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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스타] 이성민 "'공작' 찍으며 연기 한계 느끼고, '목격자'의 극한 감정상태 피로감 컸다"

기사입력2018-08-2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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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자연스러운 생활연기로 국민 아버지, 혹은 직장인의 표본을 연기한 이성민을 만났다. 올해 여름 치열했던 한국영화 대작의 경쟁 속 ‘공작’에서 베이징 주재 북 고위간부 ‘리명운’을 연기하며 굵은 울림을 주고, 또 ‘목격자’에서는 범인을 목격한 ‘상훈’을 연기해 심장 조이는 공감대를 형성한 이성민. 작년부터 ‘기억’ ‘굿바이 싱글’ ‘보안관’ ‘바람 바람 바람’ 등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시청자와 관객을 만나고 있는 이성민은 ‘미생’ 이후 또다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듯 했다.


Q. 올 여름 정말 바쁜 배우인 것 같다. 출연하신 영화가 연이어 개봉도 했고, 작품들이 둘 다 반응도 좋다.

A. 예상 밖으로 두 영화가 다 여름에 개봉하게 되었다. ‘공작’을 먼저 개봉하고 ‘목격자’는 좀 천천히 개봉하겠지 했다. 여름에 개봉하는 걸 극렬하게 반대 했었다. 여름 대작들 틈에 ‘목격자’가 나오는 게 별로 였다. 하지만 ‘공작’도 그렇고 ‘목격자’도 반응이 좋아서 정말 다행이다.

Q. 두 영화를 동시에 찍지는 않으셨지만 동시기 개봉이다 보니 두 작품을 하실 때 어떻게 달랐는지를 물어보게 된다.
A. ‘공작’은 동적인 영화가 아니어서 작업 방식을 예전과 달리 접근해야 했다. 많은 테크닉도 필요했고, 분위기, 공기, 속도, 리듬, 템포 등 행동 없이 말로만 만들어야 하다 보니 많이 부대끼고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목격자’는 명확한 상황이 주어지는 영화라 충분히 집중하고, 나에게 생기는 반응을 표현했다. ‘목격자’를 찍으면서도 매일 투덜거렸는데, 의외로 기운을 많이 쓰게 되는 영화더라. 극단적인 상황이 내 눈앞에 펼쳐졌을 때 내 몸에 생기는 변화, 뇌에 생기는 변화를 표현해야 해서 에너지 소모가 컸다. 매일 헉헉거렸던 기억이 있다. 다른 결의 힘듦이었다.

Q. ‘공작’의 연기가 왜 힘들었던 건지 잘 이해가 안 된다. 워낙에 연기를 잘하시는 분 아닌가?
A. 아니다. 정말 창피했다. 물론 젊을 때는 아무리 해도 연기가 안되고 힘드니까 매일 연습장 가는 게 고통스럽고 가기 싫을 때도 있었다. 그게 배우로 성장해가는 성장통이었을 텐데 나이 들고 익숙해 지면서 그런 고통과 창피함을 좀 잊고 살았었다. 그런데 ‘공작’을 찍으면서 다시 그런 느낌을 경험했다. 내 몸, 내 마음, 내 입이 말을 안 듣고 숨이 제어가 안되니까 너무 창피했고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관성처럼 해 오던 것들을 많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타성에 젖어서 이렇게 해왔다는 반성도 했다. 이건 꼭 고해를 하고 싶었다. 관객들에게 사기치고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러지 못했는데 ‘공작’을 한 이후 황정민은 다시 지옥불인 연극판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연기를 담금질하더라. 그 모습에서 저 배우가 어떻게 저렇게 대단한 걸 해 내는지를 알겠더라. 배우를 하는 이상 죽을 때까지 감당해야 할 부분인데 열심히 현장에서 노력해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Q. 연기를 그렇게까지 치열하게 생각하시는지는 미처 몰랐다. 그냥 타고난 연기가 아니었구나…. ‘목격자’에서의 힘듦은 어땠나?
A. ‘목격자’에서는 순수하게 육체적인 힘듦이었다. 추위, 흙, 체력의 문제였다. 체력만 받쳐주면 되는거라 연기는 오히려 덜 힘들었다. 작년 겨울 눈 오기 직전에 마지막에 산사태 난 뒤 흙속에 있는 걸 찍었는데 그게 힘들었다.


Q. 두 영화의 공간이 참 인상적이었다. ‘공작’에서는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는 곳을 재연한 것 같았고, ‘목격자’에서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공간을 보여줬다.

A. ‘공작’은 공간이 주는 현실감이 있었다. 거기에 등장하는 진짜 같은 사람을 보니 웃음밖에 안 나더라. ‘공작’은 매번 촬영 때 마다 가는 공간이 익숙하지 않은 곳이었고, 반면 너무나 리얼하게 표현된 공간이라 촬영 후 그 나라를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체험활동을 하고 온 느낌이랄까. ‘목격자’는 너무 익숙한 공간 아닌가. 장소 헌팅을 갔었는데 감독님께 “저희 집 같다”라고 이야기 했다. 저희 집 보다 더 평범한 아파트여서 깜짝 놀랬다. 스릴러에 나올법한 공간이 아니었다. ‘목격자’의 미덕이 바로 그 지점이다. 뭔가 나올듯한 공간이 아닌 일상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스릴러라는 것. 그래서 아파트를 섭외할 때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주민들이 협조를 잘 해주셔서 뜻밖에 문제 없이 평화롭게 촬영할 수 있었다.

Q. ‘공작’ ‘목격자’에서 둘 다 가족들이 등장했다. 연기하면서 혹시 ‘이 상황이 실제 나라면?’이라는 생각을 하시는 편인가?
A. 작품과 제 일상을 대입하는 편은 아니라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 ‘공작’에서는 가족의 등장이 짧게 나왔고, ‘목격자’는 가족의 비중이 컸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던 건 진경과의 호흡이 잘 맞아서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진경은 참 노련한 배우이고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인거다. 드라마에서 제 와이프를 연기했던 친구와 아는 PD의 결혼식에 갔었는데 사람들이 우리가 진짜 부부인줄 알더라. (웃음)

Q. ‘목격자’에서 식구들이 반려견을 키우는데 실제로는 강아지를 무서워 하신다고? 그런 두려움을 감추고 감쪽같이 연기 하시던데 혹시 일상에서도 연기처럼 뭔가 잘 감추는 건 없으신가?
A. 일상에서는 감추는 게 없고, 잘 못한다. 좋은 패를 들면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표가 나서 고스톱도 못 친다. 집에서 뭔가 감추려고 하면 표시가 나서 혼나기 때문에 못한다. (웃음) 일상과 연기는 다르다. 강아지는 무서워한다. 소품용 사진을 찍는데 강아지를 안고 찍어야 한다고 해서 저는 도저히 못 안겠더라. 그래서 진경이 안고 찍었는데 사실 진경도 강아지를 무서워한다고 하더라.


Q. 많은 작품을 하셨고, 작품마다 명대사, 명장면이 있었다. ‘공작’에서의 ‘호연지기’라는 말도 참 배역과 잘 어울렸는데 이성민 배우가 생각하는 명대사는 무엇인가?
A. 음… 많다. 많은데 ‘공작’을 제외하고는 ‘미생’때 주옥 같은 대사가 많았다. 아직도 싸인할 때 ‘우리는 아직도 미생이다’ ‘더할나위 없었다’라는 글을 적어달라고 요구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다.

Q. '공작'은 벌써 420만명, '목격자'는 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다. 영화 ‘목격자’만의 매력을 뽑아주신다면?
A. 올 여름 첫 스릴러 장르의 영하다. 평범한 사람들의 익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 관객들이 ‘우리의 이야기’라고 감정이입하기 쉽다. ‘왜?’라는 질문은 버려 버리고 상황에 집중하면 즐겁게 보실 수 있는 영화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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