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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마음이 단단한 배우, 조인성 "넘어지더라도 빨리 일어나서 다시 달릴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기사입력2018-09-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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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이 젊고 싱그런 미소가 가득한 얼굴이라 미처 몰랐는데 어느덧 데뷔 20년차인 배우였다. '안시성'에서 당나라 군대를 물리친 고구려 장수로 분해 기존에 없던 새롭고 젊은 리더십을 보여준 조인성을 만났다. 작품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출연했던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자신의 이름값을 지켜온 배우. 그에게는 어떤 특별한 힘이 있는 것일까?


Q. 영화 아주 재미있게 잘 봤다. 주연 배우로서 영화를 본 소감은 어땠나?

A. 그래픽에 공을 많이 들였더라. 촬영 할때 완성된 모습이 궁금했는데, 놀라면서 봤다. 다른 부분은, 아직은 객관적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

Q. 실존했던 인물을 연기해야 해서 부담이 컸을것 같다. 처음에는 거절도 했었다고?
A. 부담감 때문에 2번 거절했었는데 '당신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감독님과 대표님이 번갈아 가며 해 주시더라. 그래서 새로운 걸 해 보게 되었는데, 촬영이 시작되고 제 선택을 후회하기엔 너무 늦었어서, 후회 할 바에는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로 생각을 전환시키며 참여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안시성과 양만춘을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 대단한 인물이지만 물론 이순신 장군과 비교했을때 덜 칭송받는 영웅인데 아무래도 사료가 얼마 남아 있지 않아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언제 태어나서 언제 죽은지도 모르는 인물이다보니 실존 인물이기는 하지만 연기하기에는 조금 자유로워 지더라.
막상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자연과의 싸움이었다. 요즘 여름은 너무 덥고 겨울은 너무 춥지 않나? 우리나라가 남극보다 더 춥고 아프리카보다 더 덥다는 기사가 나오는데 정말 살인적인 날씨였다. 강원도에서의 촬영때는 바람이 너무 차고 세서 눈을 못 뜨겠더라. 두꺼운 도포를 입고, 그 위에 더 두껍고 무거운 갑못을 입고 무게와 추위를 이겨내는 게 힘들었다. 이렇게 추울때는 밖에 있지 말고 집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하


Q. 연기적인 부담감 뿐 아니라 다른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180억이 투입된 대작이고, 주인공으로 극 전체를 끌어갔어야 했다.

A. 양만춘의 마음이 지금 제 마음 같지 않았을까? 하하 20만 당나라 군대를 앞에두고 그도 인간인데 얼마나 많이 부담스럽고 힘들었을까? 그래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던거 아닐까. 저도 그렇다. 관객들이 몇점을 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갖고 있는 능력 안에서는 최선을 다 했다.


Q. 영화에 CG가 많이 쓰이면 연기할때 불안하지 않았나?
A. 촬영에 들어가기 전 컨셉을 분명하게 잡았었고, 콘티 작업도 확실히 했었다. 사전 작업들은 캐스팅이 되기 전부터 제작진이 오랜 시간 고민하고 준비를 해온 것이다. 양만춤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사전에 감독님, 스탭들과 오랜 고민과 토론의 과정을 거쳤었다. 과연 우리의 컨셉이 관객에게 먹힐 것인가, 안 먹힐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남겠지만 최소한 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끼리는 확신을 갖고 작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혀 불안하거나 걱정되는 것은 없었다.

Q. '안시성'이 기존의 영화와 달랐던 것 중의 하나가 새로운 스타일의 리더를 제시했다는 것 같다. 어떻게 양만춘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했나?
A. 처음에는 제 자신과 양만춘이라는 인물이 잘 매칭되지 않았다. 위인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부담스럽고 전형적일 수 밖에 없겠더라. 그래서 성주와 장군이라는 직함을 뺀 양만춘을 생각해 보니 조금씩 답이 나오더라. 감독님께서 양만춘을 젊게 가고 싶어 하셨고, 저의 원래 모습을 보고 느끼신 것도 있으신것 같았다. 그래서 동네의 기질이 좋고, 싸움도 잘 하는 형 같은 인물이면 어떨까부터 시작했다. 연개소문과 이세민 모두 카리스마가 대단한 인물들인데 양만춘까지 카리스마로 무장하면 너무 답답할 것 같았다. 그래서 자유로운 인물, 괴로움이 없는 인물로 설정했고, 연개소문에게 잘보이려는 야망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나니 인물이 심플해지더라.


Q. 영화의 또 하나의 장점은 액션이 정말 볼만했다는 점이다. 인물들 하나하나 너무 멋있게 보여졌는데 본인의 액션 중에서는 어떤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던가?

A. 저의 액션만 보면 공성탑 액션이 제일 좋았다. 제가 멋있었다는 게 아니라 CG가 정말 잘 나왔다는 의미다. 탑을 만드는데 비용도 많이 들었고, 스탭들이 정말 고생하며 만든 장면이어서 그 장면이 잘 살기를 바랬었다. 영화 전체적으로는 당군이 처음 려들어 올 때 로봇암으로 고속 촬영했던 배우들의 액션 장면들이 참 멋있더라. 캐릭터와 액션의 컨셉이 확실하니까 4번의 전투들이 각각 잘 보여진 것 같았다.

Q. 촬영 기간도 길었고, 대작이었어서 힘들었을텐데 그만큼 내공도 쌓였을 것 같다.
A. 그런 내공은 항상 다음 작품을 할 때 쌓였다는 걸 알게 된다. 다음 작품에서 어려운 일이 생겨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 들여지는게 있더라. 촬영을 하다보면 마음처럼 안 되는 상황이 있다. 자연환경이나 스케줄 등이 꼬일때 '원래 그런거니까'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더라. 현장에서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게 생각하고, 또 미안한 일은 안 만들려고 하는 지혜들이 생기더라.


Q. 데뷔 20년차다. 데뷔 20주년에 대한 특별한 계획이 있는가? 또는 20년의 연기 경험을 하며 어떤 점들이 달라지고 있는가?
A. 그냥 자연스럽게 20주년을 보내려고 한다. 지금까지 제 자신에 대한 편견들을 하나씩 깨가고 있는 중이다. 일예로 예전에는 제 외모가 현대적이어서 사극이 잘 안어울릴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안 어울리는 건 없는것 같다. 내가 못 하는 부분도 보여줄 줄 알아야 성장이 되더라. 잘 하는 것만 보여주려 하면 새로운 옷을 못 입고 발전하기 힘든 것 같다.


Q. 마음 관리를 꽤 하는 것 같다.

A. 제가 하는 직업이 마음 다치기가 쉬운 직업이다. 자기 마음을 잘 챙겨야 한다. 넘어지지 않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넘어지더라도 빨리 일어나는게 중요하다. 위태롭게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넘어졌다가 빨리 일어서서 다시 타는 것도 중요하다.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인생인데 누구나 넘어질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Q. 인생 선배가 해 주는 좋은 말 같다. 혹시 좋은 선배가 되려고 애쓰는 덕목들이 따로 있나?
A. 잘 씼고 잘 쓰고 잘 주려고 한다. 또 묻기 전에 먼저 이야기 하지않고 3번이상 권유하지 않으려 한다. 꼰대처럼 되지 않으려고 애쓴다. 물론 권유하는 선배의 정도 있고, 우리 때는 그런게 더 좋게 인식되는 문화가 있었다. 그런데 점점 문화도 바뀌더라. 그러다보니 그에 따른 미덕도 바뀔 필요가 있는 거 같다.

Q. 몇년 후면 조인성도 40대가 된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40대를 맞이하려는가?
A. 특별한건 없지만 오늘 같은 내일, 어제보다 나은 오늘로 만들고 싶다.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 그 전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간 실존 인물 양만춘을 그린 영화 '안시성'은 19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아이오케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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