슬프기도 한 로맨스 연기를 선보였던 서강준은 '제3의 매력'에서도 완전히 망가지며 순수하고 귀여운 준영의 매력을 보여준다. 영화 '건축학개론'이 많이 떠오르는 드라마이니만큼 서강준 캐릭터에서 이제훈의 순수한 미소가 언뜻 비춰진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여성 팬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우수지' 캐릭터로 공감을 샀던 이솜은 이번에도 털털하면서도 생활력 있고, 흔해 보이지만 흔치 않은 착한 여자 주인공을 이솜의 표정으로 체화했다. 화장기없이 씽긋 웃는 이솜의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드라마에 봄이 온 것처럼 산뜻하다. 로맨스 드라마에 이렇듯 사랑스러운 배우들이 남녀 주인공으로 포진해 있다는 것, 더할 수 없는 무기다.

이솜이 연기하는 영재의 오빠인 수재로 출연하는 양동근은 오랜만에 그가 가장 잘 하는 역할로 돌아와 더욱 반갑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후 동생을 부양하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지저분하지만 마음씨 좋은 착한 오빠 역할로 나선 양동근의 느릿한 대사에서 '네 멋대로 해라'의 복수가 비쳐진다. 이솜과 양동근이 옥탑방에서 함께 투닥거리며 싸우는 남매의 모습을 보여줄 때 드라마에는 온기가 묻어난다.



BAD
그래서 제3의 매력이 뭡니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이야기, 이 드라마만의 제3의 새로움이 없다.

'제3의 매력'은 표민수 피디가 연출을 맡았다. 표민수 피디가 조연출로 참여했던 한국 로맨스 드라마의 원조격 KBS '느낌'이 24년전 작품이다. 이후 밝은 톤의 로맨스는 '풀하우스'(2004), 그들이 사는 세상(2008), '넌 내게 반했어'(2011)를 만들었지만 남녀 주인공의 '러브'에 온전히 집중하는 로맨스는 실로 오랜만이다. 사실 이 드라마에서는 연출이나 작가의 인장이 딱히 발견되지 않는다. 드라마 크레딧에 올라온 '표민수'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나서야 '아, 그래서 화면이 예뻤나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그것도 최근 JTBC 드라마들의 화면의 질감을 떠올려 볼때 연출의 공이라기보다는 방송국이 가져왔던 컬러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소재와 캐릭터, 이야기 등등 뭐 하나 새로운 게 없다는 것이다. 남녀 주인공이 지하철에서 '변태'를 잡다 우연히 만나고, 땜빵으로 나간 미팅에서 우연히 만나고, 우연히 같은 가방을 매서 오해를 받고, 아무 이유 없이 놀이공원에 가서 함께 논다. 술을 못 마시던 남자 주인공 준영은 갑자기 맥주 마시기 대회를 나가더니 1등까지 한다. 이 모든 사건에 '왜'라는 설명은 없다. 왜냐면 둘은 주인공이니까 서로에 대한 호감을 쌓아가는 것이다. 게다가 그 우연들 역시 그동안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너무 많이 써먹었던 흔한 방식들이다.


예쁜 화면에 이솜-서강준이라는 배우들이 호연을 펼치고 있지만 이를 지탱하는 캐릭터의 힘은 약하고, 이야기도 새로울 게 없다. 차라리 주인공 중 누군가가 '제3의 초능력'이라도 있다는 설정이 있는게 나을 것 같단 생각까지 든다. 15년 전의 시점으로 돌아갈 때 주인공들의 소품에서 '응답하라' 시리즈의 느낌이 나고, 둘의 데이트는 '건축학개론' 같다. 모든 게 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장면의 연속이다. 수다스런 주변 친구들은 쓸데없이 연애를 부추기는 흔한 조연으로 소모되고, 착하고 씩씩한 여자 주인공과 순수하고 예민한 남자 주인공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성격들을 가졌다. 물론 연출이나 캐릭터나 사랑스럽고 예쁘고 귀엽다. 가을보다는 봄에 어울리는 상큼한 장면들도 드문드문 보인다. 다만 그게 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장면이라는 게 문제다. 그러니까 이 드라만의 '제3의 매력'은 무엇일까. 편안하고 익숙하지만 새로울 게 하나도 없는 이야기는 종종 늘어지고, 온전히 배우들의 매력이 이 나태한 드라마를 떠받치고 있다.





iMBC 김송희 | 사진 JTBC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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