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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톡] 볼 거 많은 추석 극장가, 한국영화 미리 보기(feat.추석특집)

기사입력2018-09-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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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만큼이나 한국 영화계가 주력하는 대목이다. 이번 추석 역시 거대 자본이 투자된 대규모의 한국 영화들이 여럿 개봉한다. 배우들은 진작부터 각종 예능을 돌며 홍보 활동을 시작했고, 추석 연휴가 아직 시작도 안됐건만 이르게 개봉한 영화들도 있다. 약 5일간의 길다면 길고, 또 짧다면 짧은 추석 연휴. 가족, 연인, 혹은 혼자서 영화관을 찾을 관객을 위해 추석 시즌 개봉 한국영화들을 정리해 봤다.



명당 ★★★★
감독 박희곤 / 출연 조승우, 지성, 김성균, 백윤식, 문채원, 유재명 / 개봉 9월19일

추석하면 사극을 빼놓을 수 없다. '관상' '궁합'에 이어 역학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인 '명당'은 전형적인 '명절 사극'이다. 인물 한명에 집중하기보다는 서사를 여러 인물의 어깨에 나누어 얹어 멀티 캐스팅을 가능케 했다. 조선 후기 왕권이 쇠락하고 세도가인 김씨 일가가 권력을 독점한다. 김좌근(백윤식)이 아버지의 묘를 명당에 쓴 이후로 김씨 일가가 흥했다는 소문이 돌고, 김씨일가에게 복수를 계획하는 지관 박재상(조승우)은 왕족 흥선(지성)과 함께 김씨 일가의 묘도를 찾으려 한다. 풍수지리와 묫자리를 찾는 소재만으로 진행이 가능할까 싶지만 '명당'은 '성공'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땅으로 대치시켜 극을 전개시킨다. 백성과 조정을 위해 일한다는 굳은 신념을 가진 정의로운 인물 박재상이 '땅'에 대한 욕망을 가진 김좌근, 흥선과 얽히며 사건이 벌어지고 이 과정에서 주요 인물들은 가차 없이 희생되거나 성격을 바꿔가며 극에 자리한다. '땅(부동산)을 둘러싼 전쟁'이 현재진행형인 대한민국이지만, '조상 묫자리를 명당에 써야 성공한다'는 지극히 과거지향적인 주제가 현재의 관객들에게까지 유의미한 메시지를 주진 않는다. 극 초반 풍수지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서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지관 재상의 장면이 활기가 있는 반면, 욕망의 주체가 흥선으로 옮겨간 후 영화는 무겁게 얼굴을 바꾼다. 2시간 6분에 달하는 상영 시간이 다소 길지만 끝끝내 충돌하고 마는 인물들의 서사가 극에 재미를 더한다.



협상 ★★★
감독 이종석 / 출연 손예진, 현빈 / 개봉 9월19일
'협상'은 감독 이름보다는 제작사와 제작자 이름이 돋보이는 영화다. 매끈한 오락영화를 만들어 평타 혹은 홈런을 쳐왔던 JK필름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자다. 경찰 위기협상팀의 채윤(손예진)은 인질의 죽음을 목격한 트라우마로 일을 그만두려 한다. 그때 마침 국정원-경찰-청와대가 한팀이 되어 다급하게 채윤을 호출하고, 불려간 자리에서 국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현빈)가 태국에서 인질을 붙잡고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태구는 채윤을 협상 대상으로 지목하고, 채윤은 태구가 붙잡아둔 경찰이 자신의 상사인 것을 알게 된다. 태국에 있는 태구와 화상으로 협상을 진행하던 채윤은 이 사건의 내막에 다른 비밀이 있다는 것을 감지한다. 손예진-현빈이 전면에 드러난 포스터가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 이 영화는 두 스타 배우를 중심에 두고 그들이 돋보이기 위한 장치들을 여기 저기에 매복시켜놨다. 손예진-현빈이 그간 보여줬던 이미지에 기댔고, 그들에게 새로운 것을 끌어내기 보다는 익숙하고 그래서 매력적인 것들을 백분 활용한다. '악역이지만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태구(현빈)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범죄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서사를 몰아주다 보니 영화의 뒷부분이 뻔해진 구석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서 '현빈'의 매력만큼은 완벽히 발산된다. 여성 위기협상가라는 좋은 설정을 끌어왔음에도 채윤 캐릭터를 감정적으로 만들고, '협상가'의 전문적 면모를 그다지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안시성 ★★★
감독 김광식 / 출연 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김설현 / 개봉 9월19일
20만 당나라 대군에 맞서 5천명의 안시성 군사들이 싸워 이긴 고구려의 안시성 대첩을 영화화한 <안시성>은 전쟁의 승리 서사에 집중한다. '전쟁이 일어나기 까지의 과정'과 인물들의 고난과 고민에 집중했던 이전의 액션 사극들과는 달리 오로지 '전투'의 물성이 중요한 영화다. 처음 스틸이 공개되었을 때에는 '게임 광고' 같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영화의 전투 장면들이 매우 현대적이고 스펙터클하다. 추석 개봉 영화들 중 가장 높은 제작비인 220억은 볼거리를 위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전투에 참여하는 인물 각각의 고민이나 가족 이야기 등은 이 영화에서 그다지 중요치 않다. 고구려 인물들은 정의롭고 당나라 인물들은 단순한 악역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전투가 일어나기 까지의 과정에 대한 설명 역시 대폭 축약되어 있다. 그동안 사극에서 본 바 없는 새로운 액션을 기대한다면 그 기대는 완전히 충족될 것이다.


원더풀 고스트 ★★
감독 조원희 / 출연 마동석, 김영광, 이유영 / 개봉 9월26일
다른 추석영화들보다 한주 늦게 개봉되지만 배급사에서 운영하는 일부 영화관에서는 이미 영화를 상영중에 있다. 아픈 딸의 병원비를 위해 '이기적'으로 살고 있는 유도 체육관 관장 장수(마동석)는 동네 파출소 경찰 태진(김영광)과 악연으로 자주 마주치게 된다. 동네의 크고 작은 사건에 무조건 뛰어드는 정의로운 경찰 태진은 나이트클럽의 조폭들의 범죄를 수사하던 중 뇌사 상태에 빠진다. 태진의 영혼이 장수에게만 보이기 시작하면서 둘의 공조 수사가 시작된다. 영혼이 된 경찰과 피지컬은 우수하지만 남일에 나서기 귀찮아 하는 남자의 수사물은 대충 설명만 들어도 앞선 영화와 드라마가 연상된다. 영화 '사랑과 영혼' '헬로우 고스트'와 최근의 드라마 '투깝스' 등 여러 영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소재가 영혼 수사극이 아닌가. 아쉽게도 '원더풀 고스트'는 기존 코미디 수사극의 장점들을 조금도 끌어오지 못했다.
등장해서 코만 씰룩여도 관객들이 웃을 준비를 하는 배우 마동석의 슬랩스틱에서조차 웃음은 쉬이 나오지 않는다. 마동석의 매력에 완전히 기댄 영화임에도 마동석의 근육과 능청스런 표정이 이 영화에서는 전혀 활용되지 못한다. '너의 결혼식'에서 자연스런 멜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김영광 역시 단순한 연출 앞에서 뻔한 연기를 답습할 수 밖에 없다. 감동과 웃음을 위해 많은 클리셰들을 시나리오에 뿌려놨음에도 '뻔하다'는 감상 이상을 주지 못한다. 영화 중반에 이르러서야 두 주인공이 서로를 이해하고 콤비 플레이를 시작하는 것 역시 너무 늦다. 빨리 둘을 붙여놓고 사건에 투입을 시켰어야 하는데 휴먼극에 집중하다 보니 본격적인 수사가 너무 늦다. 예고편만 봤을 때에는 가족과 함께 보기 적당한 영화로 보였지만, 영화는 누구와 함께 봐도 적당치 않은 영화로 끝난다.





iMBC 김송희 | 사진 영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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